지난 90년 초 소련의 붕괴로 지구상에서 공산주의라는 용어는 막을 내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이끄는 사회주의 국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과 공산주의 혁명으로 탄생한 소련과의 냉전 상태는 이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제 전쟁으로 바뀌고 세계 여러 나라들은 어느 편에 설 것인지를 강요받고 있다.

사회주의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다양하다. 그리고 추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통상 사회주의라고 하면 자본주의가 낳은 모순을 해소하고 생산 수단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사회 체제를 통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조화를 이루는 사회를 실현하려는 사상 및 운동을 말한다. 빈부의 격차가 없고 모두가 평등하고 공평하다면 더 이상 이런 좋은 사회가 없다. 요즘 흔히 말하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그런 사회를 꿈꾼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그렇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간이나 사회 조직은 다양한 환경과 특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고 평등만을 주장한다면 결국 모순에 빠질 수 있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함께 일하고 나눈다는 공산주의가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이유가 바로 현실과 이상의 차이에 있다.

정부는 집권 후부터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이전 정부의 관료들을 구속하고 당시 추진했던 정책들을 바꾸기 시작했다. 시장경제를 끌어가던 기업인들도 착취와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혀 구속되고 대기업을 중소기업으로 분해시키기 위해 갖은 수단이 동원되었다. 소득주도 성장과 근로시간의 단축,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취업률을 높이고 빈부의 격차를 줄이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이 보여주는 것은 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 체제가 무엇이든 경제 안보 치안 등 문제가 없고 국민이 행복하다면 맞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조업이 위축되고 중소상인이 도산하고 흑자의 대표적인 공기업 한전까지도 금년 1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면 그 제도가 맞는지를 되짚어 봐야 한다.

이번 장관 청문회는 우리나라에 사회주의를 선호하는 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과거 사회주의 사상을 학습하고 이 나라를 그렇게 바꾸어야 한다면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경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시대가 왔다. 교도소를 드나들고 병역을 기피하고 시위를 했다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가 되었고 그런 사람들이 국가의 요직을 맡고 있다.
사회주의 이념을 가진 독립 운동가들이나 시위활동을 했던 사람들도 재심을 거쳐 국가 유공자 반열에 포함되고 국가의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 반면에 안보의 현장에서 희생한 장병들의 공적은 희미해져 가고 있고 여기저기서 안보의 공백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나라의 행정이 미치는 최북단 함박도를 북한 땅이라고 인정해 버리고 북한의 군사시설이 설치되어도 방관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지금 이 나라는 청문회 여파로 다양하게 갈라서고 민심은 갈기갈기 찢어졌다. 정의가 실종되고 진실과 가짜 논쟁으로 사회는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사회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보여주는 거주 이전과 종교의 자유가 없고, 개인의 재산도 인정되지 않으며,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고, 강력한 통치수단으로 정적을 제거하고 국민을 탄압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나라를 꿈꾸고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사람을 지지하고 별 저항이 없는 것을 보면 곧 사회주의 국가로 갈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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