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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가위 보름달에 항룡유회(亢龍有悔)를 생각한다.박환수(전.조선이공대 교수)

뜨거운 태양 볕 속에서 때 이른 한가위를 보냈다. 한가위는 오곡이 익어 첫 수확으로 조상께 바치는 제사상을 차려야 제 맛인데 너무 이른 추석이다. 그래도 나흘의 연휴를 맞아서 보고 싶은 사람을 찾아서 또는 여행을 위해서 이동하는 차량의 행렬이 예년과 다름이 없는 명절을 보여준다.

추석에는 가족이 모여서 세상사를 논한다. 그러다가 의견이 안 맞아 가족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는 데 이번 추석의 화두는 단연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 된 정치인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언론들도 민심을 살피느라 여론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추석 직전에 여론기관에서 조사한 민심은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의견이 과반을 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는 잘했다는 의견이 잘못했다는 의견의 두 배를 넘을 정도로 특이한 민심을 보이고 있다.
모처럼 추석 둥근 보름달을 보면서 정치권에 이런 말을 하고 싶었다.
‘달도 차면 기운다.’ 둥근 보름달은 서서히 그믐달이 되 가듯이 권력과 명예와 부(富)도 운명도 때가되면 내리막길을 가야할 것이다.
이런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수천 년 동양사회의 역사적 경험을 정리하여 사람이 살아가는데 얻을 수 있는 지혜가 그대로 녹아 있는 주역을 통해 자신의 점괘를 한번쯤은 다 보았을 터인데 사람들이 채우려는 욕심의 그릇은 끝이 없는 가 보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임명 전에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천을 따뜻하고 예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그런 사람이 자신의 딸은 갖은 방법으로 용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조국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용이 되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한다. 연못 깊숙이 숨어 있어 덕(德)을 쌓으며 때를 기다리는 용이 첫 단계다. 선거 때면 언론들이 표현하는 잠룡(潛龍)이다. 다음은 때를 얻어 땅 위로 올라와 자신을 드러내어 정당한 지위를 얻고 덕을 널리 펼치는 현룡(現龍)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비룡(飛龍)이다. 하늘을 힘차게 날아 하늘 끝까지 다다른 용으로 승천한 용이다. 용이야 이렇다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가 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인간들에게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점괘를 알려주고 있다. 하늘로 승천한 용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항룡(亢龍)으로 내려올 일 밖에 없으니 후회한다(有悔)는 것이다.

공자는 ‘항(亢)은 전진할 줄만 알고 후퇴할 줄 모르며, 존재하는 것만 알고 멸망하는 것은 알지 못하고, 얻는 것만을 알고 잃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항룡은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에 존귀하나 지위가 없고, 너무 높아 교만하기 때문에 자칫 민심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남을 무시하므로 보필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항룡의 지위에 오르면 후회하기 십상이므로, 이것이 바로 '항룡유회'라는 것이다. 즉, 일을 할 때에는 적당한 선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지 무작정 밀고 나가다가는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변화에 순응할 것과 지위가 높을수록 겸손을 잃지 말 것을 강조하여, 스스로 분수를 알고 만족하는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 시대의 정치인들에게 한가위 보름달을 쳐다보고 항룡유회(亢龍有悔)를 생각해 보기를 권고한다. 그것이 민심이고 정치의 순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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