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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수처’ 설치와 ‘검찰개혁’은 국민의 명령!

 ● 윤영덕

    ·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 현,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객원교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다. 장관 내정부터 사퇴까지 66일 간 대한민국은 이른바 ‘조국 대전’을 치렀다. 지난 20여년 간 역대 정권의 숙원이었던 검찰 개혁, 그리고 현 정부 인사 가운데 야당의 제1 타깃이었던 인물 조국. 이 ‘시대적 과제’와 ‘문제적 인물’이 조합하면서 우리 사회는 사상 전례 없는 파열음을 내며 충돌했다.

조국을 찬성하는 이들은 ‘검찰 개혁을 위해 조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조국을 반대하는 이들은 ‘검찰 개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조국이어서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적어도 조국이 사퇴하기 전까지 야당의 입장은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야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하자마자 표변했다. 국회 사개특위의 패스트트랙 법안 중 핵심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고위공직자 수사가 왜 야당 탄압인가
지난 16일 여야 3당 원내대표와 각 대표 의원이 참여하는 ‘3+3’ 회동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공수처를 ‘대통령 입맛대로 만드는 야당 사찰기구’라며 절대불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음 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공수처가 빨리 구성돼 ‘조국 수사’를 가져갈 수도 있다”며 공수처 설치법을 ‘조국 봐주기 수사법’이라고도 했다. 같은 날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는 “특수부를 없애고 ‘특특특특수부’나 다름없는 공수처를 만들겠다는 자가당착과 자기모순”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조국 전 장관과 함께 같은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고 판사까지 지낸 이의 주장이 이러하니, 한 우물의 물이라도 양이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는 모양이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먼저 공수처가 야당을 탄압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공수처의 ‘공’자도 모르는 소리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다. 야당 인사가 정부 고위공직에 오르지 않는 이상 수사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고위 공직에 오른 야당 인사는 더 이상 야당 인사가 아닐 것이다. 국회의원은 여야 없이 모두 수사 대상이다. 따라서 야당 탄압을 주장하는 속내는 딱 두 가지의 경우다. 현재 국회의원 신분인 자신들에 대한 수사가 두렵거나, 훗날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고위공직자가 될 자신을 옥죌 수 있다는 걱정을 미리 사서 하는 경우다.   

공수처가 대통령의 영향을 받는 권력기관이라는 비판도 어불성설이다. 공수처의 인적구성이 그렇다. 공수처장은 후보추원위원회 위원 7명 중 6명(5분의 4)이 찬성해야 추천할 수 있다. 그런데 위원 7명 중 2명은 야당 추천 몫이므로 야당이 반대하면 처장 후보가 될 수 없는 의결구조다. 그런데도 공수처를 ‘장기집권 사령부’, ‘집권 연장의 음모’ 운운하는 것은 누가 봐도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다.

공수처 반대, 여론 호도의 극치
공수처가 ‘특특특특수부’로 강화됐다는 주장도 살펴보자. 특수부 폐단의 핵심은 수사 범위와 권한에 있다. 그동안 특수부는 ‘검사장이 지정하는’ 모든 사건을 직접·인지 수사하며 수사·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었다.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이 발표한 2차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반부패수사부로 개칭한 기존 특수부의 수사 범위를 공무원과 기업범죄로 국한한 데 있다. 그 밖에 ‘살아있는 권력’으로 간주되는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 판·검사와 고위 경찰(경무관급 이상)에 대한 수사는 공수처 설치법안에 따라 공수처가 맡게 된다.

공수처의 전체 수사대상 7,000명 가운데 기소권을 갖는 대상은 판·검사와 고위경찰(경무관급 이상) 5,100명이다. 이들에 대한 기소권은 수사·사법기관 관계자의 ‘셀프수사·기소’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이며 이는 애초 공수처 설립의 근본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공수처의 기소권 제한은 올해 4월 여당의 양보로 여야 4당이 합의한 사항이다. 이렇게 수사 대상과 권한이 분산된 조직을 ‘특특특특수부’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검찰개혁안과 공수처 설치법이 ‘조국 봐주기 수사법’이라는 비난에 이르면 정말 막나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법무부는 2차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현재 각 검찰청 특수부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개정된 규정을 적용시키지 않기로 했다. 개혁안이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오해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모른 척 덮어놓고 비난에만 열심이다.

공수처 설치, 검찰 개혁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
무엇보다 공수처 설치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도 발의하고 찬성했던 안이다. 2012년 이재오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공수처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여기에는 김성태, 심재철, 조해진 의원 등 같은 당 의원 13명도 동참했다. 2016년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치르면서 공수처 설치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고, 당대표 후보였던 주호영 후보 등은 공수처 설치에 찬성한 바 있다. 오죽하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도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속내를 모르겠다”며 혀를 끌끌 찼을까.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는 아무런 명분없이 여·야의 합의도, 자신들의 지난 의정활동도 부정해가며 외골수로 치닫고 있다.
‘공수처 반대’가 ‘조국 반대’처럼 검찰·언론과 손잡고 광장의 군중을 선동해서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검찰 개혁의 핵심 과제인 공수처 설치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들은 그동안 ‘조국 반대’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검찰 개혁을 바라는 이 명령이 얼마나 준엄하고, 오랜 숙원이었는지 잊고 있는 듯 보인다. 억지 주장을 계속 한다면 국민이 정신 번쩍 들도록 해야 한다. 내년 4월, 이들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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