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랑(담양경찰서 중앙파출소장)

요즘 대학교 캠퍼스와 기숙사에서 강·절도 및 성폭력 사건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신문·방송에 연일 보도되고 있어 캠퍼스 차원에서의 범죄예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등 다수의 대학들에서 캠퍼스 폴리스를 교내에 상주시켜 각종 사고예방과 단속을 병행함으로써 범죄 발생을 줄이는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대학을 치외법권 시하는 사회적 풍토와 수익자 부담의 원칙으로 인해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여 범죄의 사각지대가 되어 왔다. 이와 관련 전남 경찰은 성폭력 특별수사대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으며 담양경찰서는 지난 10월 23일 전남도립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도립대 경찰행정학과 모범학생 21명을 선발해 취약시간대인 21시 부터 23시 사이에 경찰관과 합동으로 교내 취약 장소 순찰을 실시함으로써 안전한 캠퍼스 만들기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찰의 이런 노력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경찰관들의 확고한 의지와
학생들이 안전한 캠퍼스를 우리 스스로 만든다는 공동체의식과 사명감을 갖도록 학생과 교직원 모두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캠퍼스 폴리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이를 고취시키고 캠퍼스 문화를 바꾼다면 언제나 안전하고 항상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캠퍼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도립대와 업무협약이 캠퍼스 내의 강·절도, 성폭력 등의 범죄가 근절되고 스스로 학교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성숙한 대학 문화 형성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 굽어서 자란 나무를 강압적으로 펴려한다면 부러지거나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나무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갈 학생들을 잘 다듬어 기를 수 있도록 학교 측의 다양한 지원과 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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