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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무원은 신이 내린 최고의 직업인가.박환수 전.조선이공대 교수

동네 확성기에서 면장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다는 방송을 한다. 여기저기 각 마을 확성기가 시차를 두고 하는 것을 보니 이 마을 저 마을 전부를 순회하는 모양이다. 공무원을 관리하는 말단 책임자가 현장을 이해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가 무척 신선해 보인다.

아주 오래 전 직장 생활을 할 때가 생각난다. 어떤 직원은 아침 출근해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조간신문을 읽고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일찍 점심을 먹으러 다시 식당을 가고 뭐 일 좀 하는 것처럼 하다가 구내 목욕탕을 들른 후 퇴근 버스를 탄다. 그런 사람도 직무컨설팅을 하면 엄청난 시간의 자신의 업무량을 제시한다. 정년이 보장된 신분이라 웬만한 업무 태만은 이 사람을 행정처리 하기가 힘들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잊어 버렸던 과거가 되 살아 난 것은 이런 성실한 공무원들과 최근 언론에 보도된 어떤 공무원의 근무태만에 대한 집중보도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공무원이 있는 반면 과거나 지금이나 공무원의 근무태만은 여전한가 보다.

내용은 이렇다. 주민 센터, 도서관, 복지관, 학교 등 각종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에서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는 공익근무 요원들이 언론에서 공무원들의 근무실태를 꼬집어 비판한 것이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검찰개혁이 아니라 행정 공무원 개혁이 첫 번째여야 할 것 같다.

공무원 상당수가 근무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일과 중 개인 용무를 보는 등 업무 태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한적한 곳에 있는 어떤 기관장은 오전 늦게 출근해서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자고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며, 관용차로 개인 용무를 보고 직원들에게 출장 간다고 나간 뒤 퇴근한다는 것이다.

출장수당을 타기 위한 편법, 휴일 수당을 타기 위한 편법, 담당 직원이 로그인할 수 있는 전용 업무 처리 시스템도 공익요원이 대신해줄 때가 잦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고, 해마다 호봉은 자동으로 올라가고 퇴직 후에는 여생을 즐기며 보낼 수 있는 연금이 지급된다. 경제가 안 좋아 직장이 불안정한 지금, 오죽하면 서울의 명문 SKY 대학 출신들도 직장을 버리고 다시 공무원의 길을 도전하겠는가.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에서 일본과 우리나라 공무원의 숫자를 비교한 기사가 눈에 띈다. 일본은 1억2000만의 인구에 30만 명의 공무원을 운영하여 인구 400명을 1명의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5000만의 인구에 120만 명의 공무원을 운영하여 인구 42명을 1명의 공무원이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무원 17만 명 증원'이라는 공약을 현 정부는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 전산화 등으로 일감이 줄어들고 인구는 줄어가는데 공무원을 늘리는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공무원이 늘어나면 규제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은 업무에 따른 보직의 신설로 이어져서 어쩔 수 없다.

최근 국가 부도사태를 겪고 있는 그리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처럼 인구대비 공무원 수가 많은 나라치고 건전한 나라가 없다. 반면 공무원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나라치고 강하고 건전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공무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개혁을 해야 할 사람들이 선거에 표를 의식한 나머지 개혁에 손을 놓거나 방임한다면 그건 국가 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하는 것과 같다. 공무원은 제재를 통해 군림하는 사람이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는 청지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공무원은 결코 신이 내린 직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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