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재앙은 다양한 형태로 다가 온다. 과거의 재앙은 자연적인 형태에서 발생하여 거의 신의 영역에서 사태를 분석하고 대책 역시 신에게 의지하는 형태를 보였다. 오늘에 이르러 재앙은 인위적인 즉 인간들이 재앙을 만들거나 자연적으로 발생한 재앙에 대해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하여 재앙을 키우는 경우가 많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재앙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전쟁이며 두 번째는 기근과 질병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러한 재앙들은 인간의 노력 즉 나라의 지도자가 정치를 잘하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전쟁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튼튼한 국방태세를 갖춘 상태에서 상대방에게 외교로 문제를 풀면 예방할 수 있다. 손자를 비롯한 모든 전쟁 연구가들의 공통적인 전쟁 예방 해법으로 전쟁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반드시 간단한 이 해법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본 결과로 많은 생명들이 희생된 것을 찾을 수 있다. 

기근과 질병 역시 지금에 와서는 자연적인 재앙이라기보다는 인위적인 재앙으로 본다.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는 굶어 죽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기근을 해결하기 위해 고대에는 농사를 지어 식량을 만들었고 통치자는 농사에 필요한 물의 관리에 정치력을 집중했다. 오늘날에도 댐을 만들어 홍수를 조절하고 저장된 물을 이용하여 가뭄에 대비하는 치산치수를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으로 삼는 것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질병으로 인한 재앙은 하늘이 내린 재앙으로 여길 정도로 그 재앙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까지도 이간과 질병과의 전쟁은 진행 중이다. 병원에서 눈 다래끼 수술하다가 죽었다면 쉽게 믿어지지 않지만 실제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례다. 외과적인 수술이야 쉬운 문제지만 수술과정에서 세균의 감염은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전파되고 결국 폐렴으로 사망에 이르는 것이다. 세균을 죽이는 푸른곰팡이를 보고 이에서 추출한 항생제 페니실린은 신의 가호로 여길 정도로 대단한 발견이었고 축복으로 여겼다. 이제는 세균의 감염은 항생제로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96년 어떠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 혹은 슈퍼 바이러스가 발견되어 다시 인류에게 닥칠 재앙을 예고했다. 

세균은 죽어가면서 또 다른 독성물질을 만들어 내고 이 물질은 자신을 죽인 항생제에 대응하는 또 다른 형태로 변종을 만들며 진화한다고 한다. 그래서 세균으로부터 인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항생제의 오남용을 줄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농업에도 다양한 병이 발생되고 있고 처방약도 다양하지만 제대로 듣지 않는 것도 이러한 세균의 진화에 기인한 것이고 매년 농약 값만 늘어나고 있다.
온 나라가 중국 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다. 일상적인 감기와 달리 이 바이러스는 변종 바이러스로 이에 맞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페니실린이 없었던 조선시대에 세균으로 인한 역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그 공포와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속수무책의 이러한 역병이 발생하면 하늘이 노해 발생한 것으로 임금의 덕이 부족한 것이라 여겼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임금부터 솔선수범했고 하늘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제사를 올렸다. 치료를 하는 의료인들을 격려하고 많은 처방약재와 백성들이 필요한 구호물자 공급에 온 역량을 투입했고 관리들의 기강을 확립하여 대비를 소홀히 하는 자는 엄히 처벌했다.
코로나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정부의 조치가 늦은 감이 있지만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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