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③ 참빗, 죽석, 삿갓 이야기

담양은 예로부터 죽제품의 고장이다. 담양장날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죽물시장이 들썩거렸다. 문화회관 쪽에 죽세공예센터가 있어서 죽세공예품을 개발하고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담양읍 객사리에 산업조합(産業組合)이 있었는데 산업조합에서는 죽제품을 모두 위탁하여 판매했다. 산업조합의 전신은 진소(眞梳)조합 이었는데 죽제품이 제일 먼저 들어와 진소조합을 비공식적으로 만든 것은 1915년이고 공식적으로 진소조합이 발족한 것은 1923년이다. 진소조합이 산업조합으로 개칭되면서 모든 죽제공예품을 위탁판매 한 것이다. 

진소(眞梳)는 ‘참빗’ 을 말하는데 당시 많은 바구니 죽제품을 생산하면서 참빗만 취급해 위탁판매하는 조합을 만든 것은, 그때 담양에서 생산되는 참빗을 멀리는 몽골, 만주 또는 동부 중국에 수출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 참빗을 등에 메고 평양, 신의주, 봉천으로 판매하러 다니는 상인들이 있었다. 평양보다도 신의주에 가면 가격이 더 높았고 또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가면 가격이 더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만주 봉천(奉天 : 심양)까지 참빗을 팔러 다녔다고 한다. 봉천에 가면 몽고 사람들이 많이 와있었는데, 몽골인, 한국인, 중국인 모두 머리를 길렀기 때문에 많은 참빗이 필요했다. 
또, 담양에서 생산되는 빗 중에서 ‘호소’ 라는 빗이 있었는데, 중국인이나 몽고인들이 말을 타고 다니며 말의 목에 난 털을 빗겨주기 위해서는 사람이 쓰는 참빗으로는 빗을 수 없었기 때문에 참빗보다 한 뼘 더 큰 빗을 만들도록 담양에 주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방에 깔고 자는 죽석과 비가 올 때나 뜨거운 햇살을 가리고 논밭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썼던 삿갓이 참빗 다음으로 많이 수출되었다. 중국이나 우리 한국은 그 때 제 아무리 부잣집이어도 전부 죽석을 깔았다. 일제 강점기가 끝날 무렵에 부잣집에서는 죽석 대신 장판을 깔았다. 그 때 참빗, 삿갓이 멀리 만주, 몽고까지 많이 수출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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