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⑥/관어정 풍류에 할 일 잊은 담양출두 암행어사

▲관어정

담양에 암행어사가 출두를 하자 당시 담양부사가 ‘관어정(觀魚亭)’ 으로 암행어사를 모셨다. 어사가 담양에 갑자기 출두하니, 부사는 어떻게든 어사에게 잘 보이려고 관어정에 어사를 모셔놓고 머리를 썼는데 다음과 같다. 담양부사는 평소 자신이 밤에 관어정에서 즐기던 ‘바가지 불빛행렬’을 서둘러 준비했다. 이는 관방천 물길을 따라 수백 개의 바가지에 피마자기름을 깍정이에 담아 심지에 불을 붙여 일정한 간격으로 물위에 띄워 보내고 이와함께 예쁘고 소리 잘 하는 기생을 따라 내려보내는 놀이였다. 이에 기생이 관방천 길을 따라 서서히 내려오면서 부르는 노래 소리가 아름다운 가락과 함께 별빛 아래 고요한 밤공기를 타고 울려 퍼지고, 물위에는 수백 개의 불빛 행렬이 관어정 아래를 불 밝히며 흘러가는 밤의 경치는 그야말로 천하제일이었다.

멀리에서 들리던 기생의 가락소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커지고 끝내는 암행어사의 귓전을 울리면서 눈앞에 모습을 보인 명기(名妓)에게 반한 암행어사는 한 잔, 두 잔 오고가는 술잔에 빠져 한없이 여흥을 즐기다가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잊고 돌아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편, 관어정은 황종림 부사가 향교에서 공부하는 유림의 자제들을 위해 관방천이 내려다보이는 관어공원 기슭(현재의 담양보건소 인근)에 지었던 정자이다. 또 관어정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쪽 산기슭(현재의 용화사 옆)에 노인들을 위한 남희정(南喜亭)을 지었다. 당시에 남희정에서는 노인들이 더위를 식히면서 북쪽의 관어정을 바라보면서 일상을 즐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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