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지역사회와 더욱 가깝고 밀착된 마을뉴스, 동네뉴스, 골목뉴스 서비스 제공을 위해 ‘뚤레뚤레 동네한바퀴’ 코너를 신설하고 마을의 자랑거리와 소식,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합니다. 참여를 희망하는 마을은 우선적으로 취재, 소개해 드립니다
(취재문의 : 담양뉴스 381-8338 또는 양홍숙 군민기자 010-2352-9563) /편집자 주

# 정봉님 부녀회장과 임종길 반장님 부부

 월산초등학교 한 학부모님께서 전화했다. 
“어느 신문사인가요?”라고 물어서 “담양뉴스요.”라고 대답했다. 
“제가 진짜로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오래전부터 꼭 한번 이분을 칭찬해 드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네 물론이죠.” 
“어려서부터 병약했던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이런 걱정 저런 걱정으로 맘이 편치 않았는데, 학교 선생님들이 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어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 월산초등학교 전경

이 말을 듣고 나는 월산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되었고, 유삼순 교장선생님과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학부모님께서 교장선생님을 꼭 칭찬해드리고 싶다고 했어요.” 
“왜일까요? 특별히 잘 한 것도 없는데요 뭐. 저희 학교는 총 36가정 53명이 다니고 있는데, 그 중 13가정이 이주 배경 가정이예요.” 
“국제학교네요.” 
“네 그렇죠. 우리 학교는 겉으로 드러낼 만한 화려한 프로그램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 아이들을 부모처럼 품어서 따뜻한 학교를 만들자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곤 하죠. 그런 다음 아이들이 실력을 키워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어른이 돼서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지키는 힘을 갖게 해주자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선생님은 주말도 상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을 다니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 집에서 재우기도 해요. 

# 월산초교 '희망리어카'

 코로나로 등교가 어려울 때는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희망 리어커’를 4번 운영해서 문구류·학습도구·도서·방역물품·놀이감 등을 전달했습니다. 어린이날에는 교무부장 선생님 아이디어 제공으로 학부모는 과자를 준비하고, 학교에서는 티셔츠를 준비하고, 저는 손편지를 한 명 한 명에게 써서 박미영 교감선생님과 교사들이 가가호호 방문해서 선물을 전달했어요. 또 돌봄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을 섬세하게 돌봐주셔서 주위 분들의 칭찬을 받아요.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께서는 우리 학교의 ‘명물’이시죠. 아침 등교 시간에 운동장에서 막대로 한자를 써서 가르치고, 점심·중간놀이시간에는 다시 교실에서 복습을 하게 해서 한자 급수 시험까지 보게 됐어요.”

먼저 전화로 방문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는 잘한 것이 없다고 하셨는데, 학교에서 활동하신 이야기를 해주시는 걸 보니 끝이 없는 듯했다. 학부모님이 교장선생님을 소개하고 싶다고 할 만하다. 교장선생님 역시 담양 고서면이 고향이라 학생들이 당신 후배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또 교사시절 다문화 연구 실천으로 상을 받은 경험도 있다. 대불초등학교에서 중도입국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이 친구들은 일정기간 후에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한국에서의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었다. 이때 이주배경 학생들 교육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했다고 한다.

“경험이 많으시니까 이주민을 대하는 선주민들의 태도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이주민들은 언어와 문화 기후와 음식이 다른 곳에 와서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고생을 통해 자리를 잡지요. 주위가족들, 특히 배우자의 적극적인 협조만 있다면 훨씬 쉽고 빠르게 적응하실 것 같아요.” 

# 광산댁

학교를 뒤로하고 마을을 걷다가 딸기 육묘장에서 일하시는 광산댁을 만났다. 
장성에서 태어나 친척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시 조부모와 시부모를 모셔야 하는 8남매의 장남이라서 딸 고생한다고 친정엄마가 거절하셨단다. 

“광산댁 어르신은 어떠셨어요?” 
“나는 맞선 한 번 보고 나서 아! 이 사람과 결혼하는 것 이구나 라고 생각했제.” 
“남편은 어떠세요?” 
“예나 지금이나 늘 한결 같어.”라며 에둘러서 좋다는 표현을 하셨다. 

광산댁 어르신은 고운 얼굴에 성격이나 말씀하시는 것이 문화가 있으셔서 이야기하는 내내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열두 분의 시댁 식구들과 사시기 힘드셨겠어요.” 
“시부모님이 자식들 돌봐주시고 농사일 하시느라 고생하셨지, 나는 한 번도 시어른들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마음 편히 살았어.” 

# 모내기 준비를 마친 마을앞 벼논

마을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고 하자 이장님은 모내기 일로 많이 바쁘실 거라며 정봉님 부녀회장님을 소개해주셨다. 광주에 있는 손자 돌보느라 바쁜데 마을 어른들이 한사코 하라고 하셔서 7년째 부녀회장직을 맡고 계셨다. 살기 좋은 마을이라서 빈집이 나오면 바로 나간다며 자랑하셨다. 남편(임종길)도 반장을 10년 넘게 맡아서 이장님을 도와 마을 일에 열심이셨다.
그래서인지 두 분 다 인상이 아주 좋으셨다. 

# 힐링 미용실(펜션)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눈길을 끄는 ‘힐링미용실’이 있어서 들렸다. 서울에서 20년 이상 미용실을 운영하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귀촌하신 화순 출신 부부가 ‘힐링펜션’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 직접 꽃과 나무를 심어 가꾼 정원이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펜션 역시 두 부부가 살려고 지은 것이라 시설이 좋아 1박 하고 싶었다. 마침 친구분들과 밖에서 맛난 식사를 하고 있어 함께 하게 되었다. 월산리 마을 분들이 너무 좋다며 지금은 화순보다 담양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다./ 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양홍숙 군민기자  webmaster@d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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