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역사인물⑪창작판소리의 대가 명창 박동실

▲(왼)명창 박동실 (오)명창 박동실 기념비(담양군 가사문학면 한국가사문학관내)

담양이 낳은 당대 최고의 명창 박동실(朴東實, 1897-1968)은 담양군 금성면(호적상 주소는 담양읍 객사리 241)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명창이다.
박동실 명창은 세습 예인집안 출신으로 판소리 명창 박장원(朴壯元)과 명무당 배금순(裵今巡) 사이에서 난 아들이자 판소리 명창 배희근(裵喜根)의 외손자, 판소리 명창 박영실의 형이다. 명창 한애순(韓愛順, 1924- ) 가계, 공창식(孔昌植, 1887-1936) 가계와는 사돈지간이다.

박동실 명창은 9세(1905)때부터 외조부 배희근과 아버지 박장원으로부터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김재관에게 소리를 익혔고, 12세부터 김채만(金采萬, 1865-1911)에게서 사사했다. 김소희(金素姬,1917-1995),장월중선(張月中仙,1925-1998),한애순,한승호(韓承鎬,1924-2010), 박귀희(朴貴姬,1921-1993),김동준(金東俊,1928-1990) 등이 그의 제자이다.10세 무렵에 〈춘향가〉를 완창해 '애기명창'으로 이름을 날렸다. 13세에 광주 양명사 무대의 창극 공연에 출연하기 시작해 15세부터는 원각사에서 공연되는 창극 〈춘향전〉의 주역을 도맡아 했다. 25세부터 4년간 광주협률사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화순협률사 등의 창극단에서 〈춘향전〉 중 춘향 역, 〈심청전〉 중 심청 역과 같은 여성배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30대 중반부터 안기옥(安基玉, 1894-1974)과 함께 광주, 함흥, 청진 등 여러 도시를 다니며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썼으며, 제자들과 공연단을 조직해 순회공연도 했다.
38세부터 박석기(朴錫基, 1899-1952)의 주선으로 담양군 가사문학면의 지실초당에서 본격적으로 소리를 가르쳤다. 49세에 광주성악연구회를 조직해 〈대흥보전〉을 공연했다. 51세에 창극단체인 국극협회를 창설해서 활동하던 중 54세에 월북했다.
월북 후에도 평양 조선고전악연구소, 국립고전예술극장에서 창극배우로 활약했으며 다수의 단가 및 창극을 창작했다. 평양음악대학민족성악학부 교원으로 재직했고 민족음악연구소에서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59세에 '공훈배우', 65세에 '인민배우'가 되었다.
박동실 명창은 〈심청가〉를 장기로 삼았다. 현대 판소리에서 〈심청가〉 전승의 주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의 바디는 박유전(朴裕全, 1835-1906)-이날치(李捺致, 1820-1892)-김채만으로 이어진다. 그는 이른바 '광주소리'의 대부로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이는 현대판소리의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창평 거부 박석기의 후원으로 담양 가사문학면의 지실초당에서 김소희, 한애순, 김록주(金綠珠, 1896-1923), 한갑득(韓甲得, 1919-1987), 한승호 등에게 소리를 전수했던 일도 판소리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특히 그가 작곡한 창작판소리 〈열사가〉는 판소리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으로 현재까지 해방 후 창작판소리의 대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열사가〉는 〈이준열사가〉, 〈안중근열사가〉, 〈유관순열사가〉 등 일련의 열사가들로 구성된다. 한편 그가 1966년에 『조선음악』에 발표한 〈창극이 걸어온 길을 더듬어〉에는 초기 창극의 모습과 광주 창극의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한때는 월북했다는 이유로 그 이름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조차 어려웠으나, 1988년 해금 이후 그의 판소리 업적과 소리세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동실 명창은 1968년 12월 4일 향년 71세로 작고했다./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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