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에 교각에 비둘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치한 그물에 비둘기가 걸려들어 일부는 죽고 일부는 살아 나가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방영했다. 지나가던 시민이 불쌍하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고 119구조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멧돼지나 뱀, 말벌 등외에는 출동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평화의 상징이라는 비둘기가 지금은 배설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자 환경부에서는 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비둘기에 이 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집비둘기에 한하며 나머지 비둘기는 우리 농촌에서 과일을 쪼아 먹는 해를 주지만 함부로 잡을 경우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나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있다. 비둘기도 사는 곳에 따라 차별을 받는 세상이다.

한 여름 복날이면 보신탕을 먹거나 삼계탕을 먹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길거리에 보신탕 간판이 널려있고 미식가들은 맛을 찾아 진국이 최고라는 보신탕집을 두들겼다. 그런데 지금은 보신탕이라는 간판이나 메뉴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가난했던 시절 구수한 된장이 만들어 낸 추억의 구(狗)탕 한 그릇이 그립고 담양의 맛집 지도가 바뀌어 버린 것이 아쉽기만 하다.
시골집에서 노인들의 벗이 되고 집이나 지키는 소위 '똥개'라는 족보도 없는 개들이 개장수들에게 팔리고 보신탕집 메뉴가 되었는데 어느 날 이 개들이 애완견과 같은 족보 있는 개들로 신분 상승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집개들도 이제는 행정관청에 신고해야 하고 사람과 똑 같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추적관리를 받아야 한다.

담양장날이면 발발이 강아지 새끼를 팔았었는데 지금은 개 그림자도 볼 수가 없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개를 산다는 사람도 없어졌다. 개를 팔고 사면 누군가 금방 신고를 하고 벌금을 문다고 한다.

이제 집에서 키우는 개들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일찍이 고양이가 신분상승을 하더니 지금은 쥐도 못 잡는 고양이들이 온 동네 쓰레기를 뒤지고 난장판을 만들고 있듯 곳곳에서 버려진 개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고 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개의 목숨도 중요하고 사랑을 해주어야 하겠지만 앞으로 유기견 관리도 그렇고 새로운 규제로 보통 개 한 마리 키우겠다는 사람들의 세상살이를 힘들게 만들었다.

선진국 미국에서도 애완종과 다르게 식용은 종이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어쩌다 우리는 종자가 다른 개들이 모두 귀한 몸으로 신분 상승을 해야 하는 것일까. 같은 동물이면서도 소 돼지 염소는 차별을 받는 것일까. 예쁜 강아지를 애완견으로 키우는 것은 사람에 따른 취향이고 건강을 위해 보신탕을 먹어야 하는 것도 사람의 선택이다. 동물의 생명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사람의 선택권까지 법으로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 개들도 종류가 많은데 왜 이제 와서 모두가 축산법에서 제외되어야 하느냐고 따지다가는 아마 동물애호가들로부터 몰매를 맞을 것 같아 모두들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닐까.

하여튼 법으로 차별을 하겠다면 법으로 들고양이 들개 산비둘기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대책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밤길이 무섭다는 시골 길을 어떻게 들개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한 길을 만들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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