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이야기(19)담양 최대의 화재, 국채웅 본가 전소

▲우송당(우송 국채웅의 사랑채-죽녹원 시가문화촌 재현

1967년 7월 8일 새벽 2시 담양의 부호 만석꾼 우송 국채웅 씨 본가가 전소되어 경찰 추산 2,300여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담양읍 담주리 105번지 대지 1천여 평에 자리 잡은 이 건물은 본채만 10칸 겹집 기와집이다. 건평 약 80평으로 1928년에 건축되었는데 자재는 모두 강원도산 재목으로 알려졌으며, 도목수와 부목수는 우리나라의 권위자들로 알려진 스님들이 지휘감독을 맡아서 건물을 지었다. 
본채 앞과 뒤에 사랑채가 있었는데 뒤에 있는 사랑채를 '우송당' 이라고 불렀다. 앞 뒤 사랑채 사이에는 서당이 자리하여 어린이로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훈도 두 사람이 전담하여 엄격하게 지도했다.

당시 이 집에 종사하는 고용인만도 10여 명에 달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명인들이 하루에도 6-7명이나 되었다. 특히 화가, 문필가, 국창들의 출입이 잦았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독립군의 군자금 조달이었다. 
일경의 비밀첩자를 투입한 암암리 감시의 눈초리는 계속되고, 그들의 치밀한 적발수법은 밤낮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우송당에서 먹고 잠자는 손님은 최하 4-5명선! 글 값이나 그림 값으로 지불하는 돈의 액수는 알 수 없다.
1920년을 전후해서 국내외로 나가는 군자금은 수만 원에 달하며 담양청년회관 건립비도 우송당의 루트를 통해 극비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당시 비장된 장부의 일부가 공개되었는데 암호로 된 액수, 일자, 수령자의 지문(먹물)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이때가 1949년 음력 10월 14일 우송 국채옹이 79세를 일기로 서거함으로써 군자금의 지원 내용이 베일에 싸여 그분의 ‘기록문서’는 끝내 행방을 감추어 버렸다.]

1963년 3월경 국채옹 본가 건물이 죽세공예 수출업체인 유창공예사에 헐값으로 팔렸다. 사랑채  2동을 제외한 본채, 창고, 고용인 숙소와 상당한 텃밭 등이 매매되었다. 유창공예사는 담양죽세공예품 수출상사 17개 중에서 가장 큰 회사인 한국교역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였다.
1967년 7월 8일 새벽 2시 죽세공예품 건조장에서 불이나 순식간에 축적장 건물 68평이 화염에 싸여 죽세공예품 1백50여만 원과 10칸 겹집이 전소돼 피해 추산액은 담양군의 1년 예산액의 25%인 2,300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됐다.
당시의 소방장비는 수동식 펌프여서 큰불만 잡혔고 40여 시간이 지난 뒤에야 완전히 꺼졌다. 본채 어딘가 깊숙이 숨겨둔 군자금의 비밀내역서도 화마가 삼켜버렸다.(출처: 이해섭의 ‘담양이야기’)/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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