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역사 인물(20)이승기 박사(李升基, 1905-1997)

이승기 박사는 비날론 섬유 발명으로 유명하며, 담양이 낳은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20세기를 빛낸 10인의 인물 중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해인 1905년 10월 1일 담양 창평 장전마을에서 태어났다.
양녕대군의 19대손이자 경기참봉을 지냈던 부친 이병성(李丙星)씨와 어머니 기세정(奇世貞)씨 사이에서 태어난 7남매 중 넷째이자 유일한 아들이다.
서울의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마쓰야마(松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교토대학(京都大學) 공학부 공업화학과에 입학했으며 1931년에 졸업한 후 다카쓰기(高槻)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교토대학에서 공학박사 과정을 밟았다. 
당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사쿠라다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새로운 합성섬유 개발에 몰두했다. 1939년에 교토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바로 일본에서 조차 ‘합성 1호’라고 불렀던 비닐론의 발명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승기 박사의 새로운 합성섬유 발명은 세계적인 발명으로 조선인의 자존심을 한껏 높였다.
8·15광복 후 1945년 11월에 귀국한 이승기 박사는 서울대학교에 응용화학과를 세우고 초대 공과대학장에 취임했으나, 일부 교수와 학생들의 소위 국대안(국립 서울대학교 설립안) 반대 시위가 심해 수업과 연구를 할 수 없었고, 사회는 극히 혼란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이 박사는 6·25전쟁 직후 가족, 제자와 함께 월북, 남한에서의 그의 행적은 오랫동안 잊혀지게 된다. 하지만 그는 세계최대 비날론 공장을 세운 공로로 북한정권으로부터 노력영웅 칭호와 함께 제1회 과학부문 인민상을 수상하게 된다. 1952년부터 북한과학원 산하 화학연구소 소장, 1981년에는 과학원 함흥분원 원장이 되었으며 1962년에 레닌상을 수상하고, 1968년 북한에서 처음으로 소련과학원 명예원사 칭호를 받았다.

▲기념우표(북한발행)

그는 1996년 사망, 평양 신미리 애국렬사릉에 안장됐으며 저서로 자서전인 《어느 조선 과학자의 수기》가 있다.
이승기 박사가 발명한 비닐론은 고급 양복감으로는 쓰이지 못했지만 기타 용도의 옷감, 밧줄, 그물, 천막, 타이어 코드사, 합성 종이 제조 등에 쓰였다. 그는 우리나라가 낳은 고분자과학 역사 초기의 세계적 과학자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담양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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