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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을 흐르는 강(江), 정자(亭子)가 있는 강정자마을 동네한바퀴(25) 무정면 강정자마을
형제처럼 좋아보이는 신임-전임 이장님

‘강정자 마을’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아! 강정자라는 분이 큰일을 하신 마을일까?’라고 생각했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강가에 정자가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강정자(江亭子).

이 마을의 주요 농사는 방울토마토·딸기·멜론을 재배하고 47호 120명이 거주한다. 이곳에서는 다른 마을에서 볼 수 없는 백중에 진행하는 행사가 있다.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이때는 농부들이 논매기를 마치고 한숨을 돌리는 최고의 휴식기이다. 

옛날에 백중이 되면 주인들은 머슴들에게 옷을 한 벌(백중 빔) 해주고 용돈도 주어 하루 쉬도록 해주었다. 이날 산중이라 달리 놀거리가 없어 심심하던 머슴들은 산으로 가서 칡덩굴을 잘라 새끼를 꽈서 줄다리기하며 흥을 돋우었다. 바로 칡 줄다리기다. 
이에 마을 사람들도 한 사람 두 사람 합류를 하게 되고, 또한 주인들은 돌아가면서 요리를 해서 전체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었다. 

2016년 담양군 농촌기술센터에서는 칡 줄다리기 전통 보존을 위해 목포대학교 이경엽 민속학(국문과) 교수 자문 하에 영상으로 녹화해 보관하고 있다. 

칡줄을 걸어 꼬는 300여년된 당산나무
칡 줄다리기용 새끼를 어깨에 메고 마을 돌기

칡 줄다리기를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마을 초입 300년 가까이 된 당산나무를 보러 갔다. 당산나무 가지의 위용이 대단해 칡 줄을 엮는 과정과 그네를 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었다. 

백중날 행사 과정을 보면 먼저 칡덩굴을 잘라와 당산나무 가지에 걸어서 새끼를 꼰 다음 어깨에 메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성한 가을걷이를 기원한다. 
줄다리기가 끝나면 다시 정자나무에 걸어서 여성들이 그네를 탈 수 있게 해줌으로써 마을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 (여운칠 전이장, 김병영 신임이장 설명)
1960년대 중반에 중단되었던 칡 줄다리기는 40여 년이 지난 후에 다시 재현되어 지금은 격년으로 진행한다.
처음 재현 당시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에게 새끼꼬는 법부터 알려주었다.
 칡 줄다리기에 이어 빠질 수 없는 것이 청장년들의 힘자랑 놀이인 ‘들독 놀이’이다. 40킬로 이상 되어 보이는 동그란 돌 들기 시합을 하는 것이다. 원래 무게가 다른 동그란 돌이 두 개가 있는데, 어느 것을 들 수 있느냐에 따라 머슴의 세경(급여)이 정해졌다.
무거운 들독을 들어 어깨너머로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상일꾼으로 인정받았다. 윷놀이를 마지막으로 백중 행사가 끝난다.

신임이장님께 물어보았다. 
“마을에 이주민이 계시나요?” 
“지금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학교 영양사로 공무원이 되신 분이 한 분 계시죠.” 
마을 골목을 걷다가 멀리서부터 반갑게 인사를 하시는 분을 만났다. 이장님이 말씀하셨다. “저분도 이주민이죠.” 하여 그분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 이곳에 오시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화순이 고향인데 지인의 소개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죠. 마을이 조용하기도 하고 어르신들도 잘해주셔서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이주민이 짓고 있는 하얀색 집도 보인다. 
그리고 마을회관 뒤 대숲에 자연석 그대로 세워진 비석을 보게 되었다. 대숲이 그늘져서 온몸을 초록색 이끼로 뒤덮고 있고 글자새김이 깊지 않아 무슨 내용인지 읽어내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공식적이지 않은 사적인 비석인 것 같았다. 전임이장님과 합심해서 ‘부사(府使)’라는 단어만 읽어낼 수 있었다.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길을 지나자, 광산김씨 제각 바로 앞에는 60년이 넘은 잠사(누에를 친 건물)가 흙으로 지어졌는데도 흙벽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다. 이전에는 주변이 온통 뽕나무였다.
 마지막에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니 주민 10여 분이 따뜻한 양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바로 옆에 동그란 ‘들독’도 있었는데, 전임이장님께서 번쩍 들어 올려서 이장님 근력에 깜짝 놀랐다. 

들독들기 시범(여운칠 전임이장님)

“이 마을의 자랑거리는 무엇인지요?” 주민분께 여쭸다. 
“이곳은 강 주변에 있어 땅이 사질토라서 한해 상습지구거든요. 양수기로 물을 품어놔도 금방 물이 빠져버리죠. 환경이 열악한데도 마을주민들의 협동심이 아주 좋아요. 그래서인지 문화 계승도 다른 곳보다 더 잘 되고 있고요. 부모님 임종 중에도 불이 났을 때는 뛰어나와서 물을 나를 정도라면 더 할 말이 없지요.” 
“바람이 있다면요?” 
“첫째는 30년 전에 설치해놓은 간이 하수로에 흙이 가득 차 제구실을 못 하거든요. 지금 마을 앞으로 지나가는 하수관 공사에 우리 마을도 포함시켜 줬으면 좋겠고요. 둘째, 마을 폐가와 무너진 담장 정비로 마을안길 정리사업이 절실한 상황이죠. 셋째, 옥과 방향 정류장이 신설되어야 하고요. 현재 당산나무 건너편 정류장이 차가 나오는 모퉁이에 있어 위험하니 옆으로 조금만 옮겨주면 꽃밭 조성할 공터와 행사 시 주차할 공간도 확보할 수 있죠. 마을 초입이 확 트여서 마을 경관도 좋아지거든요.

 강정자마을 탐방이 모두 끝났다. 
바람이 차가운 아침부터 형제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마을투어를 함께 해주신 전임과 신임 두 이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양홍숙 군민기자

마을 전경
60년 된 마을 잠사(누에 치는 곳)
마을 앞 고인돌과 연자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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