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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송강고(松江高) 교명(校名) 논란에 대하여박환수(전.조선이공대 교수)

지난주 신문을 보니 오는 3월 개교 예정인 송강고등학교 교명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센 모양이다. 통상 이해관계자라는 것은 특정 기업 또는 기관의 행위나 동향으로 자신의 권익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해당사자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별 차이는 없지만 당사자는 어떤 일이나 사건에 직접 관계가 있다는 강한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행정기관의 업무처리는 이해관계자들의 권익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사전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반발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추측하건데 이번 교명 제정을 주도한 군청은 아이디어를 짜내 여러 교명을 올려놓고 지역적 특성과 교육의 이미지, 선호도, 중복여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최선의 안을 만들어 낸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공청회를 실시하였고, 주민 여론조사 선호도 80%를 내세워 ‘송강’으로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이해당사자가 아닌 주민들의 선호도를 우선 고려사항으로 밀어붙인 처리방법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과거 우리 사회는 힘없는 소수의 의견이 공공 우선의 논리에 밀렸던 적이 많았다. 다수가 그 결정에 만족해한다면 소수의 불만족은 희생되어도 좋다는 공리주의 사상이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적은 목소리도 듣고 소수의 행복도 놓치지 말자는 뜻에서 참여의 폭을 넓히긴 하지만 의견이 첨예하게 평행선을 긋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예전처럼 다수결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그러나 임명직 공무원시대와 다르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거나 여론을 만들어가며 다수를 잠식해가는 소수의 노력을 한 표가 귀한 선거 때문에 선출직 공무원들이 묵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송강고 교명의 적절성 논쟁은 전남도 교육청에서 3월 개교 후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듣고 학교 운영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다. 개교 이후에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이해당사자로 만들어 역사와 현실의 두 이해당사자들끼리 싸움을 만들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처럼 곧고 푸르고 강물처럼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라는 뜻으로 지은 송강고라는 교명은 순수하게 따지면 이 보다 더 좋은 교명이 없다. 그래서 후에 이해관계자가 된 학생과 학부모들은 후한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이 교명은 송강 정철의 호를 따서 지은것으로 쉽게 추정할 수 있는 것이어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해당사자들이 지금 반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명의 적절성 논쟁은 교명제정의 처리과정 초기단계에서부터 이해당사들과 협조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지금부터라도 주관기관에서 이해당사들과 협의를 통해서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지역의 밝은 교육 미래를 위해서 이해당사자들도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객관적인 역사 교육을 통해 송강 정철의 과실을 짚어주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지만 마지막까지 타협이 실패하면 새로운 교명을 다시 제정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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