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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보릿고개를 넘기시던 어머니가 생각난다.박환수(전.조선이공대 교수)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었다. 어머니는 새벽부터 아침을 준비하고 들에 나가 허리가 뻐근할 정도로 일을 하고 지친 몸으로 들어와 어느새 저녁 반찬 다 만들고 빨래도 하셨다. 당시의 어머니들은 거의 모두가 그러하셨다. 반면에 아버지는 일을 하다가 어느새 주막집에서 술을 드시는 여유를 가지셨다. 항상 살림은 빠듯하고 어떻게 빚을 갚고 자식들 가르칠 것인지 그 걱정은 전부 어머니 몫이었다. 살림을 꾸려가는 어머니의 고통과 아픔은 주막집이나 아버지와 한잔 술을 기울이는 다정한 친구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나라 살림도 집안을 꾸려가는 것도 항상 돈과 관련되어 그 형편은 비슷하다. 누군가는 아껴 써서 자식들 결혼시키고 집도 마련하고 행복한 노후에 대비하고, 어떤 사람은 인생 얼마나 산다고, 그렇다고 손에 쥐고 가는 것도 아닌데 지금 이 순간 잘 먹고 있는 대로 쓰고 세상 즐겁게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때만 되면 이제 국민들에게 돈 준다는 소리가 귀에 익었다. 보궐 선거전에 재난지원금이 나갈 것이고 내년 대선전에는 코로나 극복에 수고 많았던 국민들에게 성과 위로금처럼 또 돈이 풀려 나갈 것이라는 말이 벌써 돌고 있다. 전 국민에게 돈을 주면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에 소비를 진작시켜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 빚을 내서 준다한 들 그게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안에서 돌고 도는 돈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들이다. 

나라 살림을 꾸려가는 장관도 더 이상 국가 부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사표를 냈다가도 또 그렇게 빚을 만들어서 돈을 푸는데 일조를 한다. 보궐선거에 나가는 사람들, 또 내년에 대선에 나갈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떻게든 별 명목을 만들어 돈을 준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 돈은 모두가 돈을 받는 국민들이 만들어 낸 세금이고 빚은 결국 국민들이 다시 갚아야 하는 돈임에도 그 돈이 자기들 돈처럼 그들은 마음대로 돈을 쓴다.

수도권에 있는 여당 소속의 어떤 지방자치 단체장은 이제는 그런 포퓰리즘(Populism)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포퓰리즘은 마약과 같아서 그 횟수가 거듭될수록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례를 베네수엘라를 들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석유매장량으로 부자나라로 살던 베네수엘라가 이제는 최빈국에서 허덕이고 있는 이유가 석유 판매 대금을 매번 국민들에게 나누어주고 국민들은 그것을 기분 좋게 받아쓰는 것이 버릇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고 배고프다고 하면서 국가에서 돈을 찍어 퍼주는 차베스 대통령을 계속해서 지지했다. 돈 다발을 들고 물 한 병을 사는 인플레이션이 되어도 지금도 그들은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년 전 스위스에서는 월 3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에 대해서 국민투표에 부쳤지만 70%이상의 국민이 반대를 했다. 재원이 부족하고 그 재원을 채우기 위해 결국은 그 고통을 국민들 스스로가 떠안아야 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음에도 포퓰리즘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덩달아 물가는 오르고 세금도 오르고 과태료도 오르고 여기저기 오르려는 것들뿐이다. 약무호남시무국가 (若無湖南是無國家)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 지역 사람들이 정치의 큰 전환점을 만드는 어떤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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