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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나랏돈 빼먹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었던가.박환수(조선이공대 교수)

일주일에 한 번씩 발간되는 신문에 칼럼을 쓰기위해 자리에 앉으면 무엇부터 써야할지 고민이 된다. 그만큼 세상 돌아가는 것이 보기에 따라 한심하기도 하고 뭣들 하는지 묻고 싶을 정도로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분노를 일으킨 뉴스는 국토와 주택 건설을 관리하는 한국 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자신들이 만든 부동산 개발 정보를 이용하여 사전에 개발지역 부동산을 매입하고 보상금액을 배로 더 타내기 위해 나무까지 심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들의 구입자금 마련 방법은 금융권에서 엄청 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아 개발 후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부동산 매입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한심한 것은 LH공사 사장을 역임한 현 국토부 장관은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미리 안 것도 아니고, 이익 볼 것도 없다면서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건은 당연히 수사기관에서 맡아서 일벌백계를 해야 함에도 정부는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관계기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투기 의혹을 조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관리를 맡기는 꼴이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고 누가 누구를 조사한다는 것인가. 

이 사건을 접한 평범한 시민들은 허탈함을 나타내고 있다.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정직하게 아등바등 일하고 번 돈으로는 결코 큰돈을 만들거나 내 집 마련은 꿈도 꿀 수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예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공공연하게 나돌았던 것으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 아마도 도처에서 비일비재했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지금까지 토지 매입하여 개발한 곳이 어디 한두 군데였던가. 

오래전 얘기지만 나랏돈 빼먹지 못한 사람처럼 바보가 없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나랏돈 빼먹는 방법은 단지 개발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뿐 아니라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모든 분야에서 법을 알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나랏돈이 빠져 나갔는지 짐작이 간다. 

순진하게 월급 받고 땀 흘려 일하면서 저축하고, 복잡한 서류 만들어 입찰을 하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무엇인가 해보려면 그리고 성실하게 일하고 최종 검사를 받으려면 무슨 조건이 그리 까다로운지, 듣지도 못한 무슨 법들은 그리 많은지, 저축이자는 별로 주지 않으면서 무슨 대출이자는 그리 많고 도장을 수없이 찍어야 하는지, 묵묵히 이렇게 살아 온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저렇게 쉽게 돈 버는 저런 집단들을 바라보며 참았던 분노를 터트리고 나 자신의 무능함을 한탄할 일이다.
실제로 이번 의혹을 제기했던 민변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 정치인과 공무원 관련 땅 투기 의혹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 많겠다.

제안하건데 이번 기회에 전 국민에게 나라 공돈을 먹은 사례를 수집하고 공익제보를 받아보길 원한다. 이런 식으로 나라가 돌아가서는 미래가 없다. 민변에서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한 것처럼 떳떳하고 자신 있으면 지방자치단체부터 자발적으로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를 수사기관에 의뢰해 보기 바란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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