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건의 여파는 지금 이 나라가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하는 특권층 집단과 그 집단에 기생하여 사전에 정보를 취득하고 누렸던 불법적 혜택을 단죄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기회를 맞고 있다.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인들은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를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과연 제대로 약속이 지켜진 사건이 몇 개나 될까. 그리고 이 사회는 그들의 약속을 확인하고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까. 

항상 그렇듯이 이번 사건도 또 그렇게 요란법석을 떨고 시간이 가면 묻히어지고 잊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밟을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기억 못하는 것처럼 한번 권력에 맛을 들이면 비록 일반인의 삶을 살아보고 그 삶을 알고 그렇게 살아왔다고 해도 보통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권층과 구분되는 일반인들은 법의 피 지배자이지 지배자의 입장에 있지 않다. 그들은 세금을 내고 선거를 통해 특권층을 만들어주고 그들에게 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도록 위임했다. 그들은 기회는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것이라 약속했고 그래서 그들이 만들고 집행하는 법은 그래야 하고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LH사건은 일반인들이라면 알 수 없고 할 수없는 일들을 직위를 이용해서 정보를 얻고 법이라는 제도아래서 순조롭게 일을 처리했다. 보통사람들은 땀 흘려 일하고 돈을 모아 포근한 집 한 채의 미래 행복을 꿈꾼다면 그들은 그 꿈을 이용하여 돈을 벌었다. 
그곳이 개발될 것을 미리 알고 그린벨트를 사고 도로를 매입하고 헌집을 사고 제방까지도 사들이고 자신을 숨기기 위해 남의 이름을 빌리고 어렵다는 토지 형질변경이나 그린벨트 해제를 하고 돈이 없으면 돈을 빌려서 수십 배가 넘는 차액을 얻어가는 그런 투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번 LH사건에 관련된 자들을 색출하여 패가망신을 시키겠다고 합동조사단을 만들었지만 찾아 낸 범죄가 몇 건 되지 않는다. 당당하게 내놓은 조사결과는 언론에 제보 된 비리의 숫자를 넘지도 못했다. 이런 범죄를 전문으로 조사했던 감사원이나 수사했던 검찰을 제외시키고 행정부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국회는 최소 두 달이나 소요된다는 특검을 하자고 한다. 어떤 정치인은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벌이지고 한다. 지금도 미적거리는 조사로 인해 도망갈 구멍을 열어주고 있다고 여론은 들끓고 있는데 왜 이런 발상을 내놓는 것일까. 도둑놈이 두려워하는 것은 수사기관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감사원이나 검찰에게 이 사건수사를 맡기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이것도 곧 지나갈 것이라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그래서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 피하듯 몸을 웅크리고 처마 밑에서 잠시 숨어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 사회 전체의 공정과 정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는 물론 허위 영농계획서 작성 등 허술한 행정 처리까지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이번만큼은 국민들의 분노가 끝까지 살아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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