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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빈집】전문가칼럼③ 특집/농촌마을 빈집, 마을자치공간 활용농촌빈집, 자치와 협동을 통한 효율적인 자치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이규현(본지 칼럼진, 담양군의회 의원)

갈수록 열악해져가는 농촌의 상황을 반영하듯 빈집이 계속하여 늘어나고 있다. 
농촌의 빈집은 주민의 안전과 환경 및 경관 등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특히, 우리 담양의 경우에는 지가의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재산 증식에 대한 기대심리도 크고 자식들이 귀촌하여 살기 좋은 곳이다 보니 빈집정비에 대한 적절한 타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수년 째 방치되다 보니 흉물로 전락하여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간행한 「농촌빈집 실태와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전체 농촌빈집 중에서 활용 가능한 빈집 비율은 31.3%로 철거형 빈집 비율인 68.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촌빈집 중에서 소유자가 철거와 활용에 동의한 경우는 11,920호로 전체 빈집의 19.4%에 불과하다. 철거형 빈집 중 소유자가 철거에 동의한 빈집 비율은 23.7%, 활용 가능한 빈집 중 소유자가 활용에 동의한 빈집 비율은 10.1%로 소유자의 빈집 철거 및 활용 의향은 매우 낮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빈집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위의 연구보고서와 같이 현실적으로 빈집 활용을 위해서는 장애요인이 너무도 많은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빈집을 활용하고자 하더라도 소유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인데 활용 가능한 빈집도 많지 않지만 활용에 동의해 주는 소유주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흉물로 전락한 빈집은 여러 가지로 애물단지이다. 쓰레기들이 난무하게 되고 각종 해충과 조수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하며 경관상으로도 매우 좋지 않다. 이러다보니 빈집과 이웃해 있는 농가와의 갈등 요인도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을 원만하게 해결할 묘책은 없을까? 
충청북도 증평군 증평읍 죽리 마을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과 ‘귀농인의 집 조성사업’ 및 ‘도시민 농촌유치지원사업’,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취약지역생활여건 개조사업’ 등의 중앙정부 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연계하여 마을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신규 인구의 유입을 활성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빈집을 정비하고 귀농·귀촌인의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임대주택을 조성하여 제공하고 있다. 예산은 중앙정부의 지원으로 시행했지만 빈집 소유주와 토지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관리방안을 수립하는 것은 모두 마을 주민들의 몫이었다. 한마디로 마을자치를 통해 빈집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빈집정비’와 ‘귀농지원’ 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는 주민자치의 모범사례라 하겠다.

제주의 경우 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이 2013년에 설립되어 지역의 빈집문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조합원의 출자금과 후원금을 기본자산으로 하여 방치된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장기 임대하여 활용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해내기도 하였지만 결국 주택소유주와의 갈등이 문제가 되었다. 빈집소유자와 협동조합, 임차인 3자 간에 장기적인 협약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담양의 경우에도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고 있는 훌륭한 사례도 있다. 관광객들이 많은 담양에 저렴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 낸 것도 매우 좋지만 최근 들어 이주노동자들의 주거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러한 현안문제의 해결에 빈집을 정비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 않을까? 
우리 담양은 시설원예 등이 발달되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취업하여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고용주들은 쾌적한 주거환경 제공에 엄청난 애로를 느끼고 있는 현실이다. 빈집을 철거하고 그 공간에 원룸 등을 건축하여 임대료를 받고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마을의 자치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행정과 함께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 대개의 경우 농촌빈집은 혈연, 지연, 학연으로 이뤄진 소유주와의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치적인 해결이 최고의 방안이다. 빈집 소유주와의 충분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토대로 이주노동자들의 주거공간으로, 또는 마을공동주차장으로, 정원으로 다양한 용도로 이용해 낼 수 있는 것은 자치의 힘 외에는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담양군과 의회에서도 2020년 2월 개정된 「농어촌정비법」 등 빈집 정비·활용과 관련된 근거법을 제대로 살펴보고 가칭 ‘담양군 빈집 정비 및 활용을 위한 지원 조례’의 제정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개정된 농어촌정비법에는 빈집실태조사 및 철거, 정비사업 등 세부 정책 수단이 구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유럽 등의 경우에는 개별주택 정원의 잔디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도 벌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또한 영국에서는 2년 이상 빈집을 방치하면 안전·위생·치안 측면에서 즉각 조치가 필요할 경우, 소유자의 빈집 활용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소유자와의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에는 지방정부가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도 빈집을 오랜 기간 방치하는 경우에는 일정 정도 강제규정도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강제규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2014년에 ‘빈집대책의 추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시행해 오고 있지만 사유재산인 관계로 강제력을 동원하여 정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빈집 문제의 원활한 해결을 위해서는 행정과 마을공동체, 토지소유주 등 추진 주체 간 협력과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특히 마을공동체의 자치적 활동을 지원하고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며 재활용할 수 있도록 담양군은 빈집 실태 파악 및 철거·활용 대책을 수립해야 함은 물론 여러 부서에 분산된 빈집 관련 정책업무를 일원화하는 등 추진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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