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띠해 2021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는 해를 찾아 아쉬워하고 새해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소원을 빌어보며 희망을 갖는다.
 한 해전 우리는 정부가 추진하는 방역정책을 지켜보며 휴우귀마(休牛歸馬)처럼 이제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생활이 올 것이라는 말에 기대를 하였고 호우호마(呼牛呼馬)처럼 욕이든 칭찬이든 어떤 말에도 개의치 않고 고단한 생업의 수레를 소처럼 묵묵히 끌고 가며 살았다. 

그러면 지나가고 있는 금년 한 해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굳이 평가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상황은 1년 내 조용할 날 없었던 뉴스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또 해년마다 한 해를 사자성어로 평가하는 전국 대학 교수들의 생각이 그런대로 공정한 평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수들이 선정한 1위는 ‘묘서동처’(猫鼠同處)였다. 
‘묘서동처’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서 찾을 수 있고 이후 북송 때 수정한 ‘신당서(新唐書)’에도 있는 ‘고양이와 쥐가 같은 젖을 빤다.’는 ‘묘서동유’(猫鼠同乳)에서 유래한다. 
쥐가 곡식을 훔쳐 먹는 ‘도둑’이라면 고양이는 도둑인 쥐를 잡는다. 그런 쥐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함께 있다는 것은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통속이 되어 도둑질을 한다는 것이다. 금년 한 해가 나라의 곡간을 꾸려나가고 범죄를 감시하고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되어 한 마디로 막나가는 이판사판의 나라라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말기 썩은 정치사회를 다산 정약용이 단속하는 자와 단속받는 자가 야합하면 못 할 짓이 없다고 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선 경쟁에서 후보들의 도덕성에 회의감이 가득한 분위기도 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사자성어는 ‘인곤마핍’(人困馬乏)이었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날마다 도망치는 피난생활에 사람이나 말이나 모두 기진맥진했다’고 한 데서 유래한다. 오락가락하는 코로나 방역정책에 끌려 다니고 비방이 넘치는 선거판에 온 국민도 나라도 경제도 피곤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 그렇다. 이밖에도 자기 이익을 위해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들을 뜻하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는 ‘각주구검’(刻舟求劍)처럼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두운 정치판을 사자성어로 그려내고 있다. 또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의 ‘백척간두’(百尺竿頭)와 ‘아이가 물에 빠지려 한다’는 뜻의 ‘유자입정’(孺子入井)이 있는데 모두 지금 나라가 처한 상황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하고 있다.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검은 호랑이띠(흑호 해)이다. 
검은 호랑이띠는 리더십과 독립성이 강하며 열정적이고 큰 야망을 이룰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단점으로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배려가 부족하여 개인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금융기관에서는 '호락호락(虎樂)적금'을 마련하여 벌써 내년에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속담처럼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 하는 세상이나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지 말고 범 탄 장수나 호랑이는 세 살인 어린애가 봐도 호랑인 줄 아는 기세등등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용맹스러운 한 해의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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