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알기1/ 담양이야기(44) 담양의 3.1운동·만세운동의 시작

▲ 격동기의 진상(책)

담양의 기미년 3.1 만세운동은 어느 조직이나 중앙과의 사전 연락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끈질기고 철저한 지하조직으로 일본경찰과 싸웠다.

1919년 담양은 3월 18일 담양면 담주리 장터에서 터진 만세의 불꽃은 시들지 않고 지하조직으로 통하고 간접적으로 12개면과 연결되어 만세의 애국애족 열기는 이듬해인 1920년 1월 23일 고종황제의 서거 1주기를 맞이할 때까지 계속됐다.

담양에서 항일의 불꽃은 당시 24세인 정기환 씨가 광주에서 ‘대한독립만세’의 불씨를 품에 안고 돌아오면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1919년 3월 11일 정기환 씨는 광주에 갔다가 전날 광주에서 대규모의 시위운동이 일어난 것을 듣게 됐다.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귓전을 울리며 감격과 흥분이  온몸의 피를 끓게 했다.

3월 13일 담양으로 돌아온 정 씨는 담양군청 지주회 국한종(22) 씨, 서기인 씨, 담양군청 공원 정경인(26) 씨, 면작조합 주사 임민호(32) 씨 등을 담양면 천변리 자기집으로 초대했다.
담양보통학교를 졸업한 이들은 담양면내의 여론을 이끌던 사람들이다. 

정 씨는 광주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을 들은 대로 전하고, 담양도 이대로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뜻을 은근히 비쳤다. 나라 잃은 설움을 피부로 느끼며 살던 이들의 심장은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3월 14일 담주리 시장에 거주하는 박모 씨 집에 모여 18일에 만세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하고 정씨 외 3명은 공직에 있으므로 표면에 나설 수 없다 판단하고 정씨에게 적당한 인물을 물색하도록 했다. 이에 임민호 씨는 시장에서 박기정(23,농업) 씨에게 만세운동의 취지를 이야기하고 15일에는 정기환, 임민호, 임기정 씨 등 3명이 양각산에서 거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들은 당일 사용할 태극기 제작과 격문 작성을 비롯 많은 사람을 규합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임기정 씨가 담양보통학교 생도들이 많이 참가하도록 권유하기로 했다. 

사람의 눈을 피해 양각산을 내려온 임기정 씨는 하룻밤을 보내고 3월 16일 담양보통학교 4년 생도인 김길호(19) 씨와 3년 생도인 김홍섭(17) 씨를 각각 만나 만세운동의 계획을 알리자, 이들은 동급생 동원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임기정 씨는 다시 시장에서 포목과 잡화상을 하던 장삼채(21=한진으로 개명) 씨와 김탑쇠(21) 씨에게도 이 사실을 알려 준비에 참가할 것을 약속받았다. 이날부터 본격적인 준비작업이 시작됐다. 장삼채 씨가 그의 점포에서 가져온 포목에 물들이는 물감을 이용 태극기를 만들기 시작했다.(출처: 격동기의 진상/담양향토문화연구회)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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