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군민기자석 동네한바퀴
오례천 벚꽃길...비봉산에 문화재를 품은 봉안리뚤레뚤레 동네한바퀴(50) 무정면 봉안리(鳳安里)

오례천 벚꽃길...비봉산에 문화재를 품은 봉안리

▲ 수령 800년 추정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482호)

작년 봄에 벚꽃에 끌려 처음 가보는 길에 있는 오례천을 알게 되었다. 
벚꽃이 지고 있는 시기였지만 오룡리에서 영천리까지 3km의 긴 강둑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펼치는 향연은 가히 매혹적이었다.

올해는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4월 초에 일부러 가봤다. 꽃망울을 막 터트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며칠 후 간단한 도시락을 들고 남편과 동행했다. 차는 무정면 농공단지에서 곧바로 나 있는 농로를 이용해 ‘죽산정’에 주차하니 상춘객들 방해도 하지 않고 안성맞춤이었다. 이후로도 올해 벚꽃이 지는 날까지 날마다 가겠노라 다짐하고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무정면사무소에 문의하니 2002년부터 시원하고 쾌적한 휴식 공간 제공과 주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산책로로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정면 자치위원회와 주민분들의 노고가 엿보였다. 어디에서 주최하는지는 모르지만 올해도 오례천에 벚나무를 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코앞에 두고 있는 봉안리가 궁금했다. 
봉안(鳳安)이란 이름은 비봉산(飛鳳山) 안쪽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마을을 바로 들어서니 거대한 은행나무가 듬직한 아버지처럼 맞아주었다. 수령은 500년(마을에서는 800년 추정) 이상으로 천연기념물 제482호다.

전설에 의하면 한일합방·8.15해방·6.25 전쟁 등 나라에 중요한 일이 일어날 때 은행나무가 울었다고 한다. 골목을 더 올라가니 양씨 댁의 대문이 멋스러우면서도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안쪽을 들여다보니 본채 역시 오래된 한옥이 정갈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 언곡사지 3층 석탑

마을 가장 위쪽 뒷산 즉, 비봉산 입구에 있는 옛 언곡사(彦谷寺) 터에 고려 시대에 축조된 3층 석탑이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지금 3층 석탑 아래쪽에 10여 년 전부터 타지에서 오신 분이 언곡사라는 절을 지어서 옛 언곡사의 맥이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언곡사에서 내려오면서 밭을 열심히 일구고 있는 부부가 보여 인사했더니 개발위원장님이었다. 동행하던 이장님과 형님 동생 하면서 아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 이장님과 개발위원장님

오른쪽 골목으로 조금 올라가니 중국 달마대사처럼 배가 펑퍼짐한 돌하르방이 눈에 들어왔다. 우연한 기회에 주인분 손에 들어왔는데 제주도에서 가져가고 싶다는 연락이 온 적이 있다고 하니 귀한 돌하르방임이 틀림없다. 마당으로 들어가니 오래되고 수형도 예쁜 감나무, 조상들이 100년 넘도록 사용하신 세숫대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문인석상, 어린 시절 냇가에서 목욕할 때 올라가서 쉬거나 몸을 말렸던 큰 바위(장마에 떠내려옴), 아름드리 목재 등이 보였다. 이 댁이 박물관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묻자 창고로 안내해 주셨다. 

창고에 들어서자 주인분이 목공예전문가 김영용씨 라는 것을 알았다. 창고에는 통나무의자·원목식탁·목침·원목도마·향나무방향제 등이 보였다. 뒤뜰로 가보니 만들고 있는 물레방아도 보였는데 주인분의 물레방아는 전국에서 주문한다고 했다.(문의:이인숙:010-6533-8875) 
마을을 내려오니 넓고 시설 좋은 운동장이 있어 부러웠다. 운동장 위쪽에 우물이 있고 아주 멋들어지게 뒤틀린 향나무가 있어 한참을 감상했다. 

도로변에 1988년도에 생긴 ‘무정면 농공단지’라는 간판이 있었다. 유리·전기장판·로프·과일상자·엔진오일·기름 주입기 등의 공장이 15개 정도 입주해있다.
마을 앞 도로 건너에는 옛 느낌을 그대로 간직해 드라마에서나 나올듯한 정겨운 교회가 있고, 그 바로 옆에는 300년 넘은 보호수가 한그루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바로 앞 논두렁 위에는 선돌이 있다. 다시 마을로 올라가다가 오른쪽에 마을주민 자녀가 운영한다는 ‘아주레’라는 카페가 보여 올라갔는데 쉬는 날이었다.

▲ 카페 아주레

‘여기에 까페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하니 다음에 꼭 와봐야겠다. 카페 뒤의 보호수(마을 네 방위에 있는 보호수 중 2번째)가 나의 허전함을 위로해주었다. 
도로 바로 옆에 녹이 슬어 빨갛게 된 지붕이 보였다. 마을 방앗간인데 방치되어 허물어지고 있었다. 곧 철거하고 다른 건물을 짓는다고 하는데 내 욕심으로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활용할 방법을 찾는다면 좋을 것 같다. 해가 지면서 출출함이 느껴졌다. 
면 소재지이니 식당의 음식 맛이 괜찮을 것 같아 ‘맛촌’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김치찌개 1인분에 8,000원, 이장님과 2인분을 시켰는데 둘이 먹고도 1인분 정도 남았다.

맛이 좋아 버리기 아까워서 싸 왔다. 코로나 시국에도 손님이 줄지 않아 지원금 신청에서 탈락되었다면서 웃으신다. 반찬 가지 수가 많고 찌개 양도 많았다. 봉안리는 맛집이 있고 마트도 있고 서류가 필요하면 바로 옆이 면사무소이고 담양읍에서도 가까워 살기 편리한 마을이라며 이장님이 자랑한다. 

백제 시대 초기에 형성된 마을이면서 고대 역사연구에 귀중한 석탑, 입석, 평면식 고인돌 등의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봉안리 뚤레뚤레 동네한바퀴 구경이 여운을 남긴다. 오례천 벚꽃까지 볼 수 있으니.... 긴 시간 동안 동행해서 열심히 설명해주신 김석일 이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 양홍숙 군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담양뉴스  webmaster@dnnews.co.kr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담양뉴스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