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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26)전고필(문화기획가,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인문생태도시 담양에서 이제 Biophilia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

민선 8기 자치단체 선거를 1달여 앞두고 있다. 담양의 미래를 견인할 대표 일꾼을 뽑는 자리이다. 여느 지역이나 사활을 거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지난 3년여간 담양에 책방을 운영하면서 느껴지는 소회를 담아 본다.

민선6기의 “인문생태도시 담양” 선언은 7기까지 이르러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해도 넘쳐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그들의 로고에 산과 강과 해와 달을 새겨 넣으며 자연친화적인 도시, 환경과 공존하는 도시, 생태관광의 도시,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도시 등을 넘쳐나도록 되새김질 할 때 담양은 버릴 수 없는 역사를 인문에 담고, 조상들의 혜안이 준 선물인 대나무와 관방제림, 그리고 메타세쿼이아를 엮어서 생태도시 담양을 표방하고 선언문까지 제정하였다. 2015년 10월 31일 생태와 경제와 사회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실천 전략까지 담고 있는 이 선언문이 갖는 의미는 단지 외부로 표방하는 발신용이 아니라 지역내 모든 활동의 모토로 삼고자 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거슬러 보면 면앙정을 창건한 송순의 면앙정 잡영에는 달 한칸, 바람 한칸, 나 한칸이 있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겠다는 표현해서 자연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겸허하게 수용하고 공존하는 우주관이 들어 있고, 양산보의 소쇄원에서는 “이 땅의 어느 곳 하나 내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이 땅을 누구에게 팔거나 양도하지 말고 어리석은 후손에게는 물려주지 말라”는 유훈과 담양사람들의 천성이 닿아 있다. 이러한 본보기를 그냥 사장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문이라는 아젠다 앞에서 새기어 본보기로 하며, 실효적인 생태는 그 태생대로 보는 관광에서 스며드는 여행으로 치환 했으니 정말 훌륭한 혜안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모든 생애에는 생명주기가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모든 지역이 봉쇄되었을 때 담양은 청정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외지인의 방문 세례를 묵묵히 담당해왔다. 그 사실 앞에서 지역의 브랜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군민 모두는 경험하였을 터이다.
입장료만 지불하는 관광의 방식에서 경험과 공감을 중시하는 여행으로 패턴이 전환되는 시점과 맞물려 형성된 담양방문의 러시는 죽녹원 인근의 식당으로 관방제림의 국수거리로, 창평슬로우시티의 국밥집으로 고서의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확산되어 갔다. 메타프로방스의 체험시설에는 어린이들이 줄을 이었고, 새롭게 둥지를 튼 각종의 미술관과 박물관, 문학관에도 유동인구들이 점점 늘어갔던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것은 행정만의 일로만 완성된 것이 아니다. 행정이 민과 함께 좌표를 설정하고 나아갈 때 이에 조응하는 새로운 일군의 지성인들이 담양에 동의하고 담양군민으로 합류하며 그 꿈을 펼쳐나갈 공간을 장소로 치환하여 왔기 때문이다. 그 감사함에 대해 담양군은 무엇을 해 왔던가도 살펴봐야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담양군의 더 큰 비전을 생각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전술했듯이 생명주기를 갖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 담양의 인문지리적 특성이 공생하고 있다. 인문생태도시로서의 비전과 행동전략이 가져온 풍성함에 바톤을 이어갈 수 있는 연관전략이 시급한 시점이 바로 현재이다.

마침 치러지고 있는 군수 후보 경쟁과 다가올 선거는 이런 현실을 관통하고 창조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전략적 비전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담론이 오가는 자리이어야 한다. 
하지만 공약의 대부분은 그 초점이 경제적 가치 중심과 노인복지, 소지역주의적 민원해결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어쩌자는 것인지 사실 말문이 막힌다. 이 공약들을 실행으로 옮기게 되면 순간의 달콤함은 누리겠지만 담양을 인정해주고 소비해주고 공감해주며 확산해주는 저 수많은 여행자와 관계인구들을 상실하게 된다. 즉, 담양이란 지자체의 마케팅 판로 자체가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하고, 침체 일로에 들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제 새로운 담론체계를 통해 전환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바이오필리아는 모든 생명체는 상호 연관의 꼬리를 가지고 있음을 증거 한 1984년 에드워드 윌슨의 ‘바이오필리아’ 란 책에서 제시한 논거이다. 이 이론이 제시된 것은 인간은 녹색 즉, 자연에 대한 갈급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의 상황, 그리고 인류세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지구의 작은 도시 담양이지만 지구를 보살필 줄 알고, 우리와 연관되는 모든 사물들을 존중할 줄 알며, 교감하고 소통하며 보전하는 최전방의 군민이라는 점을 차기 민선 8기의 핵심 가치로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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