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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35)/ 좋은 후보를 고를 수 있는 정치제도가 필요하다김옥열 칼럼위원/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김옥열 칼럼위원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각 고을의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은 공천을 마감했고 선수로 뛸 후보들은 등록을 마치고 레이스에 돌입했다. 그런데 올해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다는 보도다. 후보자 본인들이야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고 감격스럽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찜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고, 그럼으로써 결국 해당지역 유권자들은 자기 한 표를 행사해 보지도 못한 채 지역 대표를 뽑게 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지지정당이 한 쪽으로 극심하게 쏠려 있는 우리 광주·전남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이 많다고 한다. 유권자의 투표권을 빼앗고 표심과는 무관한 후보가 투표도 없이 당선되어 버리는 이런 왜곡되고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을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6·1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마감 결과 광주·전남지역에서는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후보와 명현관 해남군수 후보, 김철우 보성군수 후보 등 기초단체장 3명을 비롯해 광주시의원 11명, 전남도의원 26명 등 총 68명이 투표없이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이 숫자는 역대 최대라고 한다. 광주·전남에서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영암군수가 무투표 당선된 이후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3명이 무투표 당선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광주광역시 의원 선거의 경우 더 심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3명, 2014년 지방선거에서 1명이었던 것이 이번에는 무려 11명이 무투표 당선된다고 한다. 전남은 55곳 선거구 중 26곳 선거구(47%)가 민주당 후보 각 1명만 후보등록 하면서 본선을 뛰지 않은 채 도의원 뱃지를 단다. 목포 3곳, 여수 4곳, 순천 5곳, 화순·무안 2곳, 나주·광양·담양·장성·고흥·보성·완도·해남·영암·영광 각 1곳 등이다.

무투표 당선이 예상되는 지역구 주민들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후보가 혼자인 이들 지역의 나홀로 출마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6월1일 선거가 끝나면 당선인 신분이 되는데 공약 검증은 고사하고 자질 검증도 없이 당선된다. 이는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과 똑같다.
이런 현상은 기형적인 우리 정치제도와 민심구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민주당 최대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지역의 일당 독점 구도가 강고한데서 나온 현상이다.

광주·전남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불모지인데다, 과거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등 대안 정치세력이 사라졌고 정의당 등 진보정당도 예전과 같지 않은 지지율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일당 독점의 문제는 후보 선택에 유권자들이 배제된다는 점이다.

지역에서는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정치 지망자들이 민주당 앞으로만 몰려간다. 그런데 민주당의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대부분 그 당의 당원들이기 때문에 완전히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고 통과하면 무토표 당선자가 되기도 한다. 일반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자가 싫어도 반대할 수도 없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도 없다.

알려져 있다시피 민주당 광역의원 경선의 경우 100% 권리당원 투표이고, 기초의원은 당내 면접과 심사가 대부분이어서 일반 주민들의 의사는 반영될 수 없다. 그럼에도 민주당 공천자 1인은 운동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당선증을 받는다. 앉아서 투표권을 도둑맞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다수 시민들의 의견을 확인해 대표자를 뽑고 그 대표자가 의회에 나가고 자치단체의 장이 되어 행정을 펼치는 민주주의 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형식상 불법이나 탈법은 아니라지만 문제는 분명하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지방자치 선거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한 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 되고, 다른 당은 후보도 못 낸다면 출마를 꿈꾸는 자들이 모두 특정당 중앙당에 줄을 대고 지역구 국회의원만 바라보거나 당원모집에만 혈안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또 다른 당이 득세하는 영남권의 상황도 비슷할 것이다.
이런 비상식적이고 왜곡된 정치구조는 이제 바꿔야 한다. 

한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현상을 막고 건전한 상식과 정치이념을 가진 다수 정당이 경쟁하는 정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해법은 바로 선거법과 정당제 개편 등 제도 개선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국회의원부터 시의원 등에 이르기까지 복수의 정당 후보들이 나올 수 있게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를 깰 정당제도를 도입해야한다. 이미 그런 논의가 많았고 일부 시도를 했으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거대 양당의 방해가 이를 막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선거의 참의미를 되찾고 우리 정치 구조, 나아가 정치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제 이 부분에 바른 시민들의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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