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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27)전고필(문화기획가, 향토사전문책방 이목구심서 대표)  

민선8기 문화가 있는 도시를 기대하며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대숲 맑은 담양의 읍내를 비롯하여 곳곳이 선거방송과 자원봉사들의 율동으로 사람사는 고장 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간들이다. 문화판에서 만난 한 후배가 며칠전 광주에서 담양에 대해 얘기하며 찬사를 늘어놓는다. 다른 도시들이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담양은 생태와 인문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정말 멋지게 타도시의 선례를 만들었으며, 특히나 지구의 위기인 기후변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등의 상황에서도 마치 그러리라 알고 있었던 것처럼 선방하고 리드하는 도시로 입지를 굳혔다는 것이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조하며 이제 다음 수장과 군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응답했다. 

모든 생명체에는 제품의 수명주기가 있다. 
마치 인간에게 생로병사가 있듯이 더불어 도시 자체에도 그런 흥망성쇠의 역사가 함께 한다. 그런 탓에 정부는 나서서 도시재생을 리드하고 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를 토대로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인 탓에 바로 내 곁에서 누군가가 늙어가는 것이나 도시의 불빛이 꺼져가는 것을 슬퍼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관방제림 아래의 죽물시장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리라는 것을 예견한 사람들은 흔치 않았고, 대나무 밭이 갈아 엎어서 밭이나 과수원을 만들어야 하는 게 진리라고 생각하는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대나무를 뽑을 때 금성면 봉서리의 신복진 선생님은 경관이 갖는 미학적 가치에 방점을 찍으며 대나무테마공원을 조성했었다. 그리고 담양군이 나서서 그것을 좀 더 체계화한 죽녹원을 만들어 냈었다. 

누군가는 그것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할 때 그에 굴하지 않고 만들어낸 그 공간들이 생태도시 담양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에 꼭 찾아야 할 버킷 리스트가 되어 있다. 
민선6기와 7기의 시기는 이런 소프트하면서도 프로그램 웨어적인 담양을 구축하고 작동시켜왔었다. 그에 대한 댓가는 물론 경제적인 이익과 새로운 상권의 조성, 구축된 도시의 브랜드 등으로 말할 수 있으며 그 외에도 수백가지 잇점을 말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갖는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즉, 담양은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등을 빼면 또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우리가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읍내 중심으로 구축된 관광인프라는 그리도 숙원했건만 북진하지 못했고 남진하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가사문학면의 소쇄원과 식영정은 바로 인접한 광주호 호수생태원의 등장이 마치 블랙홀과 같아서 매니아 층만이 찾는 곳으로 변화해왔다. 감소하는 입장료 수익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추월산이나 금성산성이나 가마골쪽으로도 마찬가지다. 담양호의 용마루길이 등장하였지만 그저 단순한 탐방로 이상의 가치를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 보다 정치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가사문화권의 오방길이 그렇듯이 길을 만드는 데만 열중하고 그 길이 사람과 어떻게 조응하고 깊이를 더해가며 길의 주름과 무늬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재했던 것이다. 그런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히 질문해 보면 논자는 따로 노는 행정과 주민의 부재, 이용자들의 트렌드를 선도할 만한 이슈가 없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낀다. 즉, 휴먼스케일의 디자인이 부재했다는 점이고, 경관자원의 리듬이 부족했고, 스토리라인은 아예 전무했으며, 그저 시설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만 묻어나는 것이다. 
4년 전 제부도를 갔을 때 해변에 놓은 데크 탐방로에 보여지는 경관을 순례자가 마주할 시간을 기다리거나 상상하도록 한 장치, 배낭을 맨 도보 여행자가 선체로 의자에 기대어 쉬게하는 스트리트 퍼니처, 쓰레기 수거차량과 미화원들이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수거함 등은 정말 많은 생각을 갖게 했던 경험이 있다. 

이제 담양의 관광은 환대의 장치를 디테일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수순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더불어 더 한층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부분은 바로 문화다. 법정문화도시의 추진이 능사가 아니다. 호남의 인물은 ‘광나장창’에서 난다, ‘삼성삼평’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난다는 그 오래된 언어의 의미와 가치의 조명에서부터 왜 제봉 고경명 장군이 추성관에서 발진했는지, 영산강의 시원지로서의 가마골과 용소의 포지셔닝, 삼인산과 학구당, 대성사,  태목리와 응용리의 마한유적 등등. 
이들이 내재된 함의를 문화적 언어로 밝혀내고 공감하고 찾아가는 문화의 메카로 승화해야 함이 타당하다. 담양의 잘 보전된 생태 곁에는 항상 사람의 무늬가 있었다는 것, 그렇지만 적어도 담양사람들은 이것을 훼손하고 파먹고만 살지 않았고 공존했다는 것을 드러낼 때가 바로 8기의 시점이다. 담양 내부의 문화인들에 대한 존중과 더 많은 문화인들을 초대하고 환대하며 문화적 요소들이 담양의 가장 최전방에 배치되는 민선 8기의 비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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