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와 공존하는 도시 담양을 위해

기후위기, 지방소멸, 인구절벽, 초고령화 같은 말이 현실속에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기후와 관련한 것은 정말 너무 많은 마음씀씀이와 손길이 요구되는 것이란 걸 모두 안다. 1회 용품 쓰지 않는 것, 세제 사용량을 줄이는 것, 탄소발자국 줄이기 등과 같은 것을 실천한다고 해도, 산업부분에서 유발되는 온실가스와 이산화탄소배출량은 너무나 심각하고, 채식의 사회에서 육식의 사회로 이행된 후부터 사육되는 가축의 방귀마저 지구를 덥히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사회다. 게다가 국지적인 전쟁에서부터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개발과 사용까지 지구는 끊임없이 위협 당하고 있다. 

이 공포스러운 상황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이른바 지구의 세기를 지질학적 연대기로 ‘홀로세’ 라고 하는데 이것을 노벨화학상을 받은 대기과학자 파올 크뤼첸과 같은 과학자는 “인류세”라고 규정하고 부르자 했다. 그리고 그 시작점을 1784년 증기기관차의 발명으로 광물질을 사용하면서 그로 인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의 대기중 농도가 짙어지면서 부터로 이야기했다. 
그 뒤를 이어 크뤼첸을 포함한 여러 과학자들은 1945년 7월 16일 핵폭발 실험을 한 그날부터를 시작으로 보자는 주장을 펼쳤다. 이후 그는 핵겨울이라는 개념도 제시한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도시와 산림, 농경지, 석유 및 가스전으로 불이 번져가면서 엄청난 연기가 대기로 날아가 햇빛을 차단하고, 이것이 지구 표면을 냉각시켜 전 세계 농업생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동토가 된다는 것이다(한겨레신문 곽노필 기자의 글 인용). 

이런 재앙의 예고편처럼 코로나는 우리를 찾아왔다. 
주어진 인간의 영토가 자연의 영토를 더 많이 파먹게 되면서 물러선 자연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인간과의 공존을 꾀하거나 반격을 하는 것이라 여겨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욕망은 그간 사용해왔던 것들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물 쓰듯 사용했던 물은 이미 비용을 지불해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는 물 부족 국가에 살고 있다. 물 쓰듯이 라는 말이 이제는 사전에서 사라져야 할 시점이 된 것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사용했던 자연의 모든 것을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시기로 전환된 것이다. 
땅을 잘 갈아엎으면 지력이 향상된다고 깊게 삽질하고 보습을 대던 뜨락은 옛말이 되었다. 노출되지 않은 땅을 지표면으로 올리면 그만큼 탄소가 배출되고 지구는 더 뜨거워지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흙에 기대지 않고 곡물을 재배할 수 없는데, 이마저 위험하다고하면 대저 우리는 무엇을 재배하고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없는 존비 된 대재앙의 시대를 건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것이다. 

우리부터 먼저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양으로의 방문자들이 7백만명이 된다는데, 이를 관계인구로만 보지 말고 다시 또 이어질 수 있는 연관의 인구로 보면서 생각해 보자. 인구 4만6천명인 도시에 저렇게 많은 방문자들이 이 도시의 생태적 환경과 문화적인 매력, 맛깔스런 음식에 빠져 드는 것을 조금만 더 환대해 보는 것이다.

첫째 우리는 이들을 관광객이라고 부르지 말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주체적 지향성과 선택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담양을 목적지로 삼아 방문했다. 하니 당연히 주체자인 관광자로 인지하고 맞이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두 번째, 그럼에도 일상적으로 관광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그 말에는 산업적이고, 상업적이고, 대상화된 이윤이라는 내음이 강하다. 
다행히 여행 이란 말에는 그런 군더더기가 없다. 한자어인 행자가 마치 주체자로서 다니는 것을 이끌어주는 의미를 지닌 듯 보여진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폴 푸셀은, “탐험가는 발견되지 않은 것을 찾아 나서고, 여행가는 역사 속에서 마음으로 발견한 것을 찾아 나서고, 관광객은, 기업가들이 발견하고 대중화의 기술에 의해 준비된 것을 찾아 나선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사회학자 엄기호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은 관광을 가도 여행은 가지 못한다. 관광의 기본은 ‘구경’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관광은 접촉하고 만나지 않는다. 멀리서 구경한다. 정해진 것을 구경한다. 관광을 간 사람들이 접촉하고 만나는 것은 같이 관광을 간 사람들뿐이다. 그래서 관광을 가는 사람들은 관광버스 안에서 춤추고, 관광지에서도 술을 마시고 춤추고, 정해진 코스에 따라 같이 몰려다닌다.”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방문자를 맞이하여 환대하고 그에 상응하는 기쁨과 공감과 경제적 이익을 나누려면 관광 보다는 여행에 더 밀접해야 하는 의미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세 번째는 여행자와 현지민이 공존하는 도시로 브랜딩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자가 담양에서 융숭 깊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실천되어야 하며, 이런 고장이 생태와 인문에서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가지며 이를 현전화해 왔다는 것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그런 공감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담양과 사회와 인류에 대한 고민이 일상속에서 우러나오도록 하면 좋겠다. 
대나무로 만든 칫솔, 대소쿠리에 전하는 과일, 대나무통에 제공되는 음료 등과 같이 시각이나 촉각적으로 기품이 있으면서도 우리가 지구를 돌보기 위해 기꺼이 번다함을 마다하지 않고 1회 용품과 화학물질은 피하고 있다는 낮고 튼튼한 믿음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벌써 서로들 마음이 푸르러지지 않은가!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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