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 한 켠을 장식한 소식이 있었다. 

SWPA(Sony World Photography Awards)에 출품한 독일작가 보리스 엘다크젠의 ‘전기공’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1위로 선정이 되었으나, 작가는 바로 수상을 거부하였다.

작가는 수상 거부에 대해 AI가 만든 이미지로서 사진 분야에서도 AI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지가 궁금했다고 한다. 

AI 시대에 예술 영역의 변화는 불가피하며 예술의 발전을 위해 대비를 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각론을박이 있기는 하지만 평범하게 사고하는 일상화된 개념에 작은 균열을 새긴 것으로 긍정적 반응도 보인다. 세상을 틀어서 볼 때 새로움이 생기듯이 말이다. 

다른 독일작가 조셉 보이스(Joseph Beuys)는 1982년 카셀 도큐멘타에서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체를 미술관으로 생각하고 보델슈빙 거리에 떡갈나무를 심는 ‘7000그루 떡갈나무 7000 Eichen’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년이 지난 2002년의 거리는 편안한 쉼을 제공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었다.

예술가 혼자만의 예술 활동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호흡하며 창작활동에 열정을 쏟은 결과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로 예술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모든 인간은 예술가이다’라는 표현하였다.

창작과정에 함께 활동하고 실행에 옮겼다면 그 자체로 예술가라고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예술활동을 ‘사회적 조형물(Soziale Plastik)이라는 개념으로 예술의 표현영역과 존재 방식을 확장하였다. 

7000그루 떡갈나무 프로젝트를 보면서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거리가 오버랩 된다. 

누군가의 시작은 호응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어리석은 짓으로 치부해 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지역을 살리고자 했던 열정이 지금은 사람이 찾는 도시로 변화시켰다. 

조셉 보이스의 시각으로 본다면, 메타세쿼이아 거리도 예술의 거리로 명명될 수 있다. 담양의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사회적 조형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독일 작가의 사례를 보면서 예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은 공교육에서 받아왔던 개념이 전부이다. 음악, 미술, 무용, 건축, 회화, 서예 등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창작행위가 예술이며, 인정받는 예술가에 도달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수반되어지는 것에 경외심을 표현한다. 

이러한 예술의 영역에 AI가 달리의 그림도 그려내며, 고퀄리티의 이미지도 생산해낸다. 과학을 수반한 기술의 환경은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기존의 예술 개념은 크게 변화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단지 영역을 어떻게 규정하고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어 가야 한다.

’담양예술야시장 월담‘이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금~토요일 이틀에 걸쳐 담주 다미담예술구 일대에서 진행된다. 담양에서 활동하고 살고 계신 모든 분들이 야시장에 참여 가능하다. 예술야시장인데 구분이 없다.

예술은 어디에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 해답은 ‘월담’에 있다. 다중적 의미가 내포된 ‘월담’은 ‘달이 뜨는 날 만나는 담양’야시장이기도 하지만, ‘경계를 넘어서는 예술’야시장이기도 하다.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야만 느슨해진 관계 속에서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으며, 그 에너지를 바탕으로 상상력이 발휘된 창의적인 창작물이 탄생할 수 있다. 

다미담예술구라는 공간이 주는 예술성을 담아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새로 입주하신 분들과 기존 공간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계신 분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예술이 새롭게 탄생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생활의 거리, 공간의 예술이 사람으로부터 발산되고 채워지는 과정이 월담에서 충분하게 녹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일철물 사장님의 탯자리인 그 거리에서 변화된 담양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이며, 문화적 소산이 된다. 덕흥상회 할머니께서 드디어 이야기장을 풀어주신다.

담양닭집 어머님도 동참하신다. 지역예술가들이 참여자와 함께 흥을 돋굴 준비도 함께 하고 있다. 그렇게 ‘담양예술야시장 월담’에는 예술이 존재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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