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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전남의 농업을 빛낸 ‘담양 사람들’

전남도 발행 ‘스토리북’에 수록된 담양 농업인 5인

기순도(전통장류) 안복자(전통한과)
박일주(친환경 포도) 송홍주(유기농 계란)
이철규(딸기품종 개발)

한민족은 예로부터 ‘농자 천하지대본(農者 天下之大本)’ 이라 하여 농업을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으로 여겼다. 세월이 흘러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농업은 여전히 국민의 먹거리와 건강을 책임지는 핵심산업이며 전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도(農道)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아울러 농도 전남은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을 대표하고 있으며 그 위상에 걸맞게 유기농 인증면적은 전국 1위, 친환경 농업은 전국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남쌀은 전국 고품질 쌀 평가에서 13년 연속 최다 선정되기도 했다.

전남의 친환경 농산물은 아이쿱 등 3대 생협과 학교 급식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런 전통과 명성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지를 잃지 않고 땅을 일궈온 전남 농업인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이에 전라남도는 지역농업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최근 ‘전남 농업을 빛낸 인물선’을 발간, 배부했다. 이 책에는 전남 22개 시군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중 각 분야에서 추천된 사람을 전문가의 철저하고 공정한 검증과 심사를 거쳐 70명의 농업인을 선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농업인들은 농도 전남의 자랑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을 빛내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손색이 없다.

이 가운데 담양은 창평의 기순도 씨(전통장류)를 비롯 안복자 씨(전통한과), 고서 박일주 씨(친환경 포도), 무정 송일주 씨(유기농 계란), 그리고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이철규 연구사(딸기품종 ‘죽향’ ‘담향’ 개발) 등 5명이나 선정돼 담양 농업의 우수성, 전문성과 함께 친환경농업의 선도지역임을 대내외에 알렸다.(관련기사=본지 4월 5일자, 제33호 4면 참고)

이에 담양뉴스는 ‘전남 농업을 빛낸 사람들’ 스토리북에 수록된 기순도,안복자,박일주,송홍주,이철규 씨 5명의 담양지역 농업인들을 소개한 내용을 참고로 본지에 특집으로 게재했다.

한편 전남도가 발간한 ‘전남 농업을 빛낸 사람들’ 스토리북은 전남 농업을 개척하고 발전시키며, 나아가 대한민국 농업을 이끈 대표 농업인 70명을 선정해 미래 세대에게 귀감으로 삼고, 농업인의 역할과 농업의 소중함을 깨우치도록 하기 위해 이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편집자 주.
 

기순도


260년 씨간장으로 지은, 세월 맛 진장
직접 구운 죽염과 가문 비법의 만남···전통 맛 보급 앞장

약력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명인 선정 / 2016년 대한민국 식품대전 식품·외식·수축산업 발전 부문 산업

5년 이상 숙성시킨 간장을 ‘진장’이라고 한다. 맛과 향, 색은 모두 시간의 깊이 만큼 깊고 진해진다. 담양 창평에 가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360년 된 씨간장을 가지고 전통장류를 담는 대한민국식품명인 기순도 명인이 있다. 음식솜씨 좋은 명인들이 분야별로 많은 전라도지만 전통장류 분야에서 그 만큼 열정적으로 전통식품 보존과 보급에 열을 쏟고, 남도 콩산업은 물론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한 사람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1,000개의 항아리에 닿는 손길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에 위치한 (주)고려전통식품, 그곳에 가면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1,000여 개의 항아리다. 그 안에는 모두 장이 들어 있는데 각각의 항아리에는 만든 날짜가 표기돼 있다. 이 중 기 명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은 없다. 1972년 장흥 고씨 문중에 10대 맏며느리로 시집오면서 장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맏며느리로서 부엌일을 배우며 360여 년 동안 고씨 문중에 전해내려 온 전통장 담그는 법을 시어머니로부터 전수했다. 이후 40년이 넘도록 매년 음력 11월 말이면 메주를 쑤고 발효시켜 음력 정월에 죽염과 함께 항아리에서 숙성시켜 간장을 만들어 왔다.
기 명인의 간장을 맛본 주변인들은 한사코 사업을 권유했다. 1999년, 남편이 죽염을 만들며 사업체로 등록했던 고려기업을 고려전통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장을 사업화했다. 남도특산물전을 따라 장을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로 확보에 노력했다. 이러한 경험을 발판 삼아 2002년에는 신세계백화점과 계약을 맺었다. 그의 장은 고가이지만 시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맛과 정성으로 경쟁력을 얻었다.
손이 많이 가는 전통식품을 특성 상 대량생산은 불가능했다. 해마다 백화점 납품 양은 늘었고 2004년에는 미국에 수출까지 했지만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장독 5개로 시작한 사업이 어느새 강소기업이 됐지만 기 명인은 사업 확장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그의 목표는 ‘좋은 장’이지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번 먹은 사람들이 또 찾을 정도가 돼야한다. 전통식품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하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양보다는 질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식품 보존의 가치

“장 담그는 과정이 10단계라면 단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매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좋은 장맛이 난다.”
기 명인의 장 담그기 비법인 셈이다. 그는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명인에 도전했고 심사를 통과해 명인이 됐다. 연간 그의 손을 거쳐가는 콩만 해도 800~1,000가마. 1,000여 개의 장독에 장이 숙성 중이고 연중 소비되는 양만도 5백여 개. 거기에 원료로 사용하는 콩은 품질 좋기로 유명한 무안지역 농민들이 재배한 콩만 사용하는데 전량 농협과 계약해 사들인다.
그의 사업이 잘되는 만큼 주변 농민들도 소득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다.
근래 기 명인은 전통식품을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식품을 알리고, 전통식품 보존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전통 식품은 원재료가 중요한데 이 원재료 값이 상당하다.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명인들은 이 마저도 버거운 것이 혐실이다”며 “전통식품을 옛 비법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지원책이 픽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 명인은 교육에도 열심이다. 그의 꿈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장맛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 음식 맛을 보고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 그는 왜간장과 우리 간장의 맛 차이를 모르는 젊은이들이 우리 전통 맛을 보고 알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이화여대, 한양대, 전남대 등 여러 대학에서 장 담그기를 시연하고, 학생들과 함께 맛보는 시간을 가지며 미래를 만들어갈 젊은 세대들에게 전통식품을 알리는 데도 열성을 다하고 있다.

 

안복자


소비자가 인정한 ‘안복자한과’
정통제조기법과 지역 농산물 사용···농민 살고 기업 크고

약력
1991년 한과 제조업 시작 / 2006년 농림수산식품부 신지식인 선정 / 2014년 농업인의 날 대통령 표창과 전남 농업인대상 수상 /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0호

자기 이름을 걸고 사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감고 뚝심이다. 그것 없이 어찌 이름 석자를 앞에다 붙인 제품생산이 가능할까? 얼굴 알려진 인기 연예인이 아니라면 말이다. ‘안복자한과’의 안복자 대표는 자신감과 뚝심으로 똘똘 뭉친 전남지역 농식품가공업계의 얼굴이다. 식품명인(제60호) 안 대표는 맛있는 우리 전통 과자를 들고 세계시장까지 진출한 큰 손이 됐고, 한과로 농촌을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통기법의 승리

안 대표는 한때 워낙 어려웠던 살림살이라 변화가 필요했다. 농사를 지었지만 자식들 뒷바라지 하기에도 여의치않아 시작한 게 음식 만들기였다. 딱히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이길로 들어선 것은 어머니(신애순)의 영향 때문이다. 유달리 손맛이 좋았던 어머니를 어려서부터 옆에서 지켜보고 음식을 배웠고 어머니의 그 유전자가 몸에 익었던 것.
처음 시작한 게 폐백음식이었다. 초기엔 가내공업형태를 면치 못했으나 차츰 자신감이 붙은 1991년 개인사업자등록을 했다. 본격 도전! 폐백음식에 들어가는 한과도 자연스럽게 시작하고 주변의 반응도 좋아 사업이 커지기 시작했다.
2006년 농림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어 실력을 인정받으며 결국 2007년 공장을 확장하고 이름을 내건 법인사업자가 됐다.
안 대표가 이처럼 짧은 기간 안에 자리를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꼽는 첫 번째 비결은 좋은 재료. 그는 한과만들기를 시작할 때부터 줄곧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는 원칙이 있다. 질좋은 우리 농산물만 쓰자는 것. 원료가 좋으면 제품은 당연히 맛이 있는 법. 그는 한 해 15톤 정도가 사용되는 주 재료 찹쌀을 모두 유기농만 쓰고 있다. 멤쌀과 콩, 깨 등 모두 20여 통이 넘는 농산물 재료 모두가 유기농 또는 담양 인근에서 재배되는 우리 농산물이다.
좋은 재료는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처음부터 값이 비쌌고 이 때문에 시장안착에 고전했지만 한번 맛 본 소비자들은 그 진가를 알아봤다. 비싼 단가로 마트나 백화점 입점은 어려웠지만 오직 고객 입소문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재료 못지않게 중요한 게 제조공법. 안 대표는 지금껏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과 제조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다. 대량생산을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제과정에서 친정 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기계를 사용치 않는 것은 기계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밀가루 등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밀가루가 한과에 스며들어 퍼석퍼석해진 한과는 특유의 쫀득거리는 맛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한때 밀려드는 주문을 대보려 기계를 들여보기도 했던 안 대표는 곧바로 처분하고 오직 수작업만 고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적게 팔더라도 절대로 손으로 만드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함께 일하고 있는 아들들에게도 ‘혹시 내가 죽더라도 기계는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말해 놓았다”고 밝혔다.


세계 시장을 노린다

수작업으로 생산하다 보니 대량공급도 어렵고, 그러다보니 판매처 확보도 어려워 고생하던 시절도 있었다. 재료를 꼼꼼하게 따지면서 농민들로부터 불만도 많이 샀다.
홍보를 위해 1년에 서너달은 출장을 다닐 정도로 고생했지만 5~6년 지나면서부터는 ‘안복자 한과는 맛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 안복자한과는 이제 제대로 궤도에 올랐다. 2005년 미국세 2만5천달러 어치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시작을 개척한 끝에 2016년엔 20만달러 수출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2015년엔 정부가 한식세계화 정책 및 한류확산 등을 위해 도입한 ‘케이 리본 컬렉션(K-Ribbon Selecion)' 한과분야에 선정돼 한국 대표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른다 ’K푸드‘의 대표음식 중 하나가 된 것.
안 대표는 “국내 고객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 각국에 우리 전통의 맛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식품 가공산업을 성공시켜 유기농 재배 농민들을 돕고, 나아가 지역 농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일석 삼조의 큰 일을 하고 있는 안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철규


‘담양딸기’ 세계에 알리다
전문가·농민들 ‘매우 만족’ 평가··· 중국·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

약력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연구원 / 2006년 친환경농업기술보급 기여 전라남도지사상 / 2011년 농촌진흥청장상 / 2015년 딸기 신품종 보급 및 농업인 소득증대 기여 제39회 청백봉사상 / 2015년 딸기 신품종 개발 공로로 제24회 대상농촌문화대상

자신이나 세상 일보다 더 딸기에 관심이 컸던 연구원이 있다. 더 좋은 딸기를 만들기 위해 꼬박 7년을 투자했다. 일본 품종 ‘육보’보다 나은 국산 품종 딸기를 만들기 위해 담양군농업기술센터 이철규 농업연구사는 비닐하우스를 일터로 삼고 2005년부터 연구를 거듭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죽향’이다.
당도, 경도, 모양이 뛰어나 전문가들에게 ‘매우 만족’ 딸기로 호평 받고 있다. 이는 열악한 연구 환경에서 지방농업연구사가 만들어낸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모범공무원 표창(국무총리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전국 최초 ‘달고 오래 가는’ 신품종 개발

이 연구사가 딸기 신품종 연구를 시작한 시기는 일본 품종이 국내 딸기시장에서 전체 딸기재배 면적의 80%를 차지하고, 당시 우리나라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 가입국으로 수백 억 원의 로열티를 부담으로 안고 있던 때였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대부분의 농가는 일본품종을 대체 할 수 있는 국산품종을 원했지만 민간 육종회사는 영양번식 작물인 딸기 품종개발을 회피하고 있었다.
이에 담양군은 전국 최초로 딸기 신품종 개발을 역점시책으로 선정해 연구사업을 시작했으며, 이 연구사는 매해 5천만원의 연구개발비를 확보해 100품종의 유전자원을 수집, 교배(20,000립 종자 채종)해 50여 개의 우수계통을 선발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딸기가 ‘죽향’과 ‘담향’이다. 국내품종인 ‘매향’을 각각 일본품종 ‘장희’와 ‘육보’를 교배해 만든 것으로, 이들의 경우 당도가 높고 복숭아 향이나며 특히 ‘죽향’은 일본품종 ‘육보’에 비하여 과실의 모양과 향이 우수하고 저장성이 좋아 수출도 용이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받았다. 딸기재배 농가, 농촌진흥청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군 자체 품평회에서 맛, 당도, 향, 육질 등에서 ‘매우 만족’ 평가를 받은 것. 죽향은 고급품질로 인정받으며 백화점 명품관에서 전시, 판매되며 경매 최고 가격(5만2천원/2kg)을 기록하는 등 상품성도 함께 인정받고 있다. 2014년에는 신품종 권리보호를 위한 품종특허출원을 완료했다.
죽향은 2012년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됐으며, 담양군의 죽향 재배면적은 2012년 2ha(0.6%)에서 2015년 70ha(20%)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국에서는 1,000여 농가가 죽향을 재배하고 있다.

담양딸기의 세계화

이 연구사는 담양딸기의 세계화도 주도하고 있다. 담양딸기 세계화를 통해 로열티를 획득하고, 국익을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2014년 호주에서 열린 제29회 국제원예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해 세계에 죽향을 알렸다. 또한 죽향은 2015년 홍콩에 2.4톤 수출됐는데 수출가격이 다른 딸기게 비해 높아 농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연구사는 국제 기호성 품종개발로 수출농업을 주도하고 글로벌 종자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2014년부터 4년 간 진행 중이다. 종묘수출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수출에 대비해 딸기의 본고장 유럽시장에 품종보호출원한 죽향은 어린 딸기묘를 유럽 현지로 보내 시장의 규격에 맞게 우량묘로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설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딸기산업에서 죽향의 개발과 보급은 품종의 다양성을 비롯해 딸기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농가가 재배하기 쉽고, 모양과 경도가 좋고 유통하기 편리하며 맛있는 신품종을 개발하는 일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인력과 지원이 뒷받침되는 전문연구기관이 아닌 지방의 농업기술센터 농업연구사의 연구결과가 기적과 같은 일로 평가되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단순한 품종개발을 넘어 기능성 농산물 ‘셀베리’ 등 상표등록(3종), 의장등록(2건), ISO(9001, 14001) 동시 인증 획득, 지리적표시(제70호) 등록 등 다방면에 걸친 노력으로 담양군 농업발전의 비전을 제시한 점은 두드러진다.
이 연구사는 “지역에 맞고 농민이 원하는 농산물을 만들어 내는 일은 그 지역을 잘 아는 농민과 가깝게 있는 전문가 공무원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박일주


유기농포도, 유기농와인도 생산한 강소농
땅심 길러 전남서 첫 유기농포도 인증받아

약력
2008년 친환경유기농인증 획득 / 2012년 친환경유기농 명인 인증 / 2014년 전라남도친환경농업 대상 / 2016년 행정자치부 한국신지식인 선정 / 전 담양군친환경연합회 회장(2008~2014)

소신파,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의 농업인. 유기농 전도사 박일주 아침이슬포도원 대표를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그런 표현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모두들 농업이 죽었다고, 힘들다고 진저리칠 때 농업의 희망과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박 대표. 어쩌면 ‘괴짜’소리를 들을 만큼 낙관적인 그는 남들이 낙담할 때 한 발 먼저 도전하고, 포기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농업인이다. 박대표는 유기농법으로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포도 유기농인증을 받고, 그 포도로 와인을 생산, 판매해 6차산업화 시대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기농 전도사가 되다

중학교도 마치지 않은 학력이지만 박 대표는 무척 슬기롭고 도전적인 농군이다. 젊어서 도정과 미곡상, 축산업, 건축업 등 다양한 직업으로 ‘재미’ 좀 보던 박 대표는 IMF구제금융사태 이후인 1998년 사업이 어려워지자 ‘한 10년 돈 벌 사업’을 찾다 포도나무를 심었다.
“뭐든 하면 10년은 해야한다”는 소신대로 10년만 하려던 포도농사는 벌써 15년을 넘겼다. 아니 그는 자손대대로 포도농사를 넘겨주기로 다짐했다. 그는 2016년 2,400평의 포도농장에서 12톤의 포도를 생산하고 그 중 3톤은 와인으로 생산, 숙성에 들어갔다.
2017년에는 와인 생산량을 6톤으로 늘린다.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포도농사 10년 만에 그 어렵다는 유기농인증을 받아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생산하는 그의 포도와 와인은 전국 여러 지역에 마니아가 생겨날 정도로 유명하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유기농을 한 건 아니었다. 2004년 한·칠레 FTA가 체결돼 모든 포도농들이 다 죽는다로 난리를 칠 때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포도를 수입할 때 비행기로 오려면 운송비가 비싸니 배로 올 거고, 긴 시간 배로 오려면 농약을 잔뜩 칠텐데···. 그래 유기농이다.” 그는 곧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친환경저농약인증, 친환경무농약인증, 유기전환기를 거쳐 결국 2008년 친환경유기농인증을 따냈다. 2012년엔 친환경유기농 명인에까지 올랐다.
유기농 재배로 고급 포도를 생산했지만 가격은 비싸고 홍보가 안 돼 재고가 쌓이자 또 그의 번뜩이는 지혜가 빛을 발한다.
2010년 와인제조면허를 따 유기농포도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 다시 말해 가공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기본적으로 유기농 포도가 일반포도에 비해 30~40% 비싸고, 거기에 가공한 와인은 50~60%까지 더 받을 수 있으니 안정적일 수 밖에 없다. 그는 전남을 넘어 전국에서 알아주는 유기농 전문가가 되었다.

‘창의적인 농업’은 어떤 것일까?

박 대표의 유기농법은 단순하다. 비료 안치고 농약 없이 수확을 내려면 ‘땅을 살리자’는 입장이다.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지만 그는 성공했다. 단 한줌의 비료나 한 방울의 농약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 흙살리기의 비결은 제 때 퇴비주기와 초생재배. 토양이 건강하면 병이 안 생긴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는 풀에다 밭에서 나는 포도잎과 줄기까지 섞은 퇴비를 만들어 뿌린다. 일반 포도재배와 달리 바닥에 풀을 심어 그 풀을 베어 다시 퇴비를 만들어 땅으로 돌려준다. 초생재배는 병충해방제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땅이 살자 포도나무 잎이 작고 두터워지며 병충해에 강하고 포도알이 잘 익어 맛은 더욱 좋아졌다.
토양살리기를 위한 그의 노력은 또 있다. 과수도 맑은 물을 공급해야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테 착안, 직접 개발한 정수시설을 포도밭에 설치, 지하수를 정수해 공급하고 있다. 손수 개발한 포도운방용 궤도차를 포도밭에 설치하고, 이를 주변 농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특허권을 농촌진흥청에 넘겼다고 한다. 창의성과 헌신의 마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포도즙과 와인 등 가공 쪽으로 방향을 돌려 다른 농업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도 창의적인 사고의 결과다. 2017년부터는 유명한 광명와인동굴레 ‘고서와인’이라는 상표를 단 와인을 납품한다. 새로 만든 숙성실 규모에 맞춰 연간 5,000병의 와인을 생산할 계획이다.
“욕심부리지 않겠다. 그러나 쉬지 않으면 이루어진다”
박 대표는 “농업이 절대 어렵거나 힘든 사업이 아니다. 노력하고 소비자의 신뢰만 받으면 매우 유망한 산업이다”며 “친환경농업은 특히 유망한데 미래를 생각하며 참고 기다리면 무조건 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이 답이다는 박 대표는 생산량은 욕심부리지 않겠지만 전국 최고의 포도, 대한민국 최고품질의 와인생산을 자신한다.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송홍주


대한민국 최고의 유기농 계란으로 승승장구
‘건강한 닭’ 양계시장 돌풍··· “관광축산이 해답”

약력
2005년 양계분야 국내 첫 유기농축산 인증 /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신지식인 선정 / 2011년 전라남도 지정 유기농명인 제9호 / 2012년 동물복지축산농장 지정 / 2013년 유기농 기여 공로로 농림부장관상 수상

유기농의 비율이 1%를 넘지 않는 현실, 그것도 불모지에 가까운 유기축산분야에서 10년의 세월을 버텨 이제 대한민국 유기축산의 선두에 선 집념의 축산인. 대한민국 최초로 축산분야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는 송홍주 농업회사법인 다란팜 대표는 향후 전남농업, 아니 한국농업과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한 인물이다.
송 대표는 담양군 무정면 영천리 5,000여 평의 넓은 농장에 7,000여 마리의 닭을 방사해 키우고 있다. 하루 4~5,000개의 달걀을 거둬 전국에 판매한다. 항생제 범벅의 달걀이 아닌 깨끗하고 맛좋은 유기농계란으로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연가 5~6억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2016년말, AI(조류독감) 공포로 전국이 떨고 있었지만 송 대표는 느긋했다. “우리 닭들은 뛰어놀며 커서 건강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며 “사람도 건강하면 감기에 안 걸리는 이치와 같다”고 설명했다.


닭과의 깊고 깊은 인연

송 대표는 닭, 그리고 양계와 인연이 깊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이 양계 일을 했다. 대학에서 농업관련 학과를 졸업한 송 대표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지내다 1995년 서른여덟에 귀농하며 닭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많지 않은 닭을 자연속에 풀어놓고 유정란을 얻는 정도의 축산을 하던 송 대표는 규모를 차츰 키워가다 어느 순간 ‘유기축산’의 개념을 듣고 퍼뜩 깨달았다. ‘그렇지. 사람들은 점점 깨끗하고 맛좋은 농산물을 원할 테니 달걀도 그렇게 생산하면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
그렇게 유기농 방식을 적용한 유기축한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비아냥을 무릅쓰고 항생제나 백신을 잔뜩 먹은 닭이 낳은 계란이 아니라, 유기농으로 재배한 식물과 사료를 먹인 닭을 키우고, 거기에서 계란을 얻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식은 자연방사식 사육과 농약이나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은 사료공급, 닭들이 자연에서 맘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해주면 건강한 알을 낳는다는 평볌한 진리를 알고 있던 터라 공장식 계사를 과감히 포기했다.
방목해서 키우는 닭은 땅속의 지렁이나 개미 등을 잡아먹어 건강한 데다 사료와 방목장에 뿌려주는 미생물 등으로 면역력이 크게 좋아져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특히 사료를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연구 끝에 녹차잎과 뽕잎, 칡 등을 발효시켜 사료와 혼합해 먹이고, 은행잎 가루도 먹이는 등 그만의 독특한 친환경 유기농사료를 만드는 노하우를 익혔다.
그의 농장이름과 상표가 ‘다란(茶卵)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천연사료 외에 호주나 중국 등에서 유기농방식으로 재배한 사료수입이 가능해진 것도 유기축산의 길을 수월하게 도와준 계기다. 지하수까지도 정화해서 사용할 정도다.
덕분에 조류독감 등으로 그 많은 피해를 입은 일반 양계농가들과는 달리 ‘폐사’나 ‘살처분’이라는 것을 모르고 닭을 키우고 있다. 당연히 품질좋은 유기농계란을 얻을 수 있었다. 주변의 민원 때문에 농장을 몇 차례 옮기던 2005년 계사 이전의 후유증에 시달린 닭들이 전염성 질병에 걸려 폐사시켰던 것을 제외하고 탄탄대로를 달렸다.
2005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양게분야에서 유기축산 인증을 획득했고 2007년엔 무항생제축산물 인증마트도 따냈다. 2009년 농림수산부 신지식인, 2011년엔 전라남도가 지정한 유기농명인 제9호로 뽑히기도 했다.


친환경 유기농만이 살 길이다

일반 댤걀보다 최고 5배나 비싼 가격이지만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생산되는 즉시 판매되는 고급 달걀 덕분에 송 대표는 이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됐다. 농약과 화학비료 성분 없는 오염되지 않은 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효소나 약재, 발효기술을 활용한 그의 10년 노하우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직접 유기농으로 쌀을 재배하고 그 부산물을 사료로 쓰는 순환농법도 독특하다.
‘꿈의 축산 방식’이라는 유기축산의 미래에 송 대표는 낙관적이다. 그는 소득이 높아지고 건강에 관심이 늘수록 유기농과 유기축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송 대표의 다음 꿈은 닭의 숫자를 늘리는게 아닌 ‘관광축산’으로의 확대다. 농장을 유기생태 관광농원으로 바꿔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달걀도 구입해가는, ‘축산의 관광화’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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