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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2023 목포, 무안 문학기행정문규(시인, 창평고 국어교사)

4월은 우리 담양문인협회 회원들에게 봄을 주었다, 마주봄을 주었다. 
해마다 치러왔던 문학기행 행사가 코로나로 인해 3년 정도 느닷없는 수행 아닌 고행을 겪고 있던 차, 즐거운 나들이는 ‘목포의 눈물’을 ‘목포의 웃음바다’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2023년 4월 8일(토) 오전 8시, 한국대나무박물관 주차장에 먼저 기다리고 있는 리무진 버스에게 인사를 했다. 대나무박물관 뜰에 자라는 대나무들과 꽃들에게도 인사하며, 우리 회원과 회원 가족 열아홉 명은 수북에서 수북수북 넘치는 정, 박성애 고문님(담양예총회장)께서 제공하신 떡과 김해숙 부회장님께서 제공하신 하늘을 날 듯한 부채와 강순임 부회장님께서 제공하신 달착지근한 마음의 금쪽같은 창평 쌀엿을 선물 받고, 함평나비휴게소를 거쳐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 9시 30분쯤 무안군 삼향읍 소재의 전라남도 도립도서관에 도착했다. 

이번에 전라남도 도립도서관에 우리 담양문인협회 회원들의 시집과 시화가 4월 한 달간 전시되었던바, 이는 전적으로 장정모 회장님의 노력과 정성 덕분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회원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작품 앞에서 사진도 찍고 다른 회원들의 작품도 감상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목포문학관으로 향했다.

오전 11시쯤 목포문학관에 도착한 회원들은 목포 바다를 보며 문학의 언덕을 시의 걸음, 꽃걸음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문학관 입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건물 내 잘 전시해 놓은 문인들의 세계로 들어갔다. 

목포문학관은 목포시 남농로 95 소재의 박물관으로 한국 최초의 문학기념관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박화성 문학기념관’으로 출발한 목포문학관은 목포 출신 그리고 목포를 제2 고향으로 삼은 문인들의 작품세계를 알리기 위해 2007년 10월 9일에 개관하였다.

이에 한국 연극에 근대극을 최초로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여류 소설가 최초로 장편소설을 집필한 소설가 박화성,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문학평론가 김현의 생애와 사상(세계관), 대표작품의 정보와 자료, 소장 유품을 전시 보관하고 있다. 근처에는 목포문화예술회관이 자리 잡고 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곧바로 삼학로에 있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으로 향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 도착하니 잘 만들어놓은 정원에 때마침 튤립들이 우리 회원들을 먼저 반긴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기념관으로, 4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진 본 기념관은 국민의 정부 5년 동안 국가발전을 위한 외교 안보, 경제, 문화 등 각 분야별 국가발전전략과 이를 위한 시책들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노벨상의 탄생 배경, 선정이유, 선출 방법 등을 알아보고 다양한 분야의 수상자들의 에피소드를 전시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노벨상 수상의 꿈과 포부를 심어주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12시 10분, 점심때가 되어서 회원들은 맛의 도시 목포, 자연이 주는 건강한 밥상의 ‘수미가(秀味家)’에서 모듬구이 식사를 하였다. 따뜻한 솥밥에 고등어, 조기, 갈치구이가 입맛을 돋우었다. 식사 후 바로 수미가의 한 건물 내의 ‘아이레(Aire)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그리고 오후 1시 20분쯤, 찻집 근처 ‘구 동양척식주식회사’자리인 ‘목포근대역사관2관’을 들러 일제의 식민 지배의 만행과 수탈의 통로가 된 목포의 모습을 보았다.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이 1910년 압록강을 건널 때 읊은 시였다. 

“한(韓) 나라 생각/ 나는 네 사랑 너는 내 사랑/ 두 사람 사이 칼로 썩 베면/ 고우나 고운 핏덩이가/ 줄 줄 줄 흘러 내려오리니/ 한 주먹 덥석 그 피를 쥐어/ 한(韓) 나라 땅에 골고루 뿌리리/ 떨어지는 곳마다 꽃이 피어서 봄맞이하리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린 사람들은 친일, 친미를 외치며 주권 상실의 세상을 살고 있으니, 목 터지게 힘차게 외친 3.1운동도, 감개무량한 광복도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가슴에 더욱 와 닿는다.

그리고 버스로 이동, 오후 2시 10분,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30(목포시와 무안군의 경계선에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다성(茶聖) 초의선사(草衣禪師) 유적지(탄생지)에 도착하였다. 먼저 초의선사 현창사업 공덕비와 대각문(大覺門)이 반긴다.

초의선원(草衣禪院), 조선차역사박물관, 초의선사 동상, 명선(茗禪) 비와 기념비, 초의선사 추모비 등을 관람하였다. 한쪽 언덕에 매월당 김시습의 다실, 금오초당(金烏草堂)을 고증을 거쳐 복원해 놓아 신기했다.

이어 회원들은 ‘용호백로정(蓉湖白鷺亭)’으로 이동했다. 용호백로정(蓉湖白鷺亭)은 서울 용산에 있었다는 추사 김정희의 정자를 복원한 것으로 '용호(蓉湖)'는 용산의 옛 지명이고, '백로정(白鷺亭)'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에서 백로가 노니는 모습을 본다고 하여 붙인 이름으로 초의선사는 용산에서 두 해나 머물면서 동갑내기 김정희와 함께 시와 다담(茶啖)을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 현판은 초의선사의 글씨라고 한다. 여기서 차상영 회원의 시 낭송과 김해민 회원의 가곡, ‘명태’가 더해져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여기에 나도 즉흥적으로 아래의 시를 지어 낭송했다.

■ 없다(정문규) 
“해외여행 갈 돈이 없다/ 정신없이 시간이 없다/ 연락할 친구가 없다/ 내일의 꿈이 없다/ 앨범에 넣을 추억이 없다/ 힘쓸 자신이 없다/ 쓸모없다/ 부질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없다는 말 중에/ 참 좋은 말/ 당신밖에 없다”

서서히 봄바람에 떠밀려 오후 3시 25분, 전남 무안군 일로읍 백련로 333 소재 무안 회산 백련지(회산 백련지(回山白蓮池)에 도착하였다. 아직 피우지 못한 연꽃을 상상으로 그리며 산들바람과 한가로운 봄 햇살을 맞이하며 물속에 그림자와 함께 걸었다. 우리가 바로 연꽃잎이요, 연꽃 줄기이니 저절로 연꽃 웃음, 염화미소(拈華微笑)가 지어질 수밖에. 대부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 4시 45분쯤, 낙지로 유명한 무안읍 낙지골목 소재, 무안군 무안읍 성남1길 172의 ‘우성식당’에 도착, 특식 낙지김치찌개와 연포탕으로 회원들과 회포를 풀었다.
이번 문학기행은, 문학기행이 아니라 인생 기행이었다. 거기에는 멋도 있고, 맛도 있고, 우리의 삶이 잘 배어 있었다. 다음 문학기행은 어디로 갈지 벌써 마음은 행복 버스에 올라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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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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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맘 2023-05-22 19:19:36

    의미있는 문학기행 이였습니다.
    하루일정도 알차게 짜여주시고 만나음식까지 정말 기쁜 날이 였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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