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치적 및 공무원 업무처럼 모금해선 안돼
기부방식과 답례품 신청은 보다 쉽게 개선해야

올해부터 시행중인 ‘고향사랑기부제’가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너무 심해 지자체간 자율성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있어 현행법은 지자체가 신문·방송 등 일부 광고매체를 이용한 홍보만 하도록 허용할 뿐 전화·서신·문자메시지는 물론 향우회 등을 통한 기부 권유도 제약하고 있다.

또, 제한적인 기부금 사용목적, 연간 기부금액 상한 500만원 제한, 낮은 세액공제 수준 등도 제도 활성화에 제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따라 구성된 단일 온라인 플랫폼 ‘고향사랑e음’ 사용에 대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고향사랑e음 구축에 약 70억을 들였으나 아직 홈페이지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고 계좌이체와 신용카드뿐인 결제방식 등 기부과정이 편리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어르신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기부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오프라인으로 NH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 창구에서도 기부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답례품 신청은 고향사랑e음에서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제도 자체의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향사랑기부제 취지가 인구소멸 위기를 겪는 지방에 재정을 확충해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우선인데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지역과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 등 대도시를 구분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사는 지역에는 기부할 수 없다는 점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담양이 고향이면서 담양에 살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자기 고향에 기부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에 기부해야 하는 것이다. 고향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어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제도 취지가 변질되지 않도록 지자체 간 과도한 경쟁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기부금 규모가 단체장의 치적으로 변질돼 과도한 모금 경쟁이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적을 위한 공무원의 모금 권유가 일종의 업무처럼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공무원의 모금 권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초기부터 지자체간, 또는 부서간 기부금 유치를 위한 과열경쟁을 벌이면서 공무원들에게 기부와 실적을 강요하는 등 부작용도 이어지고 실정이다. 

한편, 고향사랑기부금은 주민 복리증진을 위한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다. 
법령에 따르면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 복리증진에 필요한 사업의 추진에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지자체별로 지역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사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고향납세 제도’를 운영하는 일본은 기부분야를 선택하는 ‘분야선택형’과 지자체에서 발굴한 프로젝트에 기부를 의뢰하는 ‘크라우드 펀딩형’ 등으로 기부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담양군 역시 최근 일본을 벤치마킹한 만큼 향후 크라우드 펀딩 등 기부금 사용처 발굴을 과제로 안고 있다. 이와관련 담양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아이디어 공모에 나서고 있다.(바른지역언론연대 연합취재 참고) /장광호 기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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