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대학 30 사업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거점선도형’은 글로컬의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 두 가지 의미 중에서 글로벌의 비중이 높은 경우다.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체 및 연구소가 대학과 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지역사회 전체가 점진적으로 세계적인 연구단지로 성장해 가는 형태다. 

두 번째로 ‘지역산업특화형’은 지역특화산업 분야를 더욱 집중 발전시키기 위해 대학과 산업체, 지자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역량을 집중하는 형태다.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거대 산업 클러스트가 형성될 것이다. 

마지막 유형은 ‘지역대학 구조조정형’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입학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일 법인의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유사학과 및 중복학과를 통폐합하는 형태다. 지역 산업구조 수요에 맞게 대학을 구조조정해 대학과 지역산업체가 서로 발전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지역대학으로서 도립대학, 지역대학으로서 전문대학인 우리 대학의 경우, 두번째+세번째 유형인 ‘지역산업특화형+지역대학 구조조정형’으로 방향을 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글로컬 대학 사업신청의 5월말 마감 결과는 108개 대학 94건으로 집계되었다. 
신청 가능한 대학 166개교 중 65.1%가 신청한 것이다. 이 가운데 통합 의사를 밝힌 대학은 27곳에 달한다. 모두 선정된다면 최소 27개 대학이 통폐합된다는 뜻이다. 신청대학들은 통합부터 연합대학, 학제개편 등 나름의 혁신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동 신청의 유형은 △국립대+국립대(4건, 8교) △국립대+공립전문대(1건, 2교) △사립 일반대+사립 일반대(1건, 2교) △사립 일반대+사립 전문대(7건, 15교) 등이다. 전남은 6개교(6건), 광주는 8개교(8건)이고, 우리지역 및 도립대학과 관련한 사례는 △안동대-경북도립대 △순천대(목포대)-전남도립대 등이다. 다만 통합 형태로 신청한 경우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면 1년 내 본격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시간적 애로사항이 기다리고 있다. 

장점으로는 일반대와 전문대가 통합할 경우 경쟁력 있는 전문대 전공을 그대로 운영할 수 있다. 이른 바 전문대학의 숙원이었던 수업연한의 다양화를 실질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 비수도권에서 전문대와 일반대를 공동 운영하기 위해 6개 법인이 신청한 것은 이러한 장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대학과 지역의 연계가 얼마나 특색을 가졌는지,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통합을 하더라도 대학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차별화된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남도립대학교의 경우, 4월부터 5월 말까지 순천대, 목포대와 수차례 공식, 비공식 미팅을 추진해 왔다. 이전의 통합 추진 논의가 법률적, 행정적, 관례적으로 막혀 있었다면 이번은 정부의 과감한 규제 철폐를 전제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업에 선정된다면 대학 무한경쟁시대, 대학 구조조정시대라는 전례 없던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전남도의 입장도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일인 만큼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긍정적이다. 전남도는 도립대학이 글로컬 사업에 반드시 참여하는 게 원칙이며, 대학이 유리한 방향으로 참여해서 양 대학 중 협력대학을 선택하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도립대학 측은 양 대학 측과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최근 도립대학은 2년여 안팎으로 혹독한 질책을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대학 재정지원사업에서 고배를 마셨고, 잠시나마 화려했던 빛나는 성과들은 수면 아래로 잠겼다. 도민의 따가운 시선과 도의 감사, 도의회의 예봉을 피하지 못했다. 대학 내부에서도 교수와 교수, 교수와 학생 사이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언론은 하루가 멀다하고 도립대학 무용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급기야 도의 행정을 잘 아는 총장이 부임했지만 2년 만에 자진사퇴하고 새로운 총장이 선임되는 형편에 이르렀다. 분명한 사실은 대학이 발전해야 지역사회가 성장하고, 지역민의 애정과 후원이 없는 대학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떤 형태로든 도립대학은 설립 시 내세운 대학 존재 의의를 현재적 패러다임에 걸맞게 재구조화하여 지역민에 다가서야 한다. 그래야 담양이, 구곡순담이, 전남-광주가, 호남과 전라도가 직업교육-기술입국에 여타 국공립대학과 발맞춰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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