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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담양천년 특별기획Ⅰ/ 담양의 근대건축물(4)-해동주조장

담양읍 근대화의 산물 ‘해동주조장’
군민 희노애락 함께하던 술, 해동막걸리
향토 막걸리산업의 살아있는 역사 자리매김
영욕의 세월속에 2007년 폐업후 10년째 방치
담양군이 매입, 술 체험공간으로 재활용 추진

담양뉴스는 '2018 담양천년 특별기획'으로 <담양의 인물> <담양의 마을탐방> <추억의 우리동네> <담양의 근대건축물> <담양, 꼭 알아야할 100가지> 등 '담양 알기' 시리즈를 보도중입니다. 이번호에서는 ‘담양의 근대건축물(4)-해동주조장’을 소개합니다. 
본지는 <담양의 근대건축물> 취재 영역을 보다 더 확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담양 지역사회 여러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던 근,현대기 건축물과 시설물을 비롯 역사적 건물 까지 보존가치가 높은 것을 발굴해 소개할 방침입니다. / 편집자 주

▣ 해동주조장의 설립

▲해동주조장 전경

해동주조장의 설립 시기는 대략 1966년으로 추정된다.
이는 막걸리를 생산하는 술 도가에 필요한 시설이었던 보일러실 건물의 상량문에서 알 수 있지만 현재까지 주조장 건물을 관리중인 황종식(76세) 관리인의 증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인 황 씨는 해동주조장 조인훈 회장의 운전기사를 시작으로 화물운송기사, 건물관리인 등으로 지금껏 57년째 종사하고 있어 주조장 역사의 산증인이다. 또한 당시 해동주조장 직원으로 오랫동안 종사했던 홍귀표 어르신(80세)의 증언에서는 보다 확실해진다.

홍 어르신은 “해동주조장에 현재 남아있는 양조시설과 보일러실 건물은 모두 같은 시기에 지어졌다”고 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막걸리를 주조하는 시설은 공정과정이 하나로 연결되어야 해서 한곳에 시설이 되어야 하며 술밥을 짓는 아궁이와 보일러실 공간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조시설 옆 보일러실 건물도 같은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아 해동주조장의 설립시기는 1966년 3월 무렵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다. 지붕의 상량문에 상량일이 1966년 3월로 명기돼 있어 이 시기에 주조장 주요건물이 모두 지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지금의 해동주조장 규모는 1966년 무렵 이지만 해동주조장의 출발은 이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간다. 해동주조장 주인 조인훈 회장은 애초 담양읍 5일시장 시장통에서 기름을 판매하던 가게를 했었다.
조00씨, 윤00씨와 동업으로 ‘삼성사’ 라는 회사를 세우고 기름(석유,등유) 가게를 공동운영하다 종국에는 조 회장이 혼자 삼성사를 인수해 현재의 해동주조장 부지 인근 담양전기 자리로 가게를 옮기고 유류판매업을 계속하게 됐다는 것이다. 유류판매로 돈을 번 조 회장이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었고 당시 이곳에서 ‘선궁소주’를 만들어 팔던 남촌 살던 김00씨로 부터 소주공장을 인수, 소주와 막걸리를 함께 생산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사세를 점차 확장시켜 1970년초 담양읍 담주리 인근에 있던 ‘담양주조장’까지 인수,합병함으로써 모름지기 담양 최대의 산업화의 역군 ‘해동주조장’ 시대를 열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해동주조장은 50여년간 담양을 대표하는 막걸리, 술공장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88올림픽 이후인 1980년대 후반 무렵부터 다양한 주류의 등장과 농촌의 이농현상 등으로 막걸리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더불어 해동주조장의 막걸리 생산 규모도 축소되다가 결국 2007년에 매출부진으로 폐업하게 됐다.

▣ 해동주조장 막걸리의 추억

         ▲폐업후 버려진 술독(술항아리)                                  ▲ 플라스틱 막걸리통   

해동주조장은 50대 이후 담양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김하는 곳이다.
읍내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회사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막걸리 한잔에 얽힌 추억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먹을 게 그리 흔하지 않던 그 시절엔 혹여 해동주조장에 아는 사람이 있을라치면 술밥 한덩어리 얻어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래서 1960년대∼80년대 담양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해동막걸리는 정겨움이 아련히 묻어나는 추억의 술이 아닐 수 없다.

기자도 대학생 시절 선,후배들과 어울려 관방천이나 읍내 선술집 등에서 해동주조장 막걸리를 꽤나 마셨던 기억이 있다. 막걸리 한 주전자에 술국과 콩나물, 김치 안주.... 돈이 있는 날에는 꼬막 한접시 시켜서 새끼손가락으로 휘이∼저어서 벌컥벌컥 마시던 막걸리는 그렇게 배 부르고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 보다 더 어릴적 기억엔 어른들 몰래 노란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 설탕을 뿌려넣고 따뜻하게 데워먹는 술맛은 일품이었다.

해동주조장 막걸리가 한창 유명세를 탈 당시엔 지금처럼 냉장고에서 내주는 플라스틱 막걸리병이 아닌 술독(술 항아리)에 막걸리를 가득 담아놓고 한 사발씩 팔거나 한 되, 두 되 짜리 노란 주전자에 술을 담아 내오곤 했다. 술잔도 사기그릇 사발이어서 막걸리 맛도 유난히 좋았다.

읍내 마을 곳곳 구멍가게나 선술집, 식당에 막걸리를 배달하는 해동주조장 배달원들의 모습도 지극히 인상적이었다. 일명 ‘짐발이’ 라고 불린 짐 싣는 자전거에 한말짜리 하얀색 플라스틱 막걸리통을 가득 싣고 마을마다, 가게마다 배달하곤 했다. 당시 배달원으로 일했던 천변리 추00씨 말에 의하면, 해동주조장의 오래된 경력자는 한번에 8∼10통씩 막걸리를 실어 날랐고 하루에 20통 이상을 배달하기도 했다.

▣ 해동주조장 사람들과 시설물

▲술밥 건조실                                           ▲주조장 주요건물들  

1960년대 중반이후 국가적인 근대화,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담양읍 한복판에 있던 해동주조장의 역할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되어 갔다. 당시엔 크고작은 지역 행사나 마을 잔치에서는 막걸리가 빠질 수 없었기에 해동주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는 불티나게 팔려나갔으며, 판매의 호황속에 막걸리 생산인력은 물론 읍내 곳곳 배달원까지 수십명의 종업원이 노동현장에 종사하던 담양읍 최대의 산업현장 이었다고 전해진다.

막걸리를 빚어내는 술 도가는 양조시설에 반드시 술밥을 찧어내는 아궁이 시설이 필요한데 해동주조장의 경우는 술 도가의 규모가 상당해서 여러 동의 부속건물이 있었으며 당시에도 비싼 연료인 벙커C유를 쓰던 보일러실까지 있었으며 지금도 보일러실과 탱크 등 일부 시설이 그대로 남아있다.

황종식 관리인과 홍귀표 어르신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해동주조장은 막걸리 생산에 필요한 공간으로는 누룩 발효실, 술밥제조 및 건조실, 사입실, 숙성실, 제생실 등이 있었고, 부속시설물로 보일러실 및 유류탱크, 유류창고, 누룩 및 쌀 창고, 술 출하실, 사무실 등이 여러 동의 건물에 들어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이런 건물들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지만 다만, 아쉬운 것은 지난 2007년 폐업한 이후 1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방치돼 왔던 탓에 주조장 내부 시설물이 거의 훼손됐거나 망실, 또는 아예 시설물을 철거해 고물로 처분하는 등 사라져버려 이제는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 해동주조장 재활용사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담양군이 해동주조장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식하고 주조장 부지와 건물을 매입,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재활용사업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담양군은 해동주조장 부지(5.225㎡)와 건물(1,328㎡)에 포함된 창고 10동, 주택 4동 등을 모두 매입하고 이곳에 ‘2016폐산업시설 활용 문화재생사업’ 일환으로 해동술공장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주민밀착형 문화공간 및 관광객 체험명소로 탈바꿈 시킨다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현재 담양군이 모색중인 해동술공장 리모델링 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건물의 내,외관 및 배치는 그대로 보존하되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한 공간 조성을 통해 주민생활 및 문화예술 명소로 가꿔나간다는 방침이다. 예를들면, 와이너리 생산,판매,체험 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체험 공간, 생활문화 체험공간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를위해 담양군은 현재 군민과 출향인들을 대상으로 ‘추억 in 해동주조장’ 기획을 통해 ‘해동주조장’ 과 관련한 역사적 기록물이나 사진, 물건, 이야기, 에피소드 등 수집에 나서고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담양군이 ‘해동주조장’을 우리 담양의 ‘근대문화유산’ 그리고 ‘미래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보존 및 재활용사업에 나서고 있음은 무척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 장광호 국장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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