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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43)(문화기획가, 영암문화재단 대표이사)

담양군 문화도시추진단을 위한 클로징 멘트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쉽게 정의하지 못한다. 
누구나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고 이것은 경험에 따른 차이와 생각의 차이, 마주하는 환경의 차이 등에서 간극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문화는 자연이라는 공간에 인간이 개입하며 시간이 흘러가는 사이에 생겨나는 터무니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장르예술에 국한된 사고로 멈추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사실 이 나라의 문화정책은 국민의 정부가 시작되면서 문화가 삶의 전면부에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일상에서 삶의 문화를 누리도록 마련한 것이 각 지역별로 등장한 “문화의집” 이라는 거점이었다. 이곳에는 그때까지 집집 마다 보급되지는 못했던 컴퓨터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문화와 관련한 전문도서와 영화 관련한 DVD, 전문음악을 탑재한 CD와 감상실이 겸비되고, 각 집에서는 소음으로 인해 공연 연습을 못하기 때문에 이를 배려한 공연연습실과 이를 발표할 가변형 복합공간까지 갖춰졌다.

많을때는 전국에 160여개의 문화의집이 등장했으며, 이를 모토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문화의집이 각 지역에 들어서기도 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급속도로 성장한 문화의집은 이제 점점 그 역할이 소멸되어 간다. 대신에 문화부에서는 생활문화센터와 같은 사업으로 이를 계승하고 있고, 이 보다는 더 메머드화된 폐산업시설 문화공간화 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담빛예술창고, 해동문화예술촌 등이 바로 이러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급속하게 변화해온 과정을 들여다 보면 무선통신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혁신이라는 것이 실재한 공간 보다는 가상의 공간을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놀라온 사고와 행동의 전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는 와중에 문화를 통한 대한민국의 국격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한류의 힘은 비단 BTS의 열풍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 공연 등 제 분야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고, K-CULTURE의 기류는 한글, 한복, 한식, 한국방문 등으로 더욱 확장해 왔다.
이러한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부의 역할 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기획되고 실현되는 것들이 지대한 공헌을 해 왔음이 뚜렷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러한 부분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에서도 윤석열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문화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또렷하다. 
이전 정부의 지역의 내발적인 힘이 구축되는 일상의 문화화와 문화의 정책화에 방점을 두었다면 최근 발표한 현정부의 문화도시 정책은 선도적인 도시가 인접 도시를 끌어가는 네트워킹과 글로벌화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즉, 생활문화를 기반으로 한 주민의 문화력 증진에 방점을 두었던 시선은 이제 용도 폐기 된 것이 되어가고, 업적 중심의 대형화와 집중화, 산업화 등에 관심을 요구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역 마을 곳곳을 문화로 들썩이고자 했던 담양군의 문화도시추진단의 열정과 헌신이 이런 정책적 결정으로 중단되는 시점이 참으로 가슴 아픈 상황이다.

예비도시로까지 진입했고, 그 어느 도시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해왔으며, 그 분위기까지 무르익었는데 말이다. 이제 그간 열띠게 노력했던 문화도시를 향한 노정을 중단하고 아카이빙 되었던 흔적을 복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연관문화도시를 지향하며 접점을 형성했던 순간을 공유하는 마당이니 일을 도모했던 추진단원이나 그들과 함께 들락날락하며 라포를 형성했던 이들, 대체 문화가 뭔지도 모르다가 삶이 문화라는 말에 그렇지 동의하며 함께했던 주민들이 그 자리를 가득 채울 것이다.

그리고 문화도시추진단에서 마지막으로 추진하는 월담 야시장까지 열린다.
마치 이 사업이 끝날 것을 짐작이라도 했듯이 이뤄지는 일련의 일들이 참으로 서글프게 보여진다. 이 보다 더 진하게 지역문화의 담론장을 형성하고 주민과 동고동락했던 담양군의 기억은 없었을 터이다. 하니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한다.

삶과 접점을 형성하는 문화는 예술장르의 활성화라는 한 축과 더불어 사는 모습에서 발현된 다양한 표현이 바로 문화라는 것이고 이를 존중할 때 한 도시의 문화역량이 더욱 숙성되고 발전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 남은 몫은 담양군문화재단의 역할이다. 문화도시추진단의 일들이 멈춘다고 휘발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승하고 발전시키다 보면 반드시 법정 문화도시가 아니더라도 문화적 품격을 가진 담양군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도시추진단원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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