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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42)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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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가을의 깊은 향기 산국꽃차

나뭇잎이 하나씩 물들기 시작했다. 집 앞의 다래잎도 커튼처럼 늘어진 가지 끝마다 가을의 색이 묻어난다. 벚나무는 절반 이상 단풍이 들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자연이 주는 풍경은 매일이 선물인 듯하다. 바람이 살짝 다가서더니 햇살 아래 노란 산국이 방긋방긋 웃으며 피어나고 있다. 

산국(야생국화)은 한국의 산야에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로써, 하늘거리며 파란 하늘빛에 향기를 전달하는 친숙한 꽃이기도 하다. 뒤뜰로 나가면 하나둘씩 피는 산국이 발걸음을 잡는다. 몇 가지 꺾어서 테이블 위에 꽂아두고 시간마다 피는 꽃을 감상한다.

국화꽃을 접하면서 많은 종류의 국화 가운데 꽃차로 음용하기 편한 국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하며 여러 종류의 국화를 연구했던 적이 있다. 그중 하나가 산국이었다.

산국은 예부터 약용으로 주로 쓰였는데 꽃이 작고 보관이 용이하며 향과 맛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약용으로 사용하던 것을 오늘날 ‘꽃차’라는 기호식품으로 사용하려고 하니, 강한 향과 쓴맛 탓에 만드는 법도 다양해지고 지역과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첨가물이 들어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채취한 꽃을 수증기에 쪄주는데, 이때 산국의 향과 쓴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물을 끓이는 과정에서 소금, 대추, 감초, 막걸리 등을 조금 넣기도 한다. 수증기에 찔 때는 짧게 찌는 것이 아니라 1분 이상 푹 쪄주는 것이 좋으며 찐 후에는 식혀서 다시 찌기를 3회 반복한 후 건조한다.

또 다른 방법은 덖는 방법이다. 온도를 200℃까지 올린 팬에 산국꽃 생화를 녹차처럼 덖어낸다. 다만 손동작이 다르다. 꽃은 잎보다 연하기 때문에 비비지 않고 공을 굴리는 듯 꽃을 굴리며 덖으면 꽃의 형태가 부서지거나 손상되지 않는다. 또한, 익히고 식히는 과정을 3회 반복해주고, 4~6회부터는 수분을 날려주는 과정이다. 7~9회는 굴리는 동작보다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듯 덖어주면 잔여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강한 향이 빠지고 단향이 만들어진다.

산국은 스틱꽃차, 향이 강한 꽃차를 다루는 법 등을 주제로 교육을 진행할 때 대표적인 예시로, ‘교육용 교재’로서 활용가치가 높다. 2005년, 처음 꽃차로 12주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교재’였다. 1년 내내 생화를 고집한다면 교육의 질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꽃차의 재료가 되는 것들의 원형 그대로를 건조하여 교재화는 방법을 택했다. 이렇게 교육을 위해 만들기 시작한 교재는 해를 거듭하며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했고, 10년 차에 접어들 무렵 교육을 넘어 화장품으로 이어졌다. 

기존에도 화장품회사에 꽃이 납품되어왔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꽃의 원형을 그대로 넣은 화장품이 출시된 것이다. 대표적으로 라벤더, 구절초, 그리고 산국을 줄기째 넣은 클렌징오일이 있다. 이처럼 꽃은 추출물 형태, 원물 형태로 화장품의 원재료가 되며, 활용 목적에 따라 재배법·채취법·손질법·제조법이 다르다. 현재 머루랑다래랑에서 화장품 원료로 생산하는 꽃의 종류는 200여 가지가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생산량과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한다. 지금도 피어나는 산국을 보며 수고해주실 마을 어르신들과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처럼 산국의 쓰임은 약용에서 꽃차와 혼합차의 재료로, 교육용 교재로, 추출물 혹은 원물 형태 화장품의 재료로 변화해왔다. 지금도 산국의 자원적 가치는 높지만, 더욱 다양한 산업군에서 그 가치가 인정되고 시장에 소개된다면 앞으로도 시장의 확장과 성장이 있으리라 기대된다.

지난밤 가을비가 내렸다. 찬 이슬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물방울이 산국 꽃 위에 맺혀있다. 가을의 깊숙한 정취를 느끼며 물을 끓여본다. 산국꽃차 0.5g을 300ml 다관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2분간 우려낸다. 하나둘씩 떠오르는 꽃이 가라앉은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는 듯하다. 스치고 지나갈 수 있는 야생화, 산국. 향과 쓴맛이 강하다고 외면받기 쉽지만, 내면의 힘을 부드럽게 조절할 수 있다면 산국만 한 꽃차도 없는 듯하다. 산국꽃차 한 잔을 들고 물 들어가는 뒤뜰로 나가보련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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