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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의 문화에세이(44)전고필(문화기획가, 영암문화재단 대표이사)

지역의 정체성 찾기에 대한 생각

지역의 환경이 이리도 변화할지 예측했던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미국의 어느 대학교수는 우리나라의 인구증가율을 보면서 선진국이라는 한국이 멸망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예측하며 놀라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기에 영국에서는 정부 부처에 “외로움부”를 만들고 장관까지 두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도관광의 핵심 지역으로 자리잡은 담양이지만 사람들에게 담양은 생태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즉, 포장된 외양에만 치중할뿐 정작 담양의 속살까지는 진입하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처럼 통과하고 마는 지역이 된 것이다.

물론 관광객의 수요가 없는 지역에 비해서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만, 속내를 따져보면 각각 셈법이 달리 나온다.관광의 요체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낯선 한 지역과 지역민과의 만남을 통한 새로움의 발견과 자기발전의 동기로서 승화하는 것이다. 과거 관광을 사치와 향락으로 보며 휘발시켰던 때와는 다른 독법이 이제 정당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많은 지자체들이 한달살기나 워케이션과 같은 지역에 밀착하고 지역민에게 공헌하는 관광을 전면부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관계인구라는 말이 느슨한 연대 정도로 여긴다면 연관이라는 말로 보다 깊이있는 관련을 맺도록 하는 것이 담양문화도시의 지향이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시대 상황과 현실을 보았을 때 이제 담양은 혁신의 터닝 포인트를 가져야 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단지 군수와 군 행정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담양의 집단 지성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숙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전임 군수시절의 생태인문도시가 담양을 한껏 고무시켰고 그 후광으로 여기에 이르렀다면 이제 이것들을 싹 지워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더 한층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지켜보았던 몇 년간을 복기해보면 관광 매력물은 죽녹원과 관방제림과 메타길과 프로방스와 뚝방길의 국수 거리, 그리고 문화시설로서의 담빛예술창고, 해동문화예술촌이 전부였다. 읍내가 아닌 곳은 마치 별책 부록 취급을 당했다는 서운함이 있었다.

즉, 담양이 생태와 인문도시가 되는 근원이 되는 소쇄원이나 식영정이나 명옥헌, 가마골, 추월산 등과 같은 곳은 어쩔 수 없을때만 활용될 뿐 소외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런 점이 오히려 지금 와서 다시 재조명하고 현재의 뿌리로서 연결된다면 담양의 관광지도는 더욱 확장하게 될 것이고, 매력물의 증대는 더욱 심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 패턴이 주유형에서 채류형으로 급변하고 있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국토에 발 내딛어보지 않은 곳이 없다. 유명짜한 곳은 다 갔고 그것도 부족해 핫플이라는 곳에서 인증샷까지 찍는 열풍으로 번졌다. 그렇다면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온 것 아닌가.

웰빙과 웰니스가 휘게로 변화하고 있고, 투어리즘 포비즘이라고 해서 관광 기피현상까지도 나타나고 있는데 아직도 대량관광으로만 끌고 가려는 정책은 지역 경제나 지역민의 삶에 기여도가 높지 않다. 물론 관광기업에서는 반대할 일이지만 말이다.

명품관광으로 관광의 단계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일련의 시도가 이전부터 담양에서는 진행되어 왔다. 그게 답이다. 그런데 그 답을 찾는 길은 하나는 이용자들에게 물어야 하고, 또 하나는 지역에 애정 도타운 오피니언들의 집단지성에 물어야 한다.
훌륭한 선배님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있고, 그들 곁으로 수많은 문사와 인사들이 시시각각 찾아오고 담양을 찬양하고 있다.

이들의 느낌과 진심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섬돌의 이끼, 이슬방울, 안개, 길가의 돌멩이, 마을 앞의 소나무 하나에도 주석을 붙일 줄 아는 이들이 나서서 지역의 재발견을 통한 정체성의 재확립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 눈 앞에 환히 보인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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