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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99)/ 허구로 가득한 국가재정의 건전성, 자치와 참여로 극복해야이규현 칼럼위원(전라남도의회 도의원)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으로서 미래세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기조를 반영하듯 내년도 예산안을 656조 9천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재정 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라고 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월 올해 세수 결손이 59조1천억원에 달할 것이라 발표했는데 대규모 세수 펑크로 나라 살림 적자 규모는 기존에 전망했던 58조2천억원에서 94조3천억원 남짓으로 불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이전에도 코로나 상황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해 왔지만 코로나 사태가 끝난 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재정적자가 11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올해도 90조원 넘는 재정적자를 낼 판이어서 과연 ‘건전 재정’이라는 말이 맞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사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경기를 부양시키고 국민의 삶을 윤택하기 위해 재정을 확대하는 것이 보편적인데도 재정을 늘리면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힘들게 된다며 긴축재정이 도리어 서민을 위한 것이라고 억지주장을 한다. 부자들을 위해 세금을 깎아주어 세수적자가 나고 있고, 그에 따른 재정부족으로 인해 긴축재정을 운용하는 것인데 마치 서민을 위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영국의 대처 수상 시절 유행했던 ‘작은정부론’과 ‘낙수효과론’을 아직도 신봉하는 현 정권의 재정정책은 오로지 부자들만을 위한 보은성 정책일 뿐이다. 사실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서 국가 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낙수효과’는 결코 작동하지 않았음을 많은 학자들이 이미 증명하였다. 

정부는 재정적자의 원인이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감소라 이야기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삭감해 준 것이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전 국민의 0.05% 밖에 안 되는 부자들에게 주식양도소득세를 폐지하여 혜택을 주려 하고 있다.

5천만원 이상의 금융투자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6년간 89조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 정책을 단행했고 반도체 등 공제 확대로 13조, 2023년 세제개편으로 2조 9천억원의 세금을 깎아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주식양도세와 상속세까지도 감세해 주려하고 있으니 가관이다.

한마디로 부자감세와 재정건전성은 완전히 모순되는 이야기인데도 서민을 위한다는 핑계를 대며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있는 현 정부의 재정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국가의 재정운용은 건전성이 우선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다. 정부는 내수가 좋지 않을 때는 적극적인 확대 재정을 통해 경기를 진작해야 하고 내수가 좋을 때는 재정 지출을 줄여 경기 과열을 막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임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국회를 거쳐 합의된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단지 지출을 줄여서 재정수지 악화를 완화하려는 노력은 국가 재정에도 이롭지 않고 민주주의에도 어긋난다”는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박사의 말처럼 이미 국회와 지방의회를 통과한 금년도 예산이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로 인해 집행되지도 못하고 사업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더욱이 내년 예산을 보면 민생은 전혀 챙기지 않아 세계적으로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서민들의 삶을 더욱 옥죄일 전망이다. 지역화폐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고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예산도 11조나 삭감되었다. R&D(연구개발) 예산도 5조 2천억원이나 삭감되었는데 총선을 의식한 노인일자리는 2023년에는 삭감되었던 것을 32%나 증액하였다.

이제 예산공개의 원칙에 따라 모든 국민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예산편성의 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더 강화해야 한다. 사실 예산은 정책이기에 국민의 생활과 너무도 밀접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이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특정 집단에 맡겨져 있던 부분을 공론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내고 재정민주주의를 확보해 내야 한다. 

최근 정부 예산 관련 논란을 계기로 보다 더 심도있는 주민참여예산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보다 확대된 교육과 논의를 통해 주민과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바람직한 예산의 편성이 이뤄지길 바란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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