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출신이기에 언제나 대중강의를 할 때면 신문을 보는지 여부를 묻곤 한다. 대개의 경우 중앙지와 지방지, 일간지와 주간지, 일반지와 특수지까지를 구체적으로 묻는 건 사치적 물음에 속한다. 신문 즐겨 읽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라떼는’ 이라는 상투적인 꼰대어를 사용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2년 말 5만9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이러한 결과를 반증한다. 인터넷 유튜브 시대에 걸맞게 90% 정도가 텔레비전, 인터넷 포털,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10% 정도가 신문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신문구독의 절대다수가 40~60대이고, 20대는 3%대에 머물렀다. 

뉴스를 어떻게 접하느냐의 문제는 개인의 자유영역이다. 매체를 열거하자면 부지기수다. 
즉, 온라인 일간신문/오프라인 일간신문, 중앙지/지방지, 온라인 주간신문/오프라인 주간신문, 일반지/특수지, 포털, 인터넷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카톡 메신저 등 어떤 매체로든 접하면 된다. 

20세기의 미디어가 신문열독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비주얼이 동반된 영상 플랫폼이 대세다. 
알싸한 채널과 플랫폼, 신박한 포털의 등장 외에도 편파, 허위, 가짜, 알고리즘, 짜라시성, 낚시성 보도가 난무한 데서 신문기피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미디어 자체의 편협한 뉴스 생산 메카니즘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정치권은 정략적인 판단으로, 일부 언론은 권력 해바라기 하수인으로, 기업과 개인은 돈벌이 수단으로, 최근엔 AI 스스로 조작적인 뉴스를 쏟아내는 형국까지 되었다. 정보홍수를 선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균형 잡힌 정보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뉴스 트래픽으로 혼선을 빚을 우려마저 있다.

종이신문이 필요한 이유한 이유는 종합적이고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언론환경이 4대 매체에서 5대 매체로 변화했다고 해도 종이신문의 위용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신문, 방송, 라디오, 잡지에서 인터넷 SNS(모바일, 카톡, 페이스북, 트위터, 밴드,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시대로 급속하게 변하고 있는 종합미디어 플랫폼을 구축 시대인데도 말이다.

종이신문은 알고리즘으로 간주되는 확증편향의 뉴스를 분별하고 주위주변에서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적 상황을 구체적으로 되짚어 직시할 수 있는 프렌들리한 매체다. 인공지능시대를 호흡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상황에 긴밀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체 역시 종이신문이다. 

지역신문으로서 종이신문이 필요한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실사구시적, 이용후생적, 경세치용적’ 매체이기 때문이다. 
즉, NEWS 어원인 “North + East + West + South”에서 볼 수 있듯이 기사 거리를 최근접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뉴스를 활용한 자만이 오피니언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전제는 종이신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한편, 지역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정보,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 중요문제나 현안에 대한 지역 여론 및 민심 확인, 주위주변 지인들이 지역신문 이용, 지역주민으로서 지역언론 발전 기여, 오래전부터 읽던 습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얘깃거리 얻기 등이다.

잠시 과거로 회귀하자면 종이신문은 납을 녹여서 활자로 만든 역사가 있다. 
불과 30년 전 일이다. 중앙일간지 사주였던 장기영 회장은 기자정신을 높이기 위해 “납이 녹아 활자가 되려면 6백도의 열이 있어야 한다. 기자는 6백도의 열정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는 명언을 쏟아낸 바 있다. 종이신문의 기자정신은 사이버 공간에서 아름답고 다채롭게 포장된 뉴스와 차별성이 있는 손품발품을 팔아 만든 뉴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종이신문 기자의 진정성 감도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전설적인 기자였던 월터 리프먼은 기자의 사명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감춰진 진실을 파헤쳐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라 말하지 않았던가. 종이신문 기자가 필요한 대세 기자였던 이유다.

지역뉴스를 접하는 많은 독자들은 동,읍.면,리,부락 등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비롯하여 시, 군,구 등 기초자치단체, 도, 혹은 광역자치단체의 여론 및 민심관련 정보, 정치관련 정보(정책, 지자체소식), 경제관련 정보(부동산,지역내기업활동,물류), 문화역사 관련 정보(역사문화,유적, 예술문화, 종교), 지역의 생활관련 정보(지역맛집,축제및이벤트,행사), 사회문제(사건사고,범죄), 건강 및 보건 관련 정보, 교통 및 도로, 운송정보, 일자리정보, 기상, 기후, 환경에 관한 정보, 경조사 정보(부음,결혼,출산,인사이동)를 실시간으로 전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뉴스의 보도방식도 지역주민이나 지역전문가와 소통을 기조로 한 기획취재가 주축이 되어 지역사회 현안 및 과제와 관련한 정보를 시대흐름에 부응하여 제공하고, 다양한 비주얼 형식(동영상, 인포그래픽, 사진자료)을 원하는 시대다. 이러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질 때 지역사회의 여론이 다양화되고, 중앙과 지역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내 갈등 문제를 해결하여 지역사회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신문이 없어진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라는 설문조사가 진행된다면 5분위 척도에서 “매우 많이 아쉬울 것”이라고 답한다면 참 좋은 신문이라 말 할 수 있다. 게다가 “구독을 권유하고 싶다”는 대답으로 이어진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성장가도를 달리는 <담양뉴스>가 지역구독자로부터 2024년에도 계속해서 이런 답변을 듣게 되길 기대한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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