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

(45)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국화차와 디저트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햇볕이 따사로운 낮에는 겨울의 봄을 느낄 수 있다. 바라보이는 밭에는 아직 동국이 노랗게 피어있다. 눈도 맞았고 서리도 앉았었고 어제는 우박도 맞았다. 그럼에도 국화는 여전히 그 노란빛을 뿜어내고 있다. 따뜻하게 국화차 한 잔을 우려 국화밭을 걸어본다.

10월부터 시작되는 국화차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품종 별로 개화 시기가 다르니 연속 작업을 해야만 한다. 한 겨울에 식용꽃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부지런하고 성실한 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동반되어야 가능하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한 번의 추위나 눈, 서리에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꽃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귀하게 얻은 꽃이기에 그 향의 깊이는 크고 맛은 달다 하겠다. 많은 양의 국화차를 만들다보니 건조를 할 때나 선별을 할 때 꽃잎이 분리되어 나오는 양도 많다. 초창기에는 부산물인 꽃잎은 목욕제와 비누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지만, 이후 식품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국화를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에는 국화컵케이크, 국화쿠키, 국화전, 국화튀김, 국화꽃밥, 국화절편, 국화주 등이 있다. 이에 대한 내용이 과거 전원생활(2010년 11월호)에 특집으로 연재되었는데, 오늘날의 트렌드와 발전된 내용을 추가해보고자 한다.

국화꽃잎은 대표적으로 생화였을 때 채소와 함께 샐러드로 사용되었다. 품종에 따라 채소국화는 꽃잎이 손가락 2마디쯤 되는데, 일반 채소와 마찬가지로 식감이 사근거리고 좋으며 색깔별로 단맛과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이때 간을 맵고 짜게 하기 보다는, 약하게 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화가 아니라면, 보통은 국화차 제조과정 중 떨어지고 분리된 꽃잎을 뜨거운 물에 10분 이상 불려서 여러 번 헹군 다음 물기를 짠 후에 사용한다.

꽃말이떡에도 사용이 된다. 절편을 밀방망이로 밀어 김처럼 얇고 평평하게 만든 다음 준비한 국화꽃잎을 얇게 펴서 돌돌 말아주면 국화꽃말이떡이 완성된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시럽 또는 꿀, 조청 등을 찍어 먹으면 멋스러운 한식디저트가 완성된다.

다음은 꽃샌드위치를 만들어보자.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꽃잎은 올리브오일에 살짝 볶아서 준비한다. 마요네즈 2큰술, 생와사비 1작은술, 설탕 1작은술을 넣고 섞는다. 식빵에 섞은 마요네즈를 펴서 바르고 양상추, 베이컨, 토마토와 함께, 볶은 국화 꽃잎 1작은술을 흩뿌리듯 넣고 식빵1개로 덮는다. 샌드위치를 먹을 때마다 국화부각을 넣은 듯 은은한 향과 함께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에는 국화꽃잎으로 국화라떼를 만들어보자. 국화꽃잎은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간 후 국화꽃가루와 슈가파우더를 1:1로 혼합한다. 혼합한 가루 1작은술을 넣고 우유 150ml를 부어 전자레인지에 45초 데운다. 조금 더 따뜻하게 마시려면 1분 데우기를 하면 된다. 데우기가 끝나면 거품을 만들어 부드러운 국화라떼를 마신다.

모임도 많고 가족들 간의 돈독한 시간도 만들어야 하는 12월, 우리는 한해간 소중했던 사람들과 사랑과 웃음 속에 만난다. 국화차는 그 자체로도 깔끔하고 맑은 향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새하얀 눈처럼 부드럽지만 향기로운 따뜻함의 국화라떼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 화려한 크림과 시럽 속에서 수려하고 깨끗한 매력의 국화꽃말이떡와 고급스러운 금빛 국화샌드위치는 또 어떨까. 아, 마음속은 이미 향기로운 파티로 가득하다.

생각난 김에 햅쌀을 조금 물에 담가두었다. 내일은 말이떡을 만들어 어르신들과 나누어 먹어야겠다. 국화차 한 잔에 한 낮의 국화밭은 가슴 따뜻한 시간으로 남았고, 며칠간은 이 시간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