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뉴스는 ‘주민참여보도’ 일환으로 본지 군민기자의 전지적 시점에서 취재한 【농촌일기】 코너를 지면에 보도중입니다. 
‘농촌일기’는 농촌에 정착해 영농에 종사하면서 그동안 1차 산업으로만 여겼던 농업을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에 접목한 6차산업으로 육성해 가고 있는 담양의 명품농촌을 방문하고 ‘담양으로 떠나는 농촌생태체험’ 현장을 기록하는 지역밀착형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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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일기(30)/ 수정한과
“한국의 전통과자, 한과는 정성입니다”
가업 이어받고 ‘한과체험장’ 개설 운영

▲김상순 대표

▲수정한과 체험장

한과는 정성이다. 내 기억에 저장된 한과의 정의다. 
이렇게 저장된 이유는 한과를 만드는 과정 때문이다. 제사상에 올리려고 한과를 만든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유년시절이었다. 한과에 관심이 없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없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랜기간 지극정성을 들이는 어머니를 보고 한과는 정성이라고 기억했다. 
또한 한과는 시간이기도 하다. 수일의 발효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다.

▲전통한과 만들기

한과는 한국의 과자라는 말이다. 
과자 종류는 쌀엿강정, 유과, 약과, 정과 등이 있다. 하나같이 발효과정을 거치기에 제품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도 까다로운 공정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면 공급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종사자 역시 줄 수밖에 없다. 화려한 자태에 자극적인 맛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제품이 난무하는 시대에 은은하고 담백한 한과의 소비가 밀려 한과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 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한과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한과 보급에 앞장 선 이가 있다. 바로 수정한과 김상순 대표다. 
김 대표는 한과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 체험장을 만들었다. 그가 체험장을 만든 이유가 깊이 공감이 간다. 그는 가업을 이어받아 한과를 만들었다. 일손이 부족해 기계로 생산하는 분도 있고, 기계의 편리함을 잘 알지만 그는 수제품을 고집하고 있다. 그가 만든 제품을 창평시장에서 팔았다. 

▲수정한과의 다양한 제품

“한과 주세요” 약과나 정과 또는 유과를 사면서 일률적으로 “한과 주세요” 라고 했다. 
심지어 엿강정을 사면서 한과 달라고 하신 고객도 있었다. 이를 바로잡고 싶었다. 고객들에게 나아가 한국인에게 한과의 용어부터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사명감과 목표의식이 생겼다. 효율적으로 알리고 싶은 방법을 고민하다 체험장을 만들었다.

체험장에서는 한과의 종류와 각각의 한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설명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재료는 미리 준비해 두었다. 엿강정의 재료 중 하나인 튀밥은,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쌀을 불려 세척하고, 찌고, 고두밥을 만들고, 소금물에 풀고, 건조한다. 똑같은 과정을 세 번 반복한다. 그런 과정은 20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후 튀겨야 한다. 이런 과정을 체험장에서 할 수 없으니 미리 준비할 수밖에 없다. 유과나 약과, 정과를 체험할 때도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재료는 미리 준비한다. 체험객은 김 대표의 안내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체험객의 각자의 취향에 따라 색상과 모양을 선택할 수 있다. 맛도 취향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 유과를 예로 들면 백년초, 찹쌀, 단호박 등의 재료에 따라 색상이 다르다. 단맛을 선호하면 설탕을 추가할 수 있다. 조청 고유의 은은한 단맛을 음미하려고 추가하지 않은 분도 있다. 엿강정을 만들 때, 삼각, 오각, 별 모양 등 다양하게 모양을 낼 수 있다. 체험장에서 한과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도 좋지만 취향에 맞게 직접 만든 제품이라 남다른 맛까지 느낄 수 있다. 

체험장은 호황이었다. 교육지원청에 등록하니 학생들도 많이 찾았다. 체험장이 좁을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주춤했다. 코로나19 펜데믹이 완화되니 다시 활기가 뛰었다. 한과가 제사상에 올라가는 제품이 아니라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전통 과자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김 대표는 오늘도 재료 준비에 한창이다. 우수한 국산 농산물만을 고집하는 그의 체험장에서 그윽한 단맛이 코를 파고든다. 유년의 추억을 되살리는 정성 가득한 향이다.
(체험문의 ☎010-5547-3430, 061-382-1700) / 강성오 전문기자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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