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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평【대숲소리】(104)/ 송구영신과 새해 소망-시대적 가치지향을 바라며이규현 칼럼위원(전라남도의회 의원)

계묘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 또 한 해를 보내며 늘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건 그만큼 얻고자 했던 소망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마다 소망의 내용과 크기는 다르겠지만 매년 새해를 맞이하여 이루고자 하는 소망은 끊이지 않는다. 어떤 이는 그러한 본능적 욕망이 있기에 인류의 역사가 발전해 온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니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다고 뭐라 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와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소망하는 것들의 중심에는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처럼 돈이 최고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새해 해맞이 행사를 비롯해 각종 행사에서도 ‘대박기원!’, ‘돈벼락 맞게 해주세요!’ 등등의 소원이 단골메뉴를 차지한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돈이야말로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에 굳이 폄훼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오로지 돈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세상은 국민들을 극단적 이기주의와 능력주의의 함정으로 몰아넣는 것이기에 이제는 우리가 꿈꾸는 소망의 가치가 조금은 달라져야 할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돈이 최고의 가치로 집착되고 있는 이유는 ‘고립적 생존불안’과 ‘존중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먹고 사는 게 힘이 들다 보니 돈을 벌어야만 하고, 돈이 없으면 무시 당하다 보니 돈을 벌어서 지위상승을 해야만 한다는 강요된 현실이 우리를 돈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돈에 대한 과도한 욕망은 철저하게 이기주의를 확산시킨다. 돈의 노예가 되도록 만드는 세상 속에서 우리 모두는 이웃과 공동체를 생각하기 보다는 오로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하여 분투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제아무리 사회 발전을 위한 개혁적인 정책이 나오더라도 나에게 돈이 되지 않는 일이면 결코 좋은 정책으로 인정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은 집단이기주의로 발전하여 계층 간, 집단 간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다. 간호사를 위한 법을 만들면 의사들이 반대하고, 여성을 위한 정책을 만들면 남성들이 반대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려 하는데 정규직들이 반대하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들을 우리는 숱하게 직면해 오고 있지 않는가.

능력이 있으니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능력주의의 최고 문제는 현실적으로 모두가 똑 같은 능력자가 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보편화 되어 있는 시대, 우리는 힘의 논리와 서열에 너무 익숙해 있는 것은 아닌지? 노력한 만큼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지만 그러한 능력이 부족하다 해서 자괴감과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인간의 존엄은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될 수 없다. 모두가 존엄한 존재인데 돈과 지위로 차별받는 세상은 헌법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최고의 가치로 조장하여 정치적 무관심을 유발시켜 내는 능력주의는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연결시키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현상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불공정은 못 참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촛불로 정권을 바꾸는 쾌거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내면화된 민주주의 의식을 나타내는 지수에서는 대만과 일본에도 뒤지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국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공약들이 준비되고 있지만 능력주의에 기반한 정책과 공약이 아닌 모든 국민이 더불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정책들이 제시되길 바란다. 연대와 공동체가 회복되어 혼자가 아니라 이웃과 국가가 함께 하고 있음을, 모두가 서로 평등한 존재임을 느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돈이 최고가 아니라 우리 모든 개개인의 행복이 최우선적인 가치가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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