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새해가 밝았다. 
늘 가고 오는, 흐르는 시간을 구분지어 놓은데 불과하지만 그래도 신년 초엔 새로운 각오도 다지고 희망사항도 다듬어본다.

그런 각오와 소망이 각자 삶에 관한 것일 수 있고, 세상의 변화를 갈구하는 담론일 수 있겠다. 또 거의 실현 불가능한 원대한 꿈일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우린 늘 꿈꾸며 살았고, 또 그걸 이루려 노심초사, 발버둥치기도 한다.

독자님들도 크든 작든 새해 희망을 만들어보고 그걸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필자는 새해 좀 엉뚱한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청룡의 기운을 받으사 우리 사회의 큰 숙제가 하나 풀렸으면 하는 소망이다. 

내용인 즉,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싶다. 아니 곧바로 올라가진 않더라도 우리 젊은이들이 “이젠 애를 맘놓고 낳겠어요” 하는 마음의 변화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거야 뭐 어디서부터 매듭을 풀어야할지 답이 잘 나오지 않는 심각한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해법이 없을 리도 없다. 나는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강제적으로라도 전환하면 가능하리라 본다. 그것은 다분히 정책이 뒷받침해야 하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구조를 바꾸어가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수도권 집중 정책을 포기하고 지역을 균형있게 키우기로 대전환하는 것도 한 축이다. 천만도시 서울을 유지하는 데 드는 교통, 환경, 에너지, 주택, 교육 등의 막대한 비용을 지역에 분산투자해서 지역이 고루 잘 살아야 한다. 좋은 일자리는 다 수도권에 있으니 청년들이 너도나도 서울로 가고, 그 악다구니같은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는 악순환을 깨뜨리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멈춰야 한다. 공기관을 더 많이 지역에 내려보내고 대학도 지역이전을 유도하고, 민간기업의 이전에 인센티브를 걸어야 한다.

아주 특별한 법을 만들어서라도 농촌과 어촌 등 지역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올인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 청년들이 태어나서 자란 곳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곶감 몇 개 나눠주듯 생색만 내는 청년정책, 출산율 정책을 버리고 훨씬 대담하고 과감한 지역의 삶의 질 개선 정책을 세워보기 바란다. 멀리 내다보고 그 지역이 뭔가 매력있고 살기좋은 곳이 되도록 큰 그림을 그리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인근 지자체와 통합도 마다하지 않는 눈을 좀 뜨면 안될까? 

교육정책을 다 허물고 새로 짰으면 한다. 과거 가난벗기가 당면과제이던 시대의 교육틀을 AI 시대에까지 갖고 있고, 그에 맞춰 줄 세우고 특별한 몇 계층의 부와 권력만 대물림하는 교육정책을 새로 지었으면 좋겠다.

학생들도 하루 7시간 정도는 잠을 자고, 학교에서 체육시간도 즐기고, 공부가 싫으면 직업학교 선택하기를 자랑스러워하는, 그래서 대학을 안가더라도 4년 후엔 대졸자와 임금이 같은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가 과도한 사회, 출산하면 회사를 그만두어야하는 구조, 여성들의 임금이 적고 유리천장에 막힌 사회 시스템을 해체한다면 좋겠다.

아이는 공보육이 책임지고, 본인이 원하는 교육은 모두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겨우 한 달 16만원을 벌면서도 7~80 노인들이 폐지를 주워야만 하는 구조를 깨뜨려야 한다. 공적부조로 노후를 보장해줘야 국민 각자가 애도 낳고 여가도 즐기는 세상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바꿀 혜안을 만들었으면 한다. 주택마련에 올인하기 위해 오직 돈을 모으거나 평생 빚을 안은 채 살아가고, 노후에도 부족한 돈을 위해 못 먹고 못 입어 가며 아끼고 폐지를 주워야하는 구조로는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이제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된 시대다.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더 여유있게 질높은 문화를 향유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캠페인도 벌인다면 시민들의 의식, 패러다임도 바뀔 것이다. 그래서 2024년 말쯤엔 출산의지를 불태우는 청년들이 넘친다는 뉴스를 들으면 좋겠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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