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The Championships, Wimbledon)은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과 함께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이다. 가장 오래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이 대회는 1877년에 시작된 이래 전통적인 테니스 경기장인 잔디 위에서 진행되며, 11시까지의 통금을 고수하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윔블던의 정체성에서 딸기는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하다. 매년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2주간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열리는 웜블던(윔블던 선수권 대회) 기간에는 경기장에서 약 30톤의 딸기와 10톤의 생크림이 소비된다.

윔블던과 딸기는 문화적으로 동의어가 될 만큼 많이 알려져 있다. “딸기와 크림이 없는 윔블던은 윔블던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전통의 시작은 1회 대회에서 200여명의 관중에게 딸기와 생크림을 제공한 것부터이다. 딸기와 크림의 전통은 무료제공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변한 것 외에는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윔블던에서 딸기가 사용되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추측 가능한 것은 윔블던 개최 시기가 딸기의 생산 시기라는 점, 당시 딸기는 사치였고, 공공장소에서 먹는 것은 번영의 상징이었다. 초창기 빅토리아시대 윔블던 경기장에 모인 사람들은 백인, 중상류층, 부유한 유형의 영국인이었다. 테니스 경기 장소는 교외의 잔디밭으로 영국식의 우아한 귀족 정원과 같은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딸기를 먹는 것은 상류층의 상징이자 자부심이었을 것이다. 

딸기의 제공은 과거나 현재 모두 새벽에 수확한 신선한 딸기를 접시 또는 컵에 담고 생크림 한 덩어리를 퍼준다. 생크림이 사용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속설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딸기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먹는 딸기처럼 달콤하지 않고 신맛이 있어 지방분이 높은 생크림을 넣어서 맛을 좋게 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윔블던의 상징적인 음식이 된 딸기와 크림의 조합은 딸기의 신맛과 크림의 부드러움이 독특한맛을 만들어 낸다. 이 고전적인 페어링은 참가선수, 관중, 심지어 로열석 참석자까지 즐기며 대회의 우아함을 더해준다. 

윔블던의 딸기와 크림은 맛있는 맛 외에 대회의 전통으로 테니스 애호가와 일반 팬 모두에게 소중한 의식이 되었으며, 윔블던 특유의 독특하고 몰입감 있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관중들은 윔블던을 방문하기 전부터 갓 수확한 딸기와 크림이 조합된 윔블던의 딸기를 맛보며 경기를 볼 생각에 설렘과 기대감에 갖게 된다. 

테니스를 보면서 딸기와 크림을 즐기는 윔블던의 전통은 대회 자체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과 함께 현실적으로는 딸기와 크림 판매가 수익원이 된다. 윔블던 기간에는 약 20만 명의 관중들이 대회장을 입장하며, 이들은 대부분 딸기와 크림을 먹는 전통을 즐기고, 이것은 대회를 주관하는 올잉글랜드 클럽(All England Club)의 수익원이 되고 있다. 수익원은 딸기와 크림 전통으로 인해 딸기 모자, 딸기 셔츠 등 딸기를 소재로 한 다양한 기념품까지 파생되어 있다. 

윔블던의 딸기와 크림 전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윔블던의 연계와 스토리에 의해 대회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즐기는 방식을 다양하게 한다. 방문객들은 방문 전부터 그 장소에서 전통을 즐길 수 있을 것에 대한 경험을 기대하게 한다.

국내 대표적인 딸기 산지인 담양군은 맑은 댓잎의 향기가 가득한 죽녹원, 가로수들이 일렬로 서있는 메타세쿼이아 길, 슬로시티로 지정된 창평 삼지천 마을의 고즈넉한 한옥과 운치 있는 골목길 등 여행지로서 장소적 우수성이 많은 곳이다. 

그 아름다운 장소에서 신선하고 아름다우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딸기 디저트는 장소적 역사성과 아름다움이 어울려 여행지로서 담양군 만의 매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도 대표적인 딸기 산지와 아름답고 스토리가 있는 장소를 연계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 윔블던을 생각하면 딸기와 크림에 설레는 것처럼 딸기 디저트의 사진 촬영과 먹을 생각에 여행 전부터 설레는 담양군이 되길 기대한다. 

■ 허북구 농업 칼럼니스트
- 목포대학교 원예과학과 농학박사
- 원광대학교 원예학과 겸임교수 및 동서보완의학 대학원 강사 역임 
- 유네스코 자카르타 사무국, 미국 MICA 초청 등 해외 강연 25회
-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대한민국수공예대전, 대한민국압화대전 심사위원 역임
- 대만 타이난시정부 초청 등 해외에서 지화(紙花) 개인전 6회 개최
- ‘탄소농업’ 등 국내외 저서 120권, 국내외 학술지 게재논문 342편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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