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보내는 곡,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 방송이나 거리에서 울려 퍼졌다. 작별을 뜻하는 스코틀랜드의 민요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부르는 축가로 쓰인다. 

교회에서는 송년예배를 드리고 서울 보신각에서는 서울 시장이 주관해 그동안 사회 각계에서 우리 사회에 모범을 보이고 내일의 희망을 주는 저명인사를 초청하여 33번의 타종행사를 한다. 그리고 새해 첫날은 휴무를 두어 지나간 해와 새로 맞는 해에 구분을 두어 지난해를 버리고 희망과 소망이 넘치는 새해를 맞는다.

우리 삶속에 희망은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간절한 바람이 희망이다. 그리고 희망이 있기에 오늘을 소중하게 여기고 고통을 이겨가며 열심히 사는 것이다. 희망은 그야말로 조금 있으면 현찰이 되는 어음과 같은 것이다.  
희망이 어음이라면 소망은 바로 행동하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꿈을 이루어 나가는 현찰과 같다. 그래서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 작은 일에도 행복감을 느끼며 열심히 살아간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희망과 소망이 사라지고 있다. 가정을 이루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내 집 마련의 벽은 너무 높고 애를 낳아 키워야 하는 환경이 열악하여 낮은 출산율은 국가 존폐를 위협하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 했던가. 
한파주의보가 내려져도 곧 다가오는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고 봄이 오면 얼음이 풀리고 꽃이 피어나는 소망을 본다. 그런데 정초(正初)가 왜 정초답지 못하게 해가 바뀌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온 나라가 시끄럽다. 
크게 다쳤다. 1~2Cm 이게 무슨 큰 상처냐. 자상(刺傷)이다, 열상(裂傷)이다, 경찰 말 다르고 정당 대변인 말 다르고 병원의사 말 다르니 누구 말이 진실이냐, 최고 권역 외상병원을 두고 서울로 가는 것은 지방 병원은 실력이 없다는 말이냐, 나도 서울 병원 갈 때 헬기 태워달라면 태워 줄 것이냐, 이것은 법규를 위반한 특권이다, 아니다 환자의 인권도 중요하다. 
이처럼 국가 의전서열 7위의 정당 대표의 부상을 두고 온 세상이 시끄럽다. 
대통령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행했다는 말은 대통령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들리고,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알맹이 없는 짜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번 단식 때도 그렇게 말이 많았어도 넘어갔다. 지금의 사태도 그리 만만치 않지만 이 또한 지나 갈 것이다. 중요한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사퇴함으로서 총선 이전에 1심 판결은 불가능해지고 말 많은 공천권은 유효하기 때문이다. 이 사태에 광주광역시 의사회는 규탄 성명을 냈지만 전남도 의사회의 침묵은 묘한 지역의 시각차를 보여준다. 

야당은 결국 분열의 길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동반단식에 지지성명까지 냈던 이 지역 정치인들은 소신과 시류(時流)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항상 한쪽으로 기울어진 선거마당 인심이 이번에는 불가피하게 두 쪽으로 나누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저 줄 잘 서고 눈치 살피면서 온갖 특권의식에 젖은 자리 안 놓치려고 발버둥치는 군상(群像)들의 모습이 보일 듯하다. 

그러나 이런 망나니 같은 세상 뒤에는 뉴스에 잘 나오지 않는 기분 좋은 통계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세금만 축내는 집단이 있다면 정초와 무관하게 땀 흘려 세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지난 한 해에도 엄청난 해외수주 실적을 만들어 냈다. 사우디에서만 86억불 건설사업 등 259억 달러의 해외 건설수주 실적을 이루었다. 전차, 자주포, 항공기 등 K-방산의 실력을 인정받아 엄청난 수출을 만들어 내어 쓰러져 가는 도시를 살려냈다. 금년에도 300억 달러(약 40조650억원)의 해외 플랜트 수출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탈원전으로 엄청난 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주가는 이제 오르기 시작했다. 80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국민연금도 13개월 만에 흑자수익률을 기록하며 900조 원대 자산규모를 회복했다. 

지금 이렇게 돌아가는 현상들은 이번 총선에서 비정상적인 정치에 뭔가 손을 봐야 한다는 주권자의 권리 주장이 나오게 만들었다. 세금을 축내는 정치를 심판하고 국가의 부(富)와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치인을 뽑자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은 푸른 용(龍)의 해다. 용은 힘차고 진취적인 모습을 상징한다. 용의 띠에 태어난 사람은 리더십이 강하고 주도적인 성향을 가지며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금년은 나에게 희망과 소망을 가지고 용처럼 살아가라고 명령한다. 그래서 이런 다짐을 해본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는 제대로 된 용을 한 번 뽑아 보자. 나의 희망과 소망이 만들어지는 세상을 위해 교묘하게 포장된 자들이 정치를 주무르는 그런 세상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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