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이 현실화하고 있다. 
인구의 초고령화와도 관련되지만, 한편으로 대다수 노동인력이 일자리가 집중된 대도시로 몰리고 있어서 그렇다. 결국 읍-면-동 단위의 농촌마을들이 소멸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행안부)는 평균인구증감률, 인구밀도, 청년순이동률, 주간이동률, 고령화비율, 유소년비율, 출생률, 재정자립도 등 8개 지표의 상관관계를 살펴 인구소멸도를 밝히고 있다. 

이 8개 지표를 고려하여 소멸저위험(1. 5이상), 소멸위험보통(1.0~1.5미만), 소멸주의(0.5~1.0미만), 소멸고위험(0.2~0.5미만)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2023년 12월 현재 소멸 고위험은 50여개 지역에 이른다.

기초지자체 단위로 분류하자면 고위험지역이 경북 10개 지자체, 경남 9개 지자체, 전북 7개 지자체이고, 전남 역시 11개 지자체에 이른다. 위험도가 매우 낮은 지역은 수도권과 대도시, 몇몇 기업도시뿐이다. 

도립대학에 재직하다 보니 자연스레 도립대학 소재 지역으로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다. 7개 도립대학은 대체로 소멸주의단계 및 소멸고위험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소멸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존재와 해당 지역 기초지자체의 운명 여부는 지역유동 인구에 달려 있다. 특히 지역대학은 다중이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문화복합자원, 즉 학생과 교수의 이동, 시설과 기자재의 개방적 활용, 소비와 유통 및 유동성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 기여, 문화예술 행위의 장으로서 역할 및 실질적인 주체와 객체로서 지역사회를 이끄는 구심점이라 할 수 있다. 

지역대학은 공공재로서의 기능과 역할, 학생 유입에 따른 인구증가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은 “우리 안에 있는 최고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미래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방탄소년단의 캐치프레이즈와도 같이 “우리 자신을 넘어 커다란 선을 추구하는 일”이다. 대학 구조조정시대인 지금이 지역대학을 혁신할 수 있는 마지막 적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고등단계 직업교육이자 평생교육의 산실인 지역 소재 전문대학들은 한결같이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즉 곤궁과 내핍으로 유년을 보내며 학습 기회를 놓친 지역주민인 성인학습자에 대처에 나가지 않고도 생활적 기호와 취미, 취창업에 적정한 맞춤형 교육을 오벽지의 지역대학들이 제공하고 있다.

취업을 앞둔 청년층에는 취업의 기회를 활짝 열어주고 전직자와 실업자, 경력단절자에게는 인생2모작, 인생3모작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희망사다리 역할을 하고도 있다. 

도립대학만 살펴본다면 일반학생의 경우 기초부터 3분위, 장애우, 다문화가정 학생이 평균 39%대에 근접하고 있으며, 기숙사 입사생도 50%대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 직업교육인데도 직업교육 구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광역지자체가 재정지원을 감당하고 있다.

특히 특정 분야 전문가 집단인 교수진은 지역 산업체와 연계하여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현안에 대한 고충과 애로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로 일컬어진 AI기반 흐름과 6차산업이라는 복합 중층적인 산업구조 트렌드를 발 빠르게 흡수하여 지역경제 회생의 매트릭스를 깔아주는 등 지역 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대학은 지역이 갖고 있는 고유 아이덴티티 기능 유지, 지역생존 필수분야, 인력수급 미스매칭 분야를 포함한 지역 현안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미 직업교육 선진 대학에서 검증이 끝난 지역혁신센터 설립은 물론 지역생활형 및 지역밀착형 학과로의 과감한 구조개편 작업도 요청된다. 이는 획일적인 줄세우기식 대학평가제도 및 재정지원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만 엄두를 낼 수 있는 일이다.

2024년 현재 그간 추진해 온 정책처럼 정부는 대학구조조정을 기획 입안하여 재정지원금을 활용하여 대학 간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도립대학의 경우, 유일하게 경북도립대학이 국립 4년제인 안동대학교와 통합에 성공하여 선순환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여타 도립대학들도 구조조정의 행보를 바삐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지역인 담양에 있는 전남도립대학의 경우도 그간 순천대, 목포대, 전남대 등과 물밑 접촉을 서둘러 왔다. 순천대, 전남대와는 통합에 차질을 빚는 결과가 되었다. 지난주 국립인 목포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순차적으로 통합을 진행하는 것으로 언론을 통해 지역사회에 밝히고 있다.

도립대학의 통합은 인구 초고령화-저출산율을 걷어내고 국민 혈세를 줄이는 효율적인 방안으로서 국공립 대학 간 구조조정이라는 정부 정책을 기조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국가 고등교육재정지원사업과 병행하여 추진하되 혹여 선추진 후지원 등을 포함한 지원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급속하고도 정교하게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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