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군민기자석 열두달 꽃차 이야기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48)

茶田 송희자의 【꽃차이야기】
담양뉴스는 새로운 생활문화 코너로 우리 지역에서 꽃차전문가로 활동중인 茶田 송희자 님의 ‘꽃차이야기’를 월2회 가량 게재합니다. 茶田 송희자 님은 ‘茶田(차밭)’ 이라는 호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차와 우리 꽃을 소재로 오랜 시간을 연구하고 교육하고 책을 펴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있는 꽃차 전문가입니다. /편집자 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48) 땅 속의 보석 머위꽃차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코끝이 시리지만, 한낮에는 잠시 동안 따뜻한 햇살이 지나간다.
절기 상 대한이 지나고 입춘을 바라볼 때면 한낮 따뜻하게 퍼지는 햇살을 받으며 땅 밑을 바라본다.  겹겹이 싸고 있는 머위의 꽃머리를 볼 때면 빙그레 입꼬리가 올라간다. 땅 속에서는 벌써 물을 올리고 봄을 시작하는 것이다.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관심 있게 자세를 낮추고 보면 비로소 암갈색 싸개 속에 겹겹이 속싸개를 하고 있는 머위꽃을 마주할 수 있다. 

머위꽃은 흔히 꽃보다는 잎, 줄기 뿌리를 먹는다. 
봄에는 어린잎을 나물로 먹고, 여름에는 줄기를 삶아 겉껍질을 벗겨 나물로 먹고, 가을 겨울에는 ‘봉두채’라고 하는 뿌리를 약재로 사용한다.

머위는 묵은 뿌리에 새순처럼 돋아난 곳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핀다. 이런 머위의 시간과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위꽃이 피어났는지조차 모른다. 이른 봄 낮은 곳에서, 땅과 맞붙어 연녹으로 피어났다가 지기 때문일까. 꽃이 필 때쯤 주변의 봄꽃이 화려하게 피어나기 시작해서 시선을 빼앗기기 일쑤다.

담양으로 이주하고 처음 접했던 머위, 중국에서 자생하는 ‘관동화’하고는 다른 식물이지만 한국에서는 ‘관동화’의 대용으로 사용하다보니 혼동의 여지가 많다. 

전혀 다른 꽃이니 사용 시에는 참고하길 바란다. 머위꽃의 채취 시기는 지역에 따라, 같은 지역 내에서도 주변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이곳 도동마을도 산자락에 있는 머위꽃과 밭둑에 있는 머위꽃의 개화시기가 한 달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니 딱 집어 한정할 수는 없지만 입춘이 지나면 개화가 시작되어 음력으로 3월이 되면 지고 없어진다고 기억하면 된다.

머위꽃은 가장자리부터 작은 꽃들이 개화되어 중심부까지 순서대로 피어난다. 
암갈색의 싸개가 벗겨지고 마지막 연녹의 싸개가 벌어지면 연두색 콩처럼 꽃다발이 보인다. 가장자리가 개화하기 직전의 상태가 꽃차를 만들기에 가장 이상적인 채취 시기이다.

꽃의 크기에 따라 다발이 큰 것은 꽃을 하나하나 분리하여 손질하는 것이 좋고, 다발이 작은 것은 줄기 끝부분에 칼집을 내어 공기가 통하도록 해주면 건조가 잘 된다. 

손질한 머위꽃을 식품건조기에 43℃ 24시간 건조한다. 
건조한 후에는 수증기에 30초씩 반복해서 찌고 식히기를 3회 반복하고, 잔여수분을 확인한 후 병립하여 보관한다. 머위꽃은 수증기에 쪄줄 때 뚜껑을 닫고 쪄주어야 쓴맛이 순하게 된다. 쓴맛이 많으면 꽃차로 만들어서 마실 때 호불호가 확연하게 나뉘게 되니 이점에 유의한다.

머위꽃차는 음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아찌, 나물, 된장국, 튀김 등 음식의 재료로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사찰요리에 사용이 되는데,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선보이곤 한다. 2009년 안면도 꽃박람회 ‘꽃음식관’의 전시에 있어서도 머위꽃장아찌와 머위꽃차는 꽃을 활용하여 만든 대표적인 음식으로 소개되었다.

박람회 준비와 진행 동안 ‘N’사 음식연구원장님이 ‘연구원들과 함께 이렇게 귀한 머위꽃을 볼 수 있고,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며 손에 꽃차를 보듬고 어쩔 줄 몰라 했던 적도 있었다.

코끝이 시린 날 한 낮에 드리운 햇살 아래 머위꽃을 만나러 밖을 나선다. 
마당을 둘러싼 목련나무 아래도 살펴보고, 집 앞에 있는 밭도 빙글 빙글 걸으며 둘러보고, 길 건너 하우스도 뒤편을 통해 한 바퀴를 돈다. 이곳에서는 아직이고 저곳은 빼꼼하는구나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몇 밤을 자고 나면 인사를 하겠지 하는 생각에 설렘이 차오른다. 

머위꽃차 0.5g을 300ml 다관에 넣고 100℃의 끓는 물을 부어 1분간 우려내어 마신다. 
벌써부터 입안 가득 머위꽃의 기분 좋은 쓴맛이 감도는 듯하다. 머위꽃차는 맑고 청아하며 깊은 땅 속 봄의 향을 끌어올린 듯한 쓴맛을 여운으로 남긴다. 봄철 입맛을 돋우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명랑한 차다. 

살짝 연둣빛 찻물이 입안을 감싸며 넘어간다. 
땅 속 깊은 향, 이 순간이 기다림의 끝, 만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머위밭에서 잎만 보지 말고, 땅 속에서 올라오는 꽃과 눈을 맞추며 봄을 지나보자. 눈에 쏙쏙 들어오는 식물만이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가끔은 스쳐지나가는 듯, 심지어 밟힐 때도 있지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보물이 있다. 마치, 머위꽃처럼.

장광호 편집국장  d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담양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광호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