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선교 및 민족혼 강론 개신교 유적지
타마자 선교사 거주지와 광덕학교·순담성경학원 옛 터 존재

1910년 한일합병 이후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던 시기에 서양인 선교사가 담양에 들어와 선교와 함께 민족혼을 강론하던 옛 개신교 유적지가 담양읍 미리산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근대문화유산 지정,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담양읍 미리산 일대는 한일합병을 이후로 1940년대 말까지 서양인 선교사 존 반 넥스트 탤메이지(일명 ‘타마자’) 씨가 활동하면서 당시 개신교 담양교회의 역사에 빠져서는 안될 주요인물로 등장하고 있으며, 아울러 주민들에게 선교와 함께 민족혼을 일깨우는 신문화 개화교육에도 헌신한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당시 미리산 일대 마을에 살았던 원로들에 의해서도 전해지고 있지만, 몇 년전 담양군이 근대문화역사 보존을 위한 관련 용역조사에서도 어느정도 밝혀진 바 있다.

당시 마을민들에게 구전되는 말과 구한말-일제시대 호남지역(담양) 개신교 선교관련 자료, 그리고 담양군의 용역조사자료에 의하면, 담양읍 미리산과 산 아래 마을(백동삼거리 마을)은 선교사 타마자 씨가 마을에 사택을 짓고 살면서 담양지방 대부분의 교회 설립과 선교활동을 주도한곳이다. 또 미리산 등성이에 ‘순담성경학원’을 세워 목사와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당시 이 마을에 있던 사립 소학교인 광덕학교(1923년 설립)에 다양한 후원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자긍심과 민족혼을 불어넣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록에 의하면, 타마자 선교사는 1910년 광주에 들어와 광주선교부를 중심으로 담양, 장성, 송정리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으며 1938년 이후 일제의 핍박과 탄압이 심해지면서 동료 선교사들이 귀국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남아 교회 선교부 재산을 지켰고 이로인해 감옥에 수감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선교사들과는 달리 담양지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선교활동에 열정적으로 사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타마자 선교사는 당시 봉산 양지교회에 있던 ‘순담성경학원’을 미리산(현.담양공공도서관 자리)으로 옮겨 4회 졸업생 이후부터 이곳에서 교육했으며 대표적인 졸업생으로는 배영환 장로, 강치원 목사(강신석 목사 부친), 박요한 목사 등을 배출했다. 당시 순담성경학원은 담양과 순창지역 젊은이들에게 성경공부와 함께 영어, 피아노, 오르간 등을 가르치면서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교육의 산실이자 근대 신문화를 전파하는 문화의 가교역할을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또 타마자 선교사가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광덕학교는 허화준 목사가 설립한 사립학교로 당초 광명학숙(현.담양동초교)에서 더부살이를 하다 새로운 한옥교실 3학급을 신축, 1936년 4월 5일에 미리산(현.담양도서관 뒤편)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덕학교는 이곳에서 개신교 선교를 주로했으나 특히 신문화와 민족의식 고취 교육으로 일제의 탄압이 심해 1937년 9월28일 일제에 의해 강제 폐교당한 후 지금껏 흔적도 없이 잊혀지고 있다.

이와관련 이 마을 토박이 설재록 작가는 “어릴적 조부로부터 타마자 선교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던 바, 그가 1947년 무렵 미국으로 귀국하면서 마을민들에게 재산을 나눠 줬으며 조부께서도 젓 염소 한 마리를 받아 어린시절 그 염소의 젓(양유)를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면서 “타마자 선교사가 살던 일본식 집이 마을의 골목끝 미리산 올라가는 길에 있었으며 광덕학교와 순담성경학원은 미리산 정상, 큰 무덤이 두 개 있던 곳 현재의 도서관 자리 부근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공직시절 관련민원을 접수한 바 있다는 담양군복지재단 김용 이사장은 “당시 토지대장에 의하면 미리산 일원 타마자 선교사의 집터로 여겨지는 부지 소유자가 타마자에서 국유재산으로 이전된 것을 알게 됐으며 이후 담양지역 교회와 선교 역사에 관심을 갖고 확인하던 중 당시 타마자 선교사가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 2그루 중 한그루가 아직도 마을에 있음을 확인했다” 면서 “근세 담양의 선교역사에 중요한 지역이므로 2018담양지명천년을 맞이하는 차원에서도 미리산 일원을 근대문화유적지로 지정하고 우선 기념표석이라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제안했다.

한편 본지 확인결과, 실제로 백동삼거리 마을 대나무건강랜드 건너편 밭에 수령 100년은 된 것으로 보이는 은행나무 한그루가 서 있으며 바로 앞에는 오래전 죽은 은행나무 그루가 남아 있었다.

이같은 자료와 전해지는 사실에 따라 한일합병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 담양지역 선교활동과 신문화 교육의 역사적 장소로 그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는 미리산 일원에 대해 ‘담양지명 천년기념사업’을 추진중인 담양군이 나서서 보다 구체적인 답사와 검증작업을 거쳐 근대문화유적지로 지정, 보존하고 차후 기념사업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구한말-일제강점기 담양지방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장 오래된 교회는 1904년 설립된 무정교회이며, 이어 개동교회(1906년), 양지교회(1910년), 담양읍교회(1917년) 순으로 알려졌다. / 장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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