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이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두고 광복회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작년까지 정부는 대한민국의 건국의 시점을 1948. 8. 15일의 정부수립일과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중에서 결정을 못한 채 애매한 상태로 경축행사를 해왔다. 그러나 작년부터 정부는 건국일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와 달리 소련에 의해 위성국가로 만들어진 북한은 1947. 2월 북조선인민위원회로 공식정부를 구성하였고, 1948. 9. 9일에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건국을 공포하고 해 마다 대규모 경축행사를 벌여 오고 있다. 이에 반해 UN의 결정으로 UN이 주도하여 선거를 치루고 UN이 공식적인 국가로 인정한 대한민국은 건국일도 없이 지금까지 내려 온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현재 검인정 국사 교과서에 북한은 건국, 남한은 정부수립, 북한은 남북한 총선거로 탄생한 국가, 남한은 반쪽 선거로 탄생한 정부로 기술되어 있고 이렇게 가르치고 있어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긍심을 어떻게 심어 줄 것인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일반 국민들은 정부수립이든 건국이든 대한민국이 국가 명칭이고 이 국가가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해방이 되고 탄생한 국가라고 알고 있고 별로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 통일에 대비하여 건국의 역사가 북한이 더 정통성 있는 국가로 만들어지는 이 사태를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다. 결국 정부수립일이냐 건국일이냐 논쟁은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문제였고 현 정부는 UN회원국으로서 UN의 권위를 인정하고 여러 법적인 연구와 역사적 검토를 거쳐 1948. 8. 15일을 건국일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광복회가 이의를 제기하고 일부 야당 정치인들과 단체들이 광복회를 거들고 나오면서 건국일 논쟁은 정치적 문제로 변하고 있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 정부 정책에 수많은 일들이 처리되면서 야당과 일부 친북 성향의 단체들이 가세하면 조용히 넘어 간 적이 없다. 건국일 논쟁도 이제 또 한건의 국론분열 논쟁거리가 될까 걱정스럽다.
역사적으로 3. 1 운동 이후 가장 먼저 소련에서 임시정부가 수립되고 이어서 상해, 그리고 서울 순서로 여러 임시 정부들이 출현하였다가 이후 통합과 분열을 반복한다. 1920년 코민테른(Comintern: 공산주의자 인터내셔널)제2차 대회 영향으로 우리 민족의 좌익항일운동세력은 ‘민족해방’ 혹은 ‘해방’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에 관여해왔고, 해방이후 건국활동도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좌우합작이라는 세력의 경쟁구도 하에 진행되다가 UN의 통제로 어렵게 건국이 된 것이다. 공산주의의 맥은 현재 북한으로 이어져 왔고 북한과 공산주의 이념이 관여된 역사적 사실은 건국일 논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건국일 지정 문제를 광복회가 제기하는 것은 건국일 지정과 직접 관련이 있는 단체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광복회는 8. 23일 성명을 통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건국절 관련 국회 내 대국민 공개토론 제안을 적극 찬성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여당은 이 문제를 정치권으로 가져와서 온 국민이 참여하는 토론을 거쳐 결론을 내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정부와 광복회의 논쟁에 여당은 정부의 편에서고 우익이었던 광복회에는 야당과 친북 성향의 좌익 세력들이 가세하여 논쟁이 시작 될 것이다. 친북세력들 입장에서는 이 싸움은 자중지란의 싸움으로 옆에서 부채질만 해주어도 국론분열과 정부 흔들기 효과를 달성할 수 있기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싸움이 끝나면 친북세력들의 이의 제기로 남북 간의 정통성을 두고 건국일 논쟁이 또 시작될 것이다. 급기야 “건국절 논란을 중지하자”는 중재의견이 등장했다. 건국절을 정하면 단군이래의 역사가 단절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일도 건국절이 될 수 없고 1948년 8월 15일도 건국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궁색하게 이런 논리로 논란을 중지하자고 제안하지 말고 차라리 남남갈등을 일으키는 논쟁을 중지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맞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보고 해석하고 법은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 역사를 해석하는 법을 해석하는데 정치적 입장이나 성향, 진영논리 따위가 개입되어선 안 된다. 건국절 논쟁은 이제 광복회가 양보하고 물러난다 해도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당 대표가 정부를 돕겠다고 나서서 해결 될 문제도 아니다. 이 싸움의 배후에는 오랜 공산주의 이념이 있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친북 좌익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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