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 경인선(經人先)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금까지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경인선(京仁線)철도로 사용된 용어가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경제도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정책을 함축한 용어라고 한다. 땀 흘려 수고하는 노동자 농민의 인권과 근로조건을 정부가 잘 챙기겠다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지난주에 군청에서 실시하는 사업 추진 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와서인지 참석자들에게 설명회 시작 전에 아예 공식적으로 후보자들의 출마 인사 시간을 주었다. 선거 때마다 그렇지만 후보자들은 자신을 선출해주면 이러 이렇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기억에 남는 것은 단체장 후보 중에서 현재 군수를 맡고 있는 후보는 나름 구체적으로 군정 추진방향을 설명하였던 것 같고, 지방의회 의원으로 출마한 어떤 후보는 단체장과 의원들이 같은 정당이다 보니 군 행정 감독이 소홀할 수 있는데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혀 참석자들의 칭찬을 받았다. 맞는 말이다. 행정관서의 집행 예산은 국민이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의원들은 계획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검증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 푼의 예산이라도 농민들의 근로 여건 개선과 소득증진에 투자될 수 있도록 단체장은 조직 관리를 잘해야 하고 의원은 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을 우선하는 정부는 최저 임금 만원의 시대를 목표로 올해 최저 임금은 어렵게 7,530원까지 올렸다. 작년에 어렵게 최저 임금 협상을 마무리 한 것은 근로자와 사용주 사이의 상호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근로자는 임금을 더 줄 수 있는데 적게 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사용주는 아르바이트, 외국인 근로자까지 써야하는 어려운 경영 상태라고 항변한다. 결국 정부는 중소 사업주에게 일정 임금을 보전해주면서 최저 임금을 시행하였고 외국인을 고용하는 농민들도 이 혜택을 보고 있다. 최저 임금 지급은 사업주에게 권고가 아닌 강제 사항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이나 징역형까지도 받을 수 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서 근로자를 고용하고 일을 하겠다면 반드시 최저 이 정도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강제 명령인 것이다.

이제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한다. 불가피하게 외국인을 고용해야하는 대부분 농촌의 경우 5인 이하의 노동자를 쓰고 있어 이번 법 제정에 큰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언젠가는 농촌도 근로시간 단축을 피할 수는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 농촌의 현실은 농민들은 해가 지고 뜨는 줄 모르고 일하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은 오히려 여유시간이 있어 낚시를 하기도 하고 시내 외출을 다녀오기도 한다. 법정 근로시간 기준이 있고 NGO단체에서 근로자들의 인권을 잘 챙겨주고 있는 터라 임금 더 주고 정해진 시간만큼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이 썩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참고로 근로시간 단축도 최저 임금제와 마찬가지로 강제성을 가진다. 그래서 사용주들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이는 방법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면 그동안 간간히 운행되는 지방 버스 노선이 없어지거나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 운전 인력을 증원하기 보다는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쓴 결과일 것이다. 아마 이번 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은 빈틈없이 예측을 하고 잘 대비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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