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들이 달려가면 어딘가에서 화재사고가 났을 것이라 짐작을 한다. 그러나 지금 119는 화재 진압뿐 아니라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환자의 응급처치와 이송까지도 담당하고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119의 경적소리가 들리면 동네 어디에선가 어떤 분이 위급하게 병원가야 하거나 혹시나 안타까운 사고나 나지 않았을까 걱정이 된다. 119가 이처럼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움직이는 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을 넘어서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병원까지 이송하기 위해서다.

외국의 경우 가장 살기 좋은 주택지역으로 가장 근접한 곳에 병원이 있고 골든타임을 지켜줄 응급처리 시스템이 발 갖추어진 곳을 꼽는다. 선진국의 의료시스템을 검색해보면 어디에 살던지 골든타임이 보장되도록 병원은 물론 지상 공중 이송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음을 검색할 수 있다. 주택이 투기의 대상이 되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시설이나 대형 시장이 근처에 있어야 하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

얼마 전 아주대 병원 중증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이국종 교수가 뉴스에 출연하여 우리나라 응급의료시스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이교수는 과거 아덴만 작전에서 부상을 당한 석선장을 살려내고 북한군 귀순 병사를 기적적으로 살려낸 사람이다. 응급환자 중에는 preventable death라고 하는 빨리 치료를 받으면 죽지 않을 환자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병원은 각 분야 전문의들이 항상 대기해서 즉시 수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국가에서는 환자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이송시스템 통신시스템 등 이에 상응한 치료비용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섬 지역이나 한적한 시골은 병원과 거리가 멀고 도심 내에서는 이동거리가 얼마 되지 않지만 길이 막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응급헬기로 이송해야 하지만 헬기가 부족하고 도심 옥상의 헬리포트는 시끄럽다는 민원 때문에 만들어 놓은 헬리포트마저 철거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런던의 중심가인 트라팔카 광장이나 백악관 앞에도 응급 의료헬기가 내려앉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응급시스템이 그렇고 사람들은 이런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만약 사람이 북적대는 서울 광화문 광장 한 가운데 응급헬기가 앉을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가끔 뉴스에 모세의 기적처럼 꽉 막힌 도로에서 구급차가 지나가도록 길을 터주는 아름다운 미담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 우리 국민들의 응급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참여는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농촌은 기계화 영농으로 대형 농기계들이 많다. 의외로 항상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은 멀리 있기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도시에서는 택시도 있고 이송차량도 많지만 시골은 119를 불러도 위치식별이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교수의 이런 얘기가 잠시 스쳐가는 얘기에 불과하고 의료계나 정치권에서도 그때만 잠시 관심을 갖는 척 하지만 막상 현실은 기대한 만큼 진전이 없다. 그럼에도 어렵지만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119대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국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개선되고 발전을 가져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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