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곳은 오래전부터 명품 딸기를 생산하는 고장이어서 딸기 농사를 짓는 과정을 자연스레 지켜볼 수 있었다. 명품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요즘도 동네 사람들은 나름 공부도 하고 여러 선진 농사 지역을 찾아가 배우고 최선을 다해 최고 품질의 딸기를 생산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렇게 만들어진 딸기는 서울의 경매시장에 출하를 하고 다음날이면 수고한 결과를 알 수 있다. 누가 최고 가격을 받았는지 또 누가 낮은 가격을 받았는지 바로 알 수가 있다. 모두 다 좋은 가격을 받으면 좋겠지만 각 농민별로 경매가격에서 많은 차이를 보게 된다. 당연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선별을 잘해서 잘 포장된 상품은 높은 가격을 받게 된다.

시장을 통한 경쟁의 결과는 어떤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쉬움을 준다. 사람들에게 아쉬움은 다음을 위한 분발의 동기를 부여하여 더 잘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그런 동기가 세상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사는 사람들의 마음은 꼭 그렇지마는 않는 것 같다. 세상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결과는 항상 있기 마련이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다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기기 어려운 것은 금전과 명예 권력이 있는 곳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도 알고 있다. 경매시장의 중개인이야 모두 좋은 가격으로 사주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요즘 세상은 기회의 평등이 아니고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것 같다. 모두 경매 시장에 제품을 내 놓을 기회의 평등이 주어지면 결과는 한정된 범위 내에서 개인별 차이는 불가피한 것이다. 어떤 회사가 열심히 일해 이익을 냈으면 그 결과를 가지고 이익에 기여한 순위대로 분배를 하지만 요즘은 모두가 나도 고생했다며 동일한 결과로 분배를 요구한다. 세상이 시끄러운 이유 중에 이 분배의 평등으로 인한 갈등이 많다.

외국의 어느 대학에서 학생들이 성적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모두 절대적인 평가를 요구하였다. 교수는 이를 받아들여 모두에게 공평하게 B학점을 주었다. 그러자 공부 잘하는 학생은 불만이었지만 나머지는 기분 좋게 성적표를 받았다. 몇 년 뒤 교수는 모두에게 F학점을 주었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성적이 나오고 졸업장을 받는데 누가 열심히 공부를 하겠는가. 결국 학과 전원이 유급하는 사태에 이른 것이다.

일본 최고의 우동 선생 히로타씨는 우동집 경영을 잘하는 비법은 직원들 중 점장 하나만 최고의 급여를 주고 잘 관리하면 된다고 하였다. 나머지 밑에 있는 사람들은 나도 언젠가 점장이 되면 저 정도 권위와 임금을 받을 것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궂은일을 마다않고 열심히 일하지만 공평하게 나눠주면 일 안한다고 가르친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매정한 얘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은 점장을 그리 부럽지 않고 생각하고 점장도 직원들에게 욕먹어가며 다그칠 일도 안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에 의해 최저임금이 보장되자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만한 급여를 줄 여유가 없다는 어려움과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일정부분에서 결과의 평등이 가져오는 문제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사회 곳곳에서 기회의 평등보다 결과의 평등을 내세우며 조직과 법이 바뀌고 있다. 잠시는 좋아 보이겠지만 절대 평등을 주장하는 공산주의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듯이 미래를 위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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